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소개
이랜드스페이스는 6월 2일 화요일부터 29일 월요일까지 이랜드문화재단 5기 공모작가로 선정된 허용성 작가의 전시를 한 달간 진행한다. 허용성은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데, 영정 초상화에 조예가 깊다. 그래서인지 그는 전통적인 초상화 기법을 사용하고 있고, 그림의 대상이 과거의 인물에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청년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작가는 청년들의 상황을 내면의 심리세계로 이끈다. 그의 작품의 초상들은 각 인물의 개성의 차이를 거의 구분할 수 없다. 이것은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 상황을 나타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이다. 그리고 인물들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창백하고 평면성을 가지는데 이것은 현 세대를 마주하는 작가의 마음과 자세를 보여준다. 현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 세대의 청년들을 위로하는 연민의 감정을 그린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작품 속의 인물들은 멀리에 있지 않다. 바로 우리들이며 작가자신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를 위로하는 작가의 시선을 마주하며,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전시 서문
淨化 의 초상-그곳에서 바라보다
천석필(이랜드문화재단 학예실장)
정면을 응시하는 하얀 얼굴은 이 시대 청년들의 초상이다. 하얗고 고운 인물의 모습은 정도를 지나칠 정도로 창백한 상태이며 표정조차 없다. 이것은 청년들의 막막한 현실에 대한 호소이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발언이다. 작가는 청년들의 상황을 내면적인 심리의 세계로 유도하고자 한다. 눈동자가 없는 사람, 탈색된 듯한 얼굴, 곧은 자세, 이 모든 것이 의도된 표현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계의 청년작가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허용성은 현실적인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주변의 작가를 대상으로 작품화 한다. 유사한 환경의 젊은 작가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거나 실험적으로 정립한 제도 속에서 자신을 담아내야 한다. 작가들끼리의 교류는 상호 경쟁이자 우호의 순간이다. 허용성은 여러 가지 화두를 가지고 대화를 해 나가며,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인식하는 동질의 동행자를 모델로 등장시킨다. 그러면서 모델이 되는 작가를 현시대의 상징적인 대상으로 승화시켜 생체적 느낌만을 전달하고자 한다. 하얀 얼굴은 개성의 차이를 거의 구분할 수 없게 되면서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시대의 현상과 일치화 되는 작용을 하게 한다.
작가의 이러한 시도는 현실의 비판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다. 기성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고 어려움에 처한 세대를 위로하고 새롭게 도약하기를 희망하는 연민의 감정이다. 정면의 시선이 응시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세대를 대변하여 대중에게 호소하려는 마음이자 자세인 것이다. 작품에서 보이는 인물의 창백한 이미지와 평면성을 부각시키는 의도 또한 이와 상통한다 볼 수 있겠다. 작품의 배경 상당수는 숲이다. 작가는 도시 안의 버려진 숲을 대안의 공간으로 삼아 돌파구를 찾아낸다. 수풀이 우거져 그 안을 상상할 수 없는 곳은 공포와 두려움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또 다른 상징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현실의 생활과 다소 동떨어진 도심을 벗어나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희망적인 장소라는 의미가 중요하다. 자연이 주는 평온한 정서는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곧 두려움을 희망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특별히 바지를 입지 않은 인물은 온몸으로 자연의 숲을 마주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녹음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푸릇푸릇한 싱싱함은 청년들의 표상이다. 결국 인물의 주제는 작가 자신이 겪어가는 현 세대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보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작가는 영정 초상화에 상당히 조예가 깊다. 선인들의 영정을 그려내면서 현실과 관계없는 대상을 예술로 끄집어내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왜 꼭 초상화는 이래야만 하는가’ 하는 자문은 자신의 생각을 전개시키려는 의도로 발전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의 작품세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우수한 전통의 가치를 간직하면서 새로운 현대성을 추구하는 작가의 주관은 뚜렷하다. 그의 작품은 변함없이 전통적인 초상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술의 주체적인 대상이 선인의 영정에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청년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작가는 스스로 활동적인 성격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과 지인들의 얼굴에서 진실됨을 찾아보려고 애쓴다. 늘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자신의 예술을 그 안에서 풀어낸다. 모두가 극복해 내야만 하는 청년시기의 일이지만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며, 그들을 격려하는 사회를 꿈꾸는 것이다. 청년들이 겪는 사회적인 문제가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 것은 그 자신이 속한 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 작가 약력
허용성 Heo Yongsung
학력
2011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 한국화전공 수료
2009 세종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15 정화의 초상: 그곳에서 바라보다, 이랜드스페이스, 서울
2011 모르모트,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에이치, 서울
기획전 및 단체전
2015 가족일기, 양평군립미술관, 경기도
기억의 속도 2114, 아뜰리에터닝, 서울
OCI Cre8tive Report, OCI미술관, 서울
2014 묵선전, 성균갤러리, 서울
얼굴풍경전-너를보고 웃는다, 서울옥션 강남, 서울
제 6회 Art Road 77 아트페어, 아트팩토리 외, 경기도
OCI Cre8tive Report, OCI미술관, 서울
Young Revolution 2014, ION Art Gallery, 싱가폴
현대초상화 모색전, 갤러리한옥, 서울
2013 KIAF/13(한국국제아트페어), 코엑스 A&B홀, 서울
묵선전, 성균갤러리, 서울
2013 뉴칼레도니아 호텔아트페어, 누메아 르 메리디앙, 뉴칼레도니아
YMCA+YWCA, 갤러리이마주, 서울
The Hiding Pulse, 에이블파인아트NY갤러리, 서울
peep!, 송원아트센터, 서울
2012 헬로우 묵.지.빠3, 헬로우뮤지움, 서울
공장미술제, 대안공간루프, 장항
작은그림전, 장흥 아트파크, 경기도
Tipping point 2012, 관훈갤러리, 서울
here and now,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2 갤러리이레 신진작가전, 갤러리이레, 경기도
2011 씨#날 - 우리가 만드는 공정사회, 세종아트갤러리, 서울
2011 시사회전, 대안공간팀프리뷰, 서울
2010 ASYAAF - 푸른하늘를 보다, 성신여자대학교, 서울
2009 Artspace H 신진작가 기획전,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에이치, 서울
전통의 재발견, 삼청갤러리, 서울
소수정예주의, 갤러리영, 서울
후소회 청년작가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Track 17, Daily Project, 서울
2009우수졸업작품전,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선정 및 수상
2014 이랜드 스페이스 5기 작가선정
2012 서울옥션 4월 이달의 작가 선정
작품소장
한국미술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