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개요
○ 전 시 명 : 고요한 잔상들
○ 전 시 형 태 : 그룹전
○ 전 시 일 정 : 2015년 6월 3일(수) ~ 2015년 7월21일(화)
오 프 닝 : 2015년 6월 3일(수) 6:30pm
○ 전 시 작 가 : 지석철, 문인환, 안광식, 반미령
○ 장 르 : 회화
○ 전 시 장 소 : 슈페리어갤러리
■ 전시서문
고요한 잔상들
복잡하고 어지러운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가끔씩 고요한 시간과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그렇게 소중하게 다가온 고요함 속에서
평온함을 그려낸 작가들의 작품은 마치 선물과도 같다.
고요함은 자연스럽게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우리가 머물렀던 시간 속의 추억과 기억들을 아련히 담아낸다.
그 여운 속에서 내면을 숨 쉬게 하는 고요한 잔상들이 지금 여기, 남아있다.
지석철
망망대해에 덩그러니 초라한 고물차 한대가 간신히 몸을 버티고 서 있다.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미니 의자들의 잔상(殘像)은 미미한 인간의 존재처럼 언제나
애틋하고 쓸쓸하다. 이 땅을 지나갔을 숱한 사람들...
누군가 앉았다가 떠나간 빈 의자들의 부재.
그 떠나고 없는 것이 시간이든 추억이든 회상이든 간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내면적 풍경을
의자라는 메타포를 통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어쩌면 고요함과 고독함 너머에 있을 희망찬 삶의 환희를 꿈꾸며...
문인환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 수평선에서 펼쳐진 침묵의 땅인 갯벌.
시간도 멈춘 듯. 정적인 그의 작품 이미지 속에는 실재의 양면이 내포 되어있다.
자연의 대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풀어낸 문인환이 바라보는 갯벌은
자연정화의 능력을 통해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 되어 속세에서 받은
찌든 무게감을 씻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인간에 있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발점 역할의 대상은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
갯벌이라는 침묵의 장소는 바다의 종착지이지만 정화를 통한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의 시초가 된다.
안광식
그리움을 그리는 작가 안광식 작가는 자연을 보고 그리지 않는다.
기억으로만 인지하고 노래하듯 그려나간다.
잘 그리지 않아도 좋다. 다만 기억 한 것들을 일기 쓰듯 잘 늘려 트리면 족하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모든 자연들과 삶의 관계를 부인할 수 없음에
망각의 세월들을 아련한 그리움의 풍광으로 풀어놓는다.
그 풍광은 잊혀져가는 추억의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에서 느끼는 마음의 정화와 정적인 고요, 그리움을 바라며 반복해서 비워내고 버릴 수 있는 장치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또 다른 무언가를 기억하며 그 기억들을 다시 기억한다.
반미령
반미령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어디쯤,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의 풍경을 그린다.
빛바랜 사진과도 같이 은은한 풍경이 끝없이 펼쳐지는 공간 속에
아름다운 꽃이 핀 화병과 서랍장이 조용히 놓여있다.
작가는 대상의 구체적인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아스라한 파스텔의 공간들이 이어지고 엇갈리는 신비한 장면을 구성한다.
작가의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서랍장과 화병은 아름다운 색의 꽃과 파랑새를
품고 있다. 이들이 담고 있는 것은 단순히 장식적인 요소로서의 꽃과 새가 아닌,
삶 속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현실적인 문제들 속에서도 영원히 잃어서는 안 될
희망과 이상을 상징한다.
반미령 작가의 작품 속에는 영원히 시간이 정지되어 버린 듯한 정적이 감돈다.
이 진공 상태와도 같은 고요의 시간,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기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슈페리어갤러리. 최아진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