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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영 : 신들의 정원,곡신(谷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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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승화시키는 谷神의 맨얼굴’

김재홍(金載弘) 시인

무시무시한 낭하를 향해 질주하는 푸르고 흰 말들의 곧추 선 등짝은 분명 공포 반응이나 분노의 폭발이 아니었다. 그것은 대자연의 한 억센 생명이 자신의 근육과 운동 신경을 극단의 강도로 표출하는 찬란한 희열이었다.

속도에 밀려 부리부리한 눈과 귀는 터질 듯 찢어질 듯 날렸고, 콧구멍은 젖혀져 금방이라도 굉음을 쏟아낼 것 같았다. 그리고 풀냄새가 났다. 꽃향기가 들렸고, 새와 나비와 벌레의 날갯짓 소리가 보였다. 

김석영작가가 경영한 화면 속에서는 말도 새도 나비도 풍경도 모두 강렬하고 역동적이었다. 거칠고 격렬한 붓질과 오감을 모두 뚫어주겠다는 듯한 화려한 색채는 멀뚱히 서서 구경하는 감상자에게도 장쾌한 생명에의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랬다.

‘청마의 해’라며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는 기대에 부풀었던 지난 1월, 서울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열린 <곡신불사> 展은 그랬다. 전시 자체가 생명을 향한 억센 말발굽의 질주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랬다.

노자 <도덕경> 제 6장의 바로 이 구절, ‘谷神不死 是謂玄牝’(직역 : 곡신은 죽지 않으니, 이를 현빈이라 부른다)의 번역 불가능한 다의적 화면이 전시장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산속 깊은 골짜기의 텅 빈 오묘한 곳을 곡신이라 부르더라도, 만물의 탄생과 순환의 여성성을 현빈이라 하더라도, 그의 화폭에 담긴 강렬하고 다채로운 생명의 양상은 쉽게 몇 마디로 함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가던 어린 학생 수백 명이, 수십 년 별러 여행을 떠난 동창생 수십 명이, 대한민국 물류의 첨병 운짱들 수십명이 한꺼번에 ‘세월’에 갇히고 말았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영상과 자막과 기자들의 보도는 차라리 상처를 덧내는 날선 칼과 같았다.

그로부터 김석영의 곡신은 더욱 ‘치유의 곡신’이 되어갔다. 상처받은 영혼, 맹골수로를 배회하는 길 잃은 영혼을 위한 ‘생명의 곡신’이 되어야 했다. 그리하여 ‘곡신불사 시위현빈’의 본뜻대로 영혼의 안식처로 길안내를 하고, 아픔을 넘어서는 예술적 ‘승화의 곡신’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현장을 눈으로 보고 있다.

맹렬한 기세로 근육이 끊어질 듯 터질 듯 살갗이 벗겨질 듯 흩어질 듯 달려 나가는 청마의 기운이 다시 솟아나기를 기원한다. 
이번 전시 ‘치유 곡신’ 전을 통해 나는 아픔과 상처를 뛰어넘어 생명에의 열렬한 환호성을 본다.




곡신-팔마도, 130.3x324.4cm, oil on canvas


작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통해 생명의 기운, 치유와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우선은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림이고 나아가서는 보는 이들에게도 그러한 기운, 혼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그림은 다분히 주술적이다. 추억과 애도, 치유와 희망, 그리고 에너지와 영성으로 가득한 그의 그림은 미술이 여전히 사람의 삶과 마음에 개입하고 영혼에 관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켜준다.   
-박영택 미술평론가-


그가 집요하게 추구해온 <곡신> 시리즈와 꽃그림은 우리들을 경쾌한 감정과 이성 그리고 낯선 경험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보여준다. 작품 내면에 살아 움직이는 색채들의 파장과 진동에서 우리는 그의 얼굴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 있는 우리 자신을 볼수있기 때문이다. 
그의 회화는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뜨거운 표현주의와 구상의 차원을 넘나들며 달리고 있다.
그 속도감 속에 지나치게 분방한 듯 보이는 작품들은 작가의 얼굴을 비추는 매우 독창적인 하나의 거울임이 분명하다. 
-김종근 미술평론가-




<곡신> 연작에 대하여.. 
                                    김석영

비바람을 견디고야 나무가 열매를 맺고 그 열매는 짐승의 몸을 통해 그 고단한 삶을 
치유하고 그 씨앗이 순환되어 다시금 새로운 땅에서 생명을 꽃피우듯 
나의 작업은 세계로부터 인식되어져 나를 통해 법제된후 다시 세계를 향해 열리는 
순환구조를 갖고 있어 곡신(谷神)의 그것과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유사하다.
계산되지 않은 오토메티즘적인 ‘그리는’ 행위들은 
나에게 늘 매혹과 영감을 주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무의식과 우연이라는 광활한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이 싱싱한 만남들과 
서로 다른 이미지나 정신 또는 문화가 만나서 이루는 이 불협화음은 다시 
새로운 화음의 단초가 되며
무한의 바다에 도전하는 인간정신에 바치는 나의 오마쥬이다.
-작업노트중에서-




곡신-비밀의 정원, 100호, oil on canvas


김석영 작가

‣ 1990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1990~2009 다수의 공모전 및 단체전 (1991 제1회 김석영 개인전-바탕골 미술관. 서울 / 김석영 개인전-경남도립 문화예술회관. 진주)

‣ 2010 제2회 김석영 초대개인전 “회화의 경계”-유나이티드갤러리. 서울

‣ 2011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COEX. 서울 / 쾰른아트페어-독일쾰른 / 대구아트페어-대구 / 제3회 김석영 초대개인전“Sounds of Silence”전 갤러리두. 서울 / 마이애미 아트페어.“Art Asia”전-마이애미. 미국

‣ 2012 서울오픈 아트페어(SOAF). COEX. 서울 / 부산국제화랑미술제(BAMA).센텀호텔. 부산 /  ‘舞 with 자연’전. 갤러리두. 청담동. 서울 /  ‘길’전. 자작나무갤러리.사간동. 서울 / 제4회 김석영 개인전 ‘곡신의 빛’전 갤러리두. 청담동. 서울

‣ 2013 제5회 김석영개인전‘곡신-삶의 노래’전 성남아트센터. 분당 /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COEX. 서울 / 부산국제아트쇼 BEXCO. 부산 / 제6회 김석영 개인전 “Sounds of Silence”전 조계사 템플스테이관. 서울 / 제7회 김석영 개인전‘곡신-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계룡대. 계룡 / 대구아트페어EXCO. 대구 / 제8회 김석영초대전 ‘곡신불사’전 금보성아트센터, 갤러리평창동. 서울

‣ 2014 'Blue horse'전 롯데갤러리. 서울 / 제9회 김석영초대전 ‘곡신불사’전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 울산 / 제10회 김석영초대전 ‘곡신불사’전 누브티스 갤러리. 서울 / 제11회 김석영초대전 ‘곡신불사’전 춘천문화원. 춘천 / 제12회 김석영 마사회초대전 ‘치유곡신’전 경마공원. 과천 / 제13회 김석영초대전 ‘소주한잔합시다’전. 금보성아트센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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