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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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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개인전

나 그리고 나

2014.11.26-12.01

가나인사아트센터 4층




꽃의 이미지를 통해서 본 내면의 표현

강성원작가

꽃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빠질 수 없는 예술의 소재가 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꽃을 주제로 특별한 방법으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처럼 자연의 폐해가 더욱 심화될수록 자연에 대한 애착과 동경, 경각심으로 여러 형태의 표현 방법으로 더욱 거세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떤 작가들은 자연주의적 해석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미화해 내거나 정취적인 분위기를 더하기 위한 일환으로 형식적인 측면에 비중을 두어 섬세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중점으로 시각적 표현에서의 의미를 찾는다거나 어떤 작가들은 내용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어 15세기에 유행했던 바니타스 정물[Vanitas' still life]처럼 현실과 인간 삶의 부조리와 추악함, 가식을 비판하기 위한 은유적인 비유로 정물을 표현했듯이 더 넓어진 시각과 폭넓고 다양한 의미부여, 그리고 각종 새로운 정보의 출현으로 풍경화 내지 정물화는 날로 새로운 모색과 방향으로 적절한 논리와 더불어 발전하리라 생각된다. 우리 주변에 일상적 풍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꽃이라는 소재가 전해주는 정겨움과 신비로움에 취해 꽃그림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할미꽃이 좋은 이유1, 72.5x92x4cm, oil on canvas


그렇다면, 작가 김경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꽃의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볼 수 있을까!
어느 날 무심코 바라본 사춘기 시절의 잊힌 꿈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희미해져버린 기억이 이미지와 표상으로 다가왔고 이처럼 시작된 꽃그림은 거창한 미학적 용어나 철학적 의미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고 그녀의 일상적인 삶의 언어 자체로서 잔잔한 의미와 경직되지 않은 회화로 표출되고 있다. 작가 김경미의 회화는 형식적으로 크게 세 가지 소재로 분류가 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 꽃의 형상, 꽃과 새, 꽃과 소녀, 이렇듯 꽃은 공통으로 들어가는데 동백, 모란, 할미꽃이 등장한다., 섬에서 많이 피는 동백은 겨울에 피는 꽃으로 아름답지만 향기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꽃말을 보자면 고결한 사람, 기다림,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듯 느낌을 주고 있다. 5월에 피는 모란도 진한 향은 거의 없지만 은은한 향기로 성실함과 아쉬운 향, 은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 김경미는 자신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이미지로서의 꽃으로 동백과 할미꽃을 선택하여 개인의 내밀하고 사적인 의식의 꽃그림으로서 그 속에는 고독, 우수와 황량함이 섞여 미묘한 서정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녀의 꽃그림은 현실의 꽃이 아닌 내면의 꽃이며 사유의 상징이다. 주 재료인 아크릴 칼라작업을 하면서도 때로는 동양화의 정신세계를 단아하게 효과적으로 표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격정의 붓놀림으로 강한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꽃과 함께 표현된 앵무새는 작가 자신 속에 무언가 할 이야기를 대변하는 상징적 표현이라고 한다.

소녀기1, 120x200x4cm, 2014, acrylic on canvas


또한 커다란 화면 안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미지는 지난 시절의 자화상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전생에 백마를 타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 여전사, 소외되고 가련한 인물들에 대한 무한한 아픔의 동참과 애정표현, 때로는 민족적 감수성을 표함한 젊은 투사로써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을 보내지 않았을까......
작가 김경미의 자세한 삶의 내용과 깊이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녀의 표현된 모든 작품은 어쨌든 개인의 내밀하게 농축된 경험이나 꿈에서 출발하고 있다. 작가관을 통해 담아내고자하는 꽃, 새, 소녀, 꽃신의 이미지를 통한 의식이나 정서는 개인의 내적 세계로의 성찰을 통해 삶의 어려움과 모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의 몸부림이 아닐까!


파랑새가 생각하는것은, 45.5x60.5cm, 2014, acrylic on canvas

모란이 피기까지1, 120x200x4cm, 2014, acrylic on canvas


작가노트

왜 눈물이 날까?
"행복한 눈물"에 공감하는 순간이 있다.
비 내리는 날 음악 들으며 그림 그리다보면
빗소리와 단조의 선율에 동화되어
두 줄기 뜨거운 액체를 확인할 때가 그렇다.
간절히 하고 싶었던 것을 하고 있는 행복한 순간에
가슴 한 구석 아릿한 아픔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환희와 슬픔의 축을 넘나드는 눈물의 온도가 다름은 나만이 아는 것이기에
오롯한 본질을 더듬어 보았다.
크고 작은 꿈들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누군가를 무언가를 위해
청춘의 초상으로 산화한 애끊음이 깊숙히 구겨져 있다가
단발머리,무명 저고리,고무신 들로
수줍은 듯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나의 감성은 차가운 이성보다 앞서지 못하고
의연한 이미지들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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