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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수작(手作) 메이킹 라이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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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칭 : 『삶의 수작(手作) Making Life』展
□ 전시기간 : 2015년 10월 08일(목) ~ 2016년 02월 14일(일)
□ 장    소 : 돔하우스 전관
□ 전시규모 : 공예, 설치미술, 영상 외 현장설치 프로젝트 총 9점 170피스   
□ 참여작가 : 길종상가(박길종), 김춘식, 김현희, 오화진, 이광호, 이용순, 제로랩(장태훈, 김동훈, 김도훈), 조대용, 패브리커(김동규, 김성조)

□ 전시구성 : 도입. 제작자의 공간 Maker's Space
             파트 I. 수작(秀作) Masterpieces
             파트 Ⅱ. 확장과 변주 Expansion & Variation
             파트 Ⅲ. 일상의 수작(手作) Life Skill-Making
□ 부대행사 : 워크숍 및 학술행사(2015. 11월 예정)
□ 주    최 : 김해시
□ 주    관 : (재)김해문화재단 클레이아크김해




■ 전시소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2015년 하반기 기획전으로 장인과 시각예술가, 디자이너들의 만들기를 통해 ‘손작업’에 대한 이해와 가치를 조명하고 결핍된 인간성의 회복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향한 익숙하지만 그래서 신선한 관점들을 제시하는 『삶의 수작(手作) Making Life』展을 개최한다. 『삶의 수작(手作) Making Life』展은 ‘만들기(Making)’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출발한다. 수공(手工)은 인간이 생존과 생활을 위한 물건들을 고루 갖추기 위해 적합한 재료를 찾아 각기 용도에 맞게 만들었던 것에서 시작했다. 생활이 복잡해지고 분주해짐에 따라 솜씨 좋은 사람에게 물건을 맡기면서 전문적인 장인과 공방이 나타났고 만듦새 또한 정교해지고 화려해졌지만,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살면서 요구되는 물건을 스스로 만들며 자신과 주변 세계를 창조하고 구축해왔다. 그러던 것이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물결 속에서 기계적 대량생산은 수공의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기계생산은 재료와 물건, 시간, 노동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뒤집어 놓았으며 생활 역시 물건을 만들어 쓰던 것에서 만들어진 것을 소비하는 패턴으로 바뀌었다. 이후 현대인들은 물질적인 생활수준의 향상을 비롯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지만,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창작의 주체에서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물건을 선택하는 정도에 머무르는 수동적인 객체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1859~1941)은 인간의 본질을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로 파악한다. 그만큼 인간은 유․무형의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욕구를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라진 일상 속의 수작에 대한 향수와 그로 인한 반작용들이 다시금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시는 도입부와 3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도입부인 <제작자의 공간>에서는 만들기를 위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개방형 공간인 원형 홀의 장소적 특질에 부합하는 상징적 구조물을 통해 만드는 것은 곧 생각하는 것이며, 생각하는 것이 모든 만듦의 출발임을 알린다. 


첫 번째 파트 <수작(秀作)>에서는 우리시대 장인들의 빼어난 수작(手作)들 - 백자 항아리, 자수, 소반, 발을 통해 만드는 것이 곧 그 사람 자체가 되어버린 그들의 삶과 오랜 시간을 관통하는 경험의 축적, 지혜, 최상의 미를 향한 의지가 스며든 그들의 손을 조명한다. 


다음으로 <확장과 변주>에서는 손작업을 창작을 위한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만드는 작업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작품의 중요한 형식으로 선택하는 아티스트들의 만들기를 소개한다. 


마지막 <일상의 수작(手作)>에서는 자급, 손노동과 만드는 즐거움을 말하는 제작문화와 더불어 사물의 용도에 대한 작은 아이디어와 소소한 만들기를 통해 일상의 결핍을 채워나가는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도 입.  제작자의 공간 Maker's Space_ 패브리커


무언가를 만들고자 할 때에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공간’이다. 제작을 위한 도구와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공간은 사람들이 모여 지식과 기술을 서로 공유하고 함께 다양한 일들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지가 된다. 또한 구성원의 성향과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와 결과물은 공간 자체의 성격을 결정한다. 도입부의 <제작자의 공간>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원형 홀을 한정적이고 물리적인 성격의 공간을 벗어나 만들기를 위해 무엇이든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으로 변모한다. 


  직경 18m, 높이 16m에 달하는 거대 철재 구조물을 제작, 설치한 디자인 그룹 패브리커로 시작하는 『삶의 수작(手作) Making Life』展은 ‘세상의 모든 공간이자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우선 관람자들에게 제시한다. 
<제작자의 공간>은 “만듦”이라는 전시의 큰 주제를 가장 상징적이고 함축적으로 표현된 현장 설치 프로젝트로 존재한다. 제작자의 공간, 작업실이라고 하면 물리적 경계가 있는 공간을 떠올리지만, 제작자로서의 패브리커의 공간은 경계가 없이 무한하여 어디든 패브리커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작가는 끝없이 확장될 수 있고 변화가능한 제작자의 머릿속 세계(공간)를 펼쳐 보이고 있다.


패브리커_every(no)where, 2015, 아연파이프, 클램프, 책상, 의자



파트 I. 수작(秀作) Masterpieces_ 김춘식, 김현희, 이용순, 조대용

물건을 잘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솜씨가 좋아야 한다. 솜씨 좋은 손은 비범한 소질과 재주뿐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반복을 거듭한 경험의 축적에 의해 만들어진다. 경험의 축적은 일을 하는데 필요한 전문적인 지혜와 기술을 익게 하고, 제작자의 고상한 취미는 기교를 가지게 하여 물건을 아름답게 만든다. 또한 일에 대해 성실하고 근면한 자세를 지닌 사람이 좋은 물건을 탄생시킨다. 노력의 결실로 태어난 좋은 물건은 제작자에게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하고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와 애정을 부여한다. 이러한 동기와 애정을 토대로 만드는 일을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사명감으로 수행하는 사람. 특별히 장인(匠人)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파트 <수작(秀作)>에서는 우리시대 장인들의 빼어난 수작(手作)을 통해 손의 가치와 장인정신을 재조명한다. 참여작가 김춘식, 김현희, 이용순, 조대용 네 사람은 각자 소반, 자수, 백자 달 항아리, 발(簾)을 만드는데 있어 뛰어난 솜씨를 지닌 우리 시대의 장인이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물건들은 원래 실생활에 쓰이던 아주 사소한 물건으로 출발했으나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그들의 인생을 관통하는 높은 경지의 것으로 탄생하였다. 



김춘식, 당초문정화수상, 나무, 옻칠



김현, 수보자기, 양단 01



이용순, 달항아리 Moon Jar, 2015, 백자토, 유약, 물레성형


조대, 뇌문발, 대나무, 명주


파트 II. 확장과 변주 Expansion & Variation_ 오화진, 이광호
 
아날로그적인 수작업은 첨단 과학기술사회를 살고 있는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여전히 작품의 중요한 요소 또는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된다. 순간의 감흥에 따라 손을 움직여가는 동안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형상이나 기법을 발견



△ 이광호  집착  로프

하기도 하고, 이러한 즉흥적이고 비계산적인 방식을 의도적으로 작품의 테마로 삼기도 한다. 장시간에 걸친 노동의 수고로움을 가능하게 하는 몰입과 인내, 자기수양 등의 가치를 드러내는 좋은 표현수단이 된다. 혹은 시각적 정교함을 통해 대상에 대한 완전히 다른 의미적 접근을 유도하는 장치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손작업은 공예와 디자인, 순수미술의 영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 변주되고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깎고, 다듬고, 엮는 등의 ‘손으로 만드는 작업’ 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작품의 중요한 형식으로 선택하는 오화진, 이광호 작가들의 ‘만들기’를 소개한다. 이광호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간단한 손동작을 거쳐 새로운 형태의 가구나 오브제로 변형시킨다. 오화진은 무작위로 선택된 도형이나 사물이 ‘오화진’이라는 창작자와 만나 순간의 기분과 손의 감흥에 따라 무작위로 탈바꿈하는 방식을 취한다. 작가는 이것을 두고 ‘우연으로 시작된 필연적 운명’이라 부른다.  




오화진, 생명력이 생명을 살린다 Vitality saves the life, 2014-15, 울혼방직물, 솜, 틀니, 조명 등
 

파트 III. 일상의 수작(秀作) Life Skill - Making _ 길종상가, 제로랩

손으로 잡고, 쥐고, 구부리고 하는 동작들은 모두 의식적인 행동이다. 눈을 깜빡이는 무의식적인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오로지 사람의 의지에 의한 것이다.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작업의 반복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손의 감각을 통해 현재 진행과 다음 단계를 헤아리고 문제의 해결방법을 궁리하며 일의 마무리까지 결정하는 사고의 연속이다. 즉 손과 머리는 하나이기에 만드는 것은 곧 생각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일은 내 삶을 내 힘으로 이끌어간다는 자발성과 주체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 제로랩  홈 메이드 툴스, 가변설치,  금속, 목재



 △ 길종상가,  의자 위의 수작,   4000x40030x2000,  의자, 유리, 오브제

세 번째 파트인 <일상의 수작>에서는 더 이상 만들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자발성과 주체성을 확인하는 두 가지의 삶의 기술을 소개한다. 제로랩(Zerolab)은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물건들을 소비하는 현재의 생활방식을 넘어 서툴지만 자급, 손노동과 만드는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개인의 제작문화를 소개하고 그들이 손수 제작한 도구들을 선보인다. 길종상가는 주변의 흔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작은 아이디어와 특별할 것 없는 간단하고도 소소한 만들기를 통해 일상의 결핍을 채워나가는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개인의 사소한 물건에서 생활의 큰 부분까지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만들며 자신과 주변 세계를 창조하고 구축해 왔다. 인간에게 만드는 손은 노동을 의미함과 동시에 지적사고의 발현이며, 우리 자신의 어떤 모습을 드러내주는 구체적 행위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개인의 삶에 만드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 시대는 그야말로 기계와 거대 산업에 의한 공급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생산의 효율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적당히 쓸모 있는 물건들이 대량으로 공급되는 이 시대는 사람들에게서 창작과 자급의 기회를 빼앗고, 삶의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마저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의 본질을 ‘만드는 사람(호모 파베르 Homo Faber)’로 파악하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 안에 본능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조금은 서툴고 비생산적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만들고 자급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노동에 대한 내 안의 사용가치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살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내 스스로 만든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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