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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적 존재를 찾아 떠나는 여정, 장미에게로...

심선영 (갤러리그림손 디렉터)



아름다움의 대표적인 꽃 장미는 비유적으로 행복, 쾌락, 안락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고대부터 누구에게나 사랑 받던 식물 중 하나이다.
장미에 관한 역사와 전설, 의미, 상징을 보더라도 장미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조형성은 예술가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이며, 이미지였다.
삼천만 년 이상 되는 장미화석의 발견이나 벽화, 프레스코 장미 그림을 보듯이 오랜 시간 동안 장미는 많은 변화를 거쳐 현대미술에서도 변함없이 출현하고 있으니 말이다.
장미에 대한 인류의 사랑은 많은 문학과 예술,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로마인들의 집중적인 애정은 클레오파트라에게 빠진 안토니우스가 전쟁에 패해 죽음을 맞이할 때 자신의 무덤에 장미를 뿌려달라고 할 정도이며, 영원한 생명과 부활의 의미를 담아 모든 생활에 지배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Rose-Colored glasses는 19세기 중반부터 쓰인 말로 ‘장미빛’ 이 낙관적 시각을 상징하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장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의미는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아도 ‘장미’란 단어만으로 우리는 다양한 감정의 표현을 느낄 수 있다.
장미를 통해 가질 수 있는 희로애락과 유토피아적 사상, 패러독스적 관념, 유희적 존재 이상의 새로운 감정적 요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의 미적 공감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선물한 장미그림이 가져다 준 메시지를 계기로 장미작업을 시작한 심명보 작가는 무한한 장미의 힘을 캔버스 전체에 아우르며 장미의 극대화가 가져오는 그 자체의 생명과 에너지를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심명보 작가의 장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온 장미형상 이상의 추상적 개념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예전에 추상작업을 하던 작가의 근원과 함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미를 전환점으로 ‘장미화가’라는 명칭도 가지게 되었으며, 심명보 작가의 장미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행복과 기쁨, 젊음의 에너지를 생생히 전달하는 언어이며 정신이다. 심명보 작가의 장미는 꽃병에 담아 있는 정물장미가 아니다. 한 송이 장미는 이상향으로 가는 거대한 길이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며 하늘이 되기도 한다. 사물과 함께 표현된 장미는 점차적인 작업을 거쳐 그 독자적 형상 그대로 나타나 그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게 만든다.
거대한 크기의 장미 한 송이는 화려한 색을 입고 자유로이 꽃잎의 선을 따라 유영한다. 유유히 흐르는 선은 삶의 영원과 자유로운 영혼의 기대 속에, 지친 우리의 인생에 하나의 쉼을 제시하며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장미의 색을 넘어 작가가 추구하는 내면의 색을 입혀 이상(理想)의 영역을 넘나드는 장미는 실재의 장미에서 미학적 장미로 변환된 거라 볼 수 있다. 심명보 장미는 전체의 형상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가시와 줄기가 없다. 단지 장미의 꽃잎으로 가득 찬 화면은 겹겹이 쌓여있는 유연한 선들로의 조합으로 장미의 극적인 아름다움만을 나타내고자 한다.
장미는 캔버스를 넘어 프레임까지 침범하였는데, 프레임은 프레임의 역할에서 벗어나 장미의 무한함을 최대한 나타내고자, 캔버스적 역할까지 할 수 있게 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거대한 장미는 군집을 이루어 숲을 만들기도 한다. 군집의 장미는 부드러운 한 송이 보다는 작가의 일필휘지적 표현으로 그 동안에 장미의 응축적 힘을 한번에 끌어내어 표현된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 안에 간간히 보이는 단면적 색면들은 장미의 조형적 형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차가운 모순적 갈등을 배제하고 본연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강조하고자 하였다. 영화 <American Beauty>에서 화면 가득히 채운 짙은 분홍색 장미는 장미가 가진 아름다움과 향기, 매혹을 최대한 극적 효과로 보여주듯이, 심명보 작가의 장미 또한 날 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Hidden Rose>는 장미의 이미지를 숨겨 장미의 본질적 아름다운 조형성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보이는 것만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내면적 실천을 실행한 작품이다. 구상적 장미와 추상적 장미는 캔버스 위에서 작가의 감정선을 따라 끝없는 세계로 여행 중이다. 장미의 조형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가는 <Rainbow Rose>에서 변화하는 시간과 인간의 삶의 역동성을 무지개 빛 장미로 비유하였으며, <Blue Rose>는 존재하지 않는 푸른 장미의 우아함과 고귀함을 통해 장미의 깊이감을 표현하였듯이, 심명보 장미는 장미의 역사와 함께 작가의 작업 역사도 같이 변화하고 진보하고 창조되고 있다. 그 다음의 장미는 어떤 형상으로 보여질 지 알 수 없다. 단지 작가가 추구하고 원하는 장미는 무한의 힘을 가진 생명으로 장미 본연의 근원적 존재를 잃지 않는 장미를 만나고자 한다. 장미가 가지고 있는 힘은 심명보 작가에게 가장 소중한 정신과 사랑을 나누는 원동력으로 허구의 시각 장미는 우리의 가슴속 깊숙이 따뜻함과 편안함을 전달하는 실재적 장미가 되어 다가온다. 장미가 가져올 감동과 찬미는 우리의 고단한 삶의 한 부분을 살며시 위로할 안식처가 될 것이다.
무한한 장미의 힘을 가득 채운 이번 전시를 통해 심명보 작가의 장미는 또 다른 새로운 세계와 영원함을 향해 끊임없이 변화화고 창조될 것이다.




Rose, oh reiner Widerspr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수많은 눈시울 아래 누구의 잠도 아닌 이 일락이여!


- Rainer Maria Ril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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