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광주시립미술관
2015 민주인권평화전 “아빠의 청춘'
2015 Democratic Human Rights and Peace Exhibition 'Dad’s Best Years'
- 전시기간 및 전시장소
2015. 3. 13 - 2015. 6. 7
광주시립미술관 제3, 4전시실
- 초대일시
2015. 3. 26(목) 오후 4시
- 참여작가
구본주 Gu Bonju
김희상 Kim Heesang
박진화 Park Jinhwa
이혜숙 Lee Hyesuk
장창익 Jang Changik
조정태 Cho Jeoungtae
최석운 Choi Sukun
- 후원/협찬/주최/기획
주최 : 광주시립미술관, 5․18기념재단
- 입장료/관람료
성인 500원
- 관람가능시간 및 휴관일
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전시장정보
광주시립미술관 Gwangju Museum of Art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52 T.062-613-7100 F.062-613-7149
- 전시서문, 작가노트, 평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무한경쟁의 시대, 핵심 경쟁력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 사람들의 관계 속에 누군가는 갑이 되어 사람 위에 군림하여 명령하고, 지시하고, 통제하는 등, 갑과 을의 관계가 작용하게 된다. 요즘 우리 사회는 갑과 을에 대한 이야기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는 사회 구조 안에서 어느 순간 갑이 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을이 되기도 하는, 그런 순간들이 우리 삶의 곳곳에서 매번 존재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여기에서는 사회 계층의 문제, 나아가 인권의 문제까지 야기된다.
2015년도 “민주인권평화전”에서는 이러한 사회 구조안의 인권 문제를 다루려고 한다. 각박한 현대의 삶 속에서 소시민들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부모님, 우리 아버지들의 삶이다. 우리나라 산업화 세대의 상징인 그분들의 삶이 한국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오로지 가족의 미래를 위해 굳세게 버텨온 평범한 ‘아버지’, 이런 평범한 아버지가 한 가정의 영웅이며, 이 시대의 영웅이다.
“아빠의 청춘”이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전시는 자신의 청춘을 반납하고 자식을 위해 오직 앞만 바라보며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들의 역설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아버지 세대의 애환과 노동이 있었기에, 가족을 위해 생존하려고 발버둥 쳤을 아버지의 모습들이 우리 시대의 초상을 만들었다.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 노동과 애환은 형태만 달라졌을 뿐이지 본질은 같은 맥락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 시대의 ‘아버지’를 떠 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어깨에 부담감을 가득 짊어지고 오직 가족을 위해 희생만을 강요당하는 아버지의 모습들. 어쩌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갑을문화(甲乙文化) 속에 자본주의의 폭력성이 맞물려 우리 시대의 초상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부모님, 아버지들의 진정한 청춘이 존재했을까? 그 분들은 청춘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현대인들은 인간성 상실 속에서 소외의식과 불안감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기술만능과 물질만능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비인간화와 내면세계의 공허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부분에서나마 인간성을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이 시대의 ‘아버지’를 통해 사회 속에서의 본연의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의 기회가 부여되길 바란다.
2015 민주인권평화전 <아빠의 청춘>에는 구본주, 김희상, 박진화, 이혜숙, 장창익, 조정태, 최석운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힘들고 소외된 삶의 일상, 한없이 부대끼는 사회구조의 모습, 그 뒤안길의 고통과 좌절, 우리 아버지모습들을 다양한 시각적 기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직설적으로, 때로는 역설적으로, 때로는 풍자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통해서 시대적 공감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우리 스스로에게 “왜 살고 있을까?, 어떻게 살 것 인가?”라는 작은 물음과 그것에 대한 답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구본주 <Mr. Lee> 1995, 나무, 120×210×30cm, 2점, 대전시립미술관 소장
구본주(Gu Bonju)의 작품은 현대 사회의 도시 노동자의 고단하고 지친 삶의 표정들을 서술적이거나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 찰나적 이미지 표현을 통하여 시도하고 있어 더욱더 직설적이고, 감각적이다. 일반적으로 좌대위에 조형물을 앉히는 설치 방법을 탈피하여, 벽에 붙이고, 천장에 매달고, 기둥이나 구석의 벽에 기대는 입체적 설치 방법을 사용하여 재료적, 설치적, 표현적 특성이 주제를 극적으로 부각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더욱더 큰 울림을 갖게 한다.
김희상, 희로애락喜怒哀樂, 2008-2014, 점토 무유소성, installation
김희상(Kim Heesang)의 인물상들은 점토로 만들어 가마에 소성한 것들이다. 그의 인물상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인간적인 표정들이다. 밝게 파안대소 하는 인물상, 깊은 사색에 빠져 있는 인물상, 무뚝뚝한 표정의 근엄한 인물상, 부드럽게 미소 짓는 인물상, 수심 가득한 인물상, 생의 무게를 가득 짊어진 듯한 인물상 등 우리 주변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고 있다.
박진화, 비탈1, 1996, 캔버스에 오일, 227×181cm
박진화(Park Jinhwa)는 근본적인 삶의 건강성과 저항성이 깃든 민중의식을 지칭하고 많은 군중들은 현대인의 삶의 저항이자 새로운 세계의 생성의 현장을 표현하고 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군중들은 사회성을 반영하고 얽히고 섞여있는 현 사태를 반영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자화상이며 의식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혜숙, 아버지의 땅, 1992, 캔버스에 오일, 73×60.6cm
이혜숙(Lee Hyesuk)은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미술교사로서 민중의 삶과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들을 꾸준히 제작해왔다. 그의 작품은 인물의 심리나 상황을 반영하는 풍경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우리의 삶과 현실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는 전시작품들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진실을 담고 있어야 하고 삶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그림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창익, 我43891, 1985, 한지에 수묵채색, 94×65cm
장창익(Jang Changik)은 미술의 소재로 탈을 민중의 얼굴로 관념화시켜 전면구성을 하고 억눌린 민중의 모습을 표현했다. 분노와 슬픔을 관념화 시킨 얼굴로 표현 하면서 형식적 측면에서는 전통적 방법을 이어가면서 현대적 형식을 고민하고 있다.
조정태, 군상, 2013,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60cm
조정태(Cho Jeoungtae)는 현실참여 미술가로서 ‘미술이 어떻게 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는가’에 고민하며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그 시대정신에 대한 작가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작품들은 현실과 역사에 대한 인식이자 기억과 환기를 통한 현실발언이다. 특히 <군상>은 수영장에서 하는 튜브 놀이조차 치열한 경쟁으로 치닫는 각박한 현실의 생존논리를 표현한다.
최석운, 높이뛰기, 1997, 캔버스에 아크릴릭, 112×145.5cm
최석운(Choi Sukun)은 서민들의 일상을 그림에 끌어들여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작품으로 재미를 부여하며 세상 비꼬기, 비틀린 세상을 다시 비꼬아, 세상사에 감추어진 의도를 떠올리는 그림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들 또한 그림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을 엿보게 된다. 순박하고 진솔한 삶을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솔직한 우리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보여준다.
김민경,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