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5-05-13 ~ 2015-05-19
박문종
무료
02.733.1045
박문종 개인전
< 땅에 연애 걸다 >
2015. 5. 13 - 5. 19
어머니, 105.5x161.5cm, 혼합재료, 2014
화가농부 박문종의 일과 놀이
성완경(작가•평론가/ 인하대 명예교수)
'비오는 날에는 일하는 것보다 술 마시는 게 더 이득이라고 봅니다.'
박문종의 말이다. 박문종이 농담처럼 한 이 말이 박문종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요즘같은 빠릿빠릿하고 냉정한 세태에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오직 박문종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고 박문종이 해야 맛이 나는 말이다.
그의 작업장은 전라남도 담양군 수북면 궁산리라는 마을에 있다. 그의 작업장은 화가의 화실이라기보다 얼핏 농가의 농산물저장창고처럼도 보인다. 시멘트벽돌로 쌓아올린 품새도 그렇고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푸른 철골지붕이 그렇다. 작업장이 그렇거니와 작가자신은 더더욱 화가라기보다 농산물저장창고까지를 거느리고 제법 살뜰하게 농사짓는 건실한 농사꾼처럼도 보인다. 헝클어진 머릿카락, 햇빛과 바람에 풍화된 것 같은 얼굴빛과 표정, 튼실한 넓은 어깨를 다소 구부정하게 하고서 건중건중 걷는 모습은 애써 경작한 수확물을 이제 막 출하하고 나서 컬컬해진 목을 축이려고 막걸리집으로 향하는 영락없는 농부의 모습이다.
얼굴-자화상1, 33x54cm, 혼합재료, 2014
그러면 박문종은 농부화가인가? 농부화가란 농사가 주업이고 화가는 부업이라고 정의한다면 박문종은 농부화가는 아니다. 그러면 박문종은 화가농부인가? 그림 그리는 것이 주업이고 농사가 부업이라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박문종에게 농사가 부업인가, 묻는다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박문종에게 농사는 어떤 의미인가. 박문종은 분명 농사를 짓긴 짓는다. 나는 지난겨울에 그가 직접 농사지은 쌀을 두포대나 보내줘서 아직도 먹고 있다. 박문종이 농사를 짓긴 짓지만, 그래서 나도 그의 쌀을 받아먹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게 농사가 주업도 아니고 부업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박문종은 오직 화가다. 오직 화가인 박문종은 다만 농사꾼의 심성을 가진 화가인 것이다. 그의 농사행위는 말하자면 화가로서의 그의 또 다른 퍼포먼스에 다름 아닌 것이다.
얼굴 넋-건지기, 149x135cm, 종이에 아크릴, 염색물감, 2015
그의 작업의 결과물들은 그에게 그가 농사지어 내놓은 쌀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 그는 농사짓듯이 그림 그리고 그림 그리듯이 농사짓는다. 그가 진술했듯이 그가 생산해낸 쌀과 작품들은 그가 '땅에 연애 걸어'서 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들이다. 박문종 작업의 요체는 바로 이것, ‘땅에 연애 걸기'인 것이다.
박문종의 작업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니다. 그의 그림은 소비로서의 그림이 아니다. 소비로서의 행위도 아니다. 농사가 생산이라고 하듯이 나락 알곡 같은 것이고, 생산 행위로서의 힘을 불어넣어주는 미술이다. 자연은 사람을 소비하지 않는다. 사람을 북돋아 준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고 자연의 힘이다.
흙장난, 140x140cm, 종이에 아크릴, 2014
박문종의 세계는 일과 놀이가 쌍두마차처럼 그의 몸속에서 함께 간다. 마치 풍물이 농사와 함께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작과정 자체가 일이자 놀이이고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그 제작과정에 참여하고 싶은 충동, 생산하고자 하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고 그리고 그 결과물은 감상자의 감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의 작업의 이런 특성은 그의 성정과 아주 자연스럽게 합치된다. 그것이 박문종의 작업이고 삶의 태도이고 또한 그의 성정이다.
박문종을 2000년대 버전의 민중화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몸을 낮추면서 자연과 민중과 장터 속으로 스며드는 새로운 버전의 민중화가 말이다. 자연과 민초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 이물감 없이. 가없이 부드럽게. 더없이 지극하게. 땅에 연애 걸듯이. 그리하여 박문종의 작품들은 작가가 땅에서 일하듯이, 놀이하듯이 한 오롯한 사랑의 결과물들인 것이다.
땅-흙장난, 207x293cm, 혼합재료, 2014
박문종 Park, Mun Jong
호남대학교 미술과졸업
조선대학교 대학원순수미술학과졸업
개인전
2011 대인시장, 광주 항꾸네
2010 신세계갤러리, 광주
2000 나인갤러리, 광주
1999 가람화랑, 서울
1996 송원갤러리, 광주
1995 금호갤러리, 서울
1993 금호갤러리, 서울/인재미술관, 광주
1988 그림마당 민, 서울/남봉미술관, 광주
그룹전
2015 80년대 형상미술과 수묵운동 (전북도립미술관, 전주)
2014 투썸씽 전 (함평군립미술관, 함평)
이응노 대나무치는사람 (이응노의 집 고암이응노기념관, 홍성)
삶을짓다 (신세계갤러리, 광주)
2013 강정간다 (강정디아크일대, 대구달성)
오월 80년대 광주민중미술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2 드로잉다이어리 (신세계갤러리, 광주)
동방가원 (간산월미술관, 중국)
2011 공존을 위한 균형 (아람미술관, 고양)
2010 Artroad 77-11人의 발견 (논밭갤러리, 파주)
남도의 전통술 스토리로 그리다 (신세계갤러리, 광주)
말 없는 바람 지비잉 (g-being갤러리, 서울)
2009 지리산을 걷다 (센텀시티, 부산)
광주 이스탄불 현대미술교류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좋은아침- 54인의시선 (무돌아트갤러리, 광주)
안녕하세요 (아시아창원성산아트홀, 창원)
2008 광주비엔날레 프로젝트(대인시장, 광주)
국밥집 사람들 (담양 장터국밥집 여러 곳, 담양)
ZAA (대인시장점포일원, 광주대인시장, 광주)
2007 숲을 거닐다 (신세계갤러리, 서울)
향토작가초대전 (담양문화원, 담양)
오거리프로젝트 (샘터다방, 목포)
2006 대지의 숨결전 (자미갤러리, 광주)
중흥동 프로젝트 (와우주막운영, 광주)
2005 문학과미술의 만남전 (자미갤러리, 광주)
문학과미술의 만남전 (장성아카데미하우스, 장성)
고향길전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오아시스, 광주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한국화” 주관성의서사 (신세게갤러리, 광주 / 대백프라자, 대구)
2003 남도음식기행전 (신세계갤러리, 광주)
미술로 말하기 희망 (일곡도서관, 광주)
2002 제4회 광주비엔날레 Project_1 (광주비엔날레 본전시관, 광주)
식물성의 사유 (갤러리 라메르, 서울)
현장미술 프로젝트보고서 (광주 롯데화랑, 광주)
2001 KBS선정34인 특별초대전 (광주KBS, 광주)
작가를 따라 비경을 가다 (현대아트갤러리 신촌점, 서울)
예술가로 산다는 것 (인사아트센타, 서울)
南道二千-남도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신세계갤러리, 광주)
2000 궁동프로젝트 7만3천100호전 (광주 궁동예술의거리 일원, 광주)
남도인의 초상전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굽어보니 땅이요 우러르니 하늘이라 (신세계갤러리, 광주)
1999 한국화의 위상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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