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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 자연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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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은 먹의 번짐과 스밈이라는조작과 인위를 최대한 배제한 과정으로 그래서 형상에 경계가 없다. 경계가 없고, 이쪽과 저쪽이 물처럼 자연스레 당기고 밀어내 우리의 시각에 그것은 아스라이,보일 듯 말 듯 자리한다. 그를 통해 이성구가 추구하는 것은 역시나 자연스러움이다. 경계를 두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지 자연의 영역이 아닌 것이어서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언어보다는 자연의 소리와자연의 내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최대한 자연에 깃들고자 하는 그의 의도는 모든 작품에 ‘From Nature(자연으로부터)’라는 이름을 붙이도록 했다. 지금까지 천여 점 가까이 되는 그의 작품은 ‘자연으로부터’의 연작이다. 근래의 검은색 일색인 작품들, 명과 암의 대비가 전부인 작품들은 우리 안에 감추어진 영혼의 색깔이나, 닿을수 없는 우주의 한 언저리를 떠올리게 한다. 별이 탄생하기 전의 태초의 시원처럼 작품은 어둡고 또 밝다. 인류가 미래에, 지금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대단한 과학적 발전을이룬다 해도 그 뿌리는 자연에 있을 것이고, 그러하므로 자연은 우리 인류의 그 어떤 창조물이나 발명보다앞선다. 그가 인위의 미와 조작된 미에 대해 코웃음을 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성구는 말한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게 가장 아름다울 수있다”고……. 그런 말을 할 때 작가 이성구는 예술을 한다는사람 중에서도, 근본주의자이며, 철학자이다.                                                 



-안성신문 황윤희 기자 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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