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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라 : Stil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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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영화‘거울’이 개봉된 후 어느 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관객으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나의 어린시절은 영화와 똑같았습니다. 그때는 정말 그런 바람이 불었고 그런 소나기가 왔었죠. 석유등도 그때는 꺼졌었죠. 그리고 내 영혼은 어머니에 대한 기다림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당신의 영화는 어린이의 의식의 깨어남을 얼마나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는지! 영화의 장면들은 정말 사실 그대로였습니다. 우리들은 정말 우리 어머니들의 얼굴을 모릅니다. 저는 제 생애 처음으로 제가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 내가 동경하던 모든 것, 나를 흥분시키고 내게 역겨운 모든 것, 이 모든 것들을 나는 마치 거울 속을 보듯 당신의 영화 속에서 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영화가 내게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영화는 누군가의 기억, 혹은 누군가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간다. 누군가의 유년시절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기억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 기억은 보편 개인적 차원의 기억이기도 하고 감독의 기억 혹은 관객의 기억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인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영화에서 찾기도 한다. 영화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감지하기 위한 감각을 일깨워 주고, 이 세상의 언필칭 가치있는 것이 아닌 진정한 가치를 보여 주고, 사건의 정곡을 찌르며, 영화 속의 모든 세부적 장면도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하며 영화적 표현수단을 통해 철학적 일반성을 추출해 내기도 한다. 

인간이 살아가기에 힘이 되는 모든 것, 혹은 인간을 파멸시키는 모든 것. 이 모든 것들이 오로지 영화예술이 갖고 있는 재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말 이외에 전혀 다른 언어. 감정과 영상을 통한 새로운 교감형식. 이 접촉은 분리적인 것을 극복하고 말의 한계를 능가하며 인간의의지, 감정, 감동들 사이의 장애물들을 제거하여 준다. 스크린의 범위가 넓어지고 가려져 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며 새로운 현실이 전개되기도 한다.

영화의 창조적인 작업은 어떤 절대적인 규격에 얽매이지 않고 세계를 수용하는 보편적 필요성, 인간들을 생생한 현실과 연관시키는 저 수많은 상황 국면들이다. 인간의 지각구조의 변화를 가리키는 징후라고 할 수 있는 정신분산 속의 수용은 영화에서 그 고유한 연습 수단을 갖고 있다. 영화는 그것의 충격효과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수용방식에 잘 부응하고 있다. 현재 영화는 이 점에서 미학(Asthetik)이라고 부른 지각에 관한 이론의 가장 주요한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영화 중 가장 영화적인 것, ‘스틸사진’은 영화와는 또 다른 의미의 생산수단이다. 영화가 감독이 표출하는 한 편의 의식의 흐름이라면 스틸사진은 이야기의 흐름을 연결하는 지속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정지된 시간의 현재, 혹은 영화 그 이전의 시간과 그 이후의 경계선상을 넘나드는 전혀 다른 의미와 수단을 도출하기도 한다. 관객의 의식의 흐름으로 흡수되고 동화되기도 하며 자유로운 사유의 장을 제공하는 스틸사진은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시각적 지각의 영역보다 확장된 다양한 영역으로 훨씬 더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상상하며 유추해 낼 수 있다.


우리는 스틸사진의 한 장면에서 몇 가지 층위를 구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정보적 층위. 거기에는 무대장치, 의상,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다양한 관계, 내가 알고 있는 일화 속에 삽입된 그 관계들이 내게 가져다주는 모든 지식이 결집되어 있다. 이것은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층위이다. 두 번째로 상징적 층위가 있는데 이것은 의미작용 (signification)의 층위이다. 그것은 메시지의 수취인이자 독해의 주체인 나를 찾는 의미, 감독에게서 출발하여 나를 맞이하러 나오는 의미인 것이다. 세 번째로 제3의 의미. 즉 상징적인 명료함이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내 사고가 흡수하는데 잘 도달하지 못하는 추가물로서 포착하기 어려운 동시에 미끈하고 도망가 버리는 무딘의미가 있다. 무딘 의미란 분절된 언어체의 바깥에 있으나 대화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분절된 언어체의 어깨너머로 혹은 등 뒤에서 그 주체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미지 속에서 순전히 이미지인 덕분에 우리는 말을 필요로 하지 않고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제3의 의미, 무딘의미의 시니피앙(주인공의 외모적 특징들), 이것은 의미화(signifiance)의 층위이다.


스틸사진은 가치의 완전한 전복에 이를 수 있는 급변이다. 스틸사진은 우리에게 단편의 내부 (dedans)를 준다. 스틸사진에는 그 어떤 시청각적인 편집도 없다. 스틸사진은 영화의 견본이 아니라 인용(citation)이다. 따라서 이것은 패러디적인 동시에 산재된 것이다. 영화의 실체 속에서 화학적으로 추출된 한 줌의 표본이 아닌 이차적 텍스트의 한 단편이 되는 것이다. 
나는 단순히 영화이미지만을 그리지 않는다. 나는 영화적 시간의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한 장의 스틸사진 속에 담겨 있는 인간본성을, 현실을, 내면을, 기억을, 이상을... 그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무수한 삶의 이유들과 해답들을 찾기 위한. 즉 아우라를 찾기 위한 몸부림을 앓고 있는 것이다.


 

<작가 약력>

 

박세라(朴世羅) Park sera
2013 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대학 서양화전공

<단체전>
* 한-중 현대미술 테마전(1997)
* 미술철학회전 (2012~ )
* 안산미협 경기지역작가 초대전
* 대한민국 청년작가전 (공평아트센터)
* 대한민국 미술제 (예술의전당)
* 경기미협전(안산문화예술의전당)
* 아름다운 산하전 (이천아트홀)
* 오뫼천 아트페스티벌 초대작가전
* 전국연극제 야외 깃발미술제
* International festival ‘Art prostanstov Amur-2013’ 참가 
* Korea-Russia-China the exchange Art exhibition of professors&students-2013
* 2014 경기청년작가 선정 초대전 (경기도문화의전당)
* 2015 미국 텍사스주 히달고시 한국작가 초대전 (히달고 시립아트뮤지움) 외 다수

<부스전>
* 2014 부산국제아트페어 참가 (BEXCO 제1전시장 2B홀 A02)

<개인전>
* 2015 갤러리일호 ‘Still Picture’

<수상경력> 
* 2013년 제 42회 구상전 대상
* 2014년 형상전 최우수상 외 다수

현) 한강살가지회원, 미술철학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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