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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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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2015년 상반기 기획공모 가감유희선정작가

김한기 뜻하지 않은 이야기

 

2015. 1. 14() ~ 2015. 1. 20 ()

 


뜻하지 않은 이야기-전쟁의 도구들, C프린트(프레임리스), 200x100cm, 2014

 

 

   

1.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2015년 상반기 기획공모 가감유희선정작가 김한기 뜻하지 않은 이야기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37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전시기간: 2015. 1. 14 () ~ 2015. 1. 20 () 7일간

 

2. 가감유희 기획공모 내용

 

현실의 여러 요소들을 재편성한다는 점에서 예술에서의 왜곡은 편집과 유사한 맥락을 갖는다창작자는 그의 시각에서 해석한 사실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표현하고 외부와 소통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이를 기준으로 필요한 것은 더하고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는 추가와 제거의 과정이 생겨난다추구하고자 하는 표현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작가는 단순한 테크닉에서부터 시작하여 작품을 전시장에 놓는 순간까지 시행착오와 실험을 반복한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완벽한 연출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이처럼 대상의 본질을 작가 본인만의 것으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행위들은 예술을 무척이나 흥미롭게 만드는 필수 요소이다일상적인 현실에 가()와 감()이 상응하며 만들어지는 예술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갤러리 도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예술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들만의 현실의 조정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3. 전시내용

 

데칼코마니의 입체적 변용 (갤러리 도스 김미향)

 

김한기는 초현실주의 기법을 조각과 접목하는 것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이성에 근거한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의 발달은 인간의 내재된 욕망을 무의식적으로 억압하고 가두게 된다. 작가는 데칼코마니(Decalcomanie), 데페이즈망(Dépaysement), 포토몽타주(Photomontage) 등의 초현실주의 기법을 활용하여 무의식이 가지는 우연적 효과를 의도한다.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사물들의 독특한 연출을 끊임없이 시도함으로써 관습화된 인간의 시각에 자극을 주고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자 한다. 누구나 인지할 수 있는 평범한 이미지들을 결합하고 낯설게 하는 것으로부터 의식의 전환을 시도하고 인간의 감성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초현실주의가 보여주었던 내면의 비이성적인 상상력이나 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표현하는 것은 결국 다원적인 양상을 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가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의식을 열어준다. 세계 자체가 거대한 숨은 그림인 것처럼 '뜻하지 않는 이야기' '무슨 생각이신가요?' 연작을 통해 초현실주의 기법과 현대조각의 만남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이미지의 발견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데칼코마니로 인해 나타나는 대칭의 구조는 대부분의 '뜻하지 않은 이야기' 연작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구도이다. 수직축을 기준으로 마주보는 원본과 그 복제를 이어붙임으로써 자연적이지 않은 새로운 형태가 탄생하는 것이다. 단순한 기법이지만 이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생경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느낌을 더하는 데칼코마니의 또 다른 특성은 화면이 가진 절대적인 정면성이다. 정면의 시선은 현실의 공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부자연스러운 시점이지만 대상의 본질을 명확하게 읽고 바라볼 수 있는 이상적인 시점이기도 하다. 김한기는 전쟁의 부산물인 탱크나 미사일 등의 폭력적인 이미지를 집적하여 좌우대칭의 형식을 복사하고 합성한다. 이를 평화로운 자연 배경과 다시 합성하여 모순된 상황 안에 놓이게 한다. 이처럼 양립할 수 없는 상황을 제시하여 무의식을 드러내는 데페이즈망이 주는 의식의 자유는 이성에 억압된 무의식의 세계를 밝혀준다. 또한 평면 작업에서 컴퓨터 그래픽의 활용은 포토몽타주를 수월하게하고 화면의 연출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준다. 서로 다른 사진을 결합하는 포토몽타주는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더욱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의 기술로 인해 기괴하고 비정형적인 형태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였다. 크기나 형태의 변형 그리고 혼성적 표현을 자유자재로 구현하여 공상적인 형상을 만들어 냄으로써 기존의 오브제에서 전혀 다른 상징적 사물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초현실주의 기법은 작가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미지들을 포착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미 경험한 이미지가 전혀 다르게 변했을 때 느끼는 기이한 혼란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한다.

'무슨 생각이신가요?' 연작에서는 데칼코마니가 가진 색에 대한 심상만 남는다. 비흡수성 소재에 물감을 칠한 후 그 위에 다른 종이를 덮어놓고 누르거나 문지른 후 떼어내어 기묘한 형태의 무늬가 생기게 한다. 그리고 다채로운 색들의 우연적인 조합들 안에서 연상되는 구체적인 형상을 추출해내는데 작가는 형태만으로 그치지 않고 데칼코마니 특유의 눌러 찍힌듯한 색상 패턴을 고스란히 형상에 착상시킨다. 색들이 혼합되어 보여주는 우연적인 효과는 카무플라주(Camouflage)와 같은 위장색처럼 형태 간의 경계를 없앤다. 형상을 가늠할 수 없는 부분들이 모여 결국 익숙한 형체를 만들어냈을 때 보여주는 우연성의 동반은 김한기 '무슨 생각이신가요?' 연작의 큰 특징이다. 무의식의 투영으로서의 우연은 사실 무의식의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의도적인 우연이다. 무의식과 같은 잠재적인 세계는 의식차원의 논리적인 사유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이며 오직 무의식 차원의 자유로운 활동에 의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작가는 우연적 효과를 의도하여 상상력을 도와주는 초현실주의의 다양한 기법을 재조명하고 적용하여 현대조각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 없는 의식 차원에서의 우연과 무의식 차원에서의 필연이 보여주는 모순적인 개념의 조화는 인체, , 개와 같은 일련의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형상들의 집합으로 드러나게 된다. 초현실주의 기법이 우연을 통한 잠재된 의식을 내포한 것이기는 하지만 작가는 추상적인 성격이 아닌 사실적이며 구체적인 결합으로 풍부한 조형미의 연출에 중요성을 두고 있으며 이성이 개입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이와 차이가 있다.

 

김한기 작품의 전반에 활용되는 초현실주의 기법은 전통적인 재현적 시각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무의식적인 우연을 의도하고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물들을 병치시켜 소외되어왔던 여러 가치들을 다시 등장시키는 과정은 현대 조각이 보여주는 표현 영역의 확장을 가져다준다. 또한 작가는 데칼코마니, 데페이즈망, 포토몽타주와 더불어 현대의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여 보는 이의 쉬운 이해와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시도한다. 초현실주의가 근본적으로 추구해왔던 이성에 대한 저항정신은 많이 사라졌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예술의 원동력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현대인들에게 기이한 충격으로써 교감전달의 매개체로 자리매김했던 초현실주의는 현대미술에 이르러서도 조형적 표현의 모태가 되어 수없이 많은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으며 김한기는 이를 증명하듯이 활발히 작업에 임하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창조물들은 보는 이의 무한한 상상력과 연결되어 이성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뜻하지 않은 이야기-탱크, C프린트(프레임리스), 200x120cm, 2015

 



4. 작가 노트

모든 현대인들은 하루를 자신이 의도한대로 진행되길 바라며 많은 외부의 상황과 요구에 맞춰서 저항하며 또는 순응하며 살아간다. 내가 뜻하는 일들이 항상 이루어지길 바라고 내 자신의 모든 생각들이 오로지 내가 이룩해 놓은 일종의 탑을 쌓듯이 쌓아가고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많은 일들이 미디어 혹은 그 미디어를 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걸러지고 때로는 동의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처음의 생각한 일이 전혀 뜻하지 않은 이야기로 흘러가는 경우를 내 자신 혹은 주변을 통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변화되는 자신의 이야기 혹은 주변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중 전쟁 혹은 폭력, 권력, 힘, 정치 등은 요즘 나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소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나에게 매우 낯선 요소들이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습득된 이 요소들은 뜻하지 않게 나에게 다가왔다. 즉 낯선 요소들이 지금 내 주변을 둘러 겹겹이 쌓여 다른 요소들이 들어올 때는 어느새 내 몸과 하나가 되었다.
 
나는 ‘낯설음’ 을 기본으로 하여 전혀 상반되는 두 가지의 이미지들이 복합적으로 한 작품에 융합은 일종의 초현실주의의 한 표현 방법인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사용한다. 전치, 전위법 이라고 불리는 이 기법은 특정한 목적을 지니는 물체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에 위치한다던지 혹은 상반된 두 오브제를 한 공간에 담아 고정되거나 형식화되어 있는 기존 관념을 깨뜨리며 심리적 충격을 주는 기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마치 꿈속에서 작품을 보는듯한 신선한 접근과 동시에 무의식에 있는 잠재적인 세계를 해방할 수 있는 장치로 초현실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다분히 초현실적 상상력을 동원한다. 초현실주의에 사용되었던 방법들 중 데페이즈망의 기법은 현실에 쓰이는 물건이나 사물에 대해 그것이 가지는 기능이나 목적에 상관없이 전혀 다른 공간에 위치하거나 대입시켜 생겨나는 신선함을 창조해내는 기법이다. 즉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게 한다. 여기서 나는 30-40년대 초현실주의 시대에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의 도구를 이용해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현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파괴와 폭력의 대표적 이미지인 전투기 탱크를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색상들로 입혀 평화로운 자연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한 작품에 상충되는 이미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두었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이 한 공간에 있는 불안감을 데칼코마니 (decalcomanie)라는 또 다른 초현실주의적 형식을 이용하여 중첩 표현하였다. 데칼코마니 기법은 알다시피 물감을 찍어 내어 나타나는 여러 비정형 형상들로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한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연구자의 거의 모든 작품에 나타나는 형식 중 하나이다
 
이러한 조합은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결과물로 도출된다. 이것은 현대인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의도하지 않은 혹은 뜻하지 않은 일들로 인해 자신에 삶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에 관련된 요소로 이루어진 이 작품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상상력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해석하고 감상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의 작품에 담겨있는 요소들은 일반사람들이 충분히 인지하기 쉬운 직관적인 오브제들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원래의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상실하지 않아야 데페이즈망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비형식 혹은 비정형적 대상 보다는 쉽게 해석될 수 있는 오브제들로 구성한다.  
 

나는 나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물들길 바란다. 그것이 파랑색이든 붉은색이든 매우 직관적으로 해석되길 원하고 있다. 내게 낯설게 다가온 여려 요소들로 인하여 내가 물들었듯이 나의 작품역시 뜻하지 않게 매우 진한 색으로 상대방을 물들이고 싶다.



데칼코마니-사람들, 아크릴, 혼합재료, 370x130cm,2014

  

  


 


 

                                          뜻하지 않은 이야기-전투기, C프린트(프레임리스), 100x28cm, 2014

 

 

5. 작가 약력

 

김한기

-1979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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