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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섭 : 수녀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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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속에 있다

윤기섭의 사진은 참 단순하다. 수녀님들의 봉사활동에 감동하여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담담하게 찍은, 말 그대로 일기 같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앵글이나 구도에 무리를 하거나 과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편안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이 흑백사진은 수녀님들의 잔잔한 마음과 일치를 이루는 무기교의 기교를 보여준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에 속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신에게로 나아가기도 하고 또한 사람들 속에 함께 있고자 한다. 윤기섭의 사진을 보고나서 든 생각은 “그들 속에 계시구나!”였다. 한국이든 방글라데시든 필리핀이든 어디에나 신이 계시듯이 수녀님들은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 속에서 마치 종이에 물이 스며들듯이 따듯하게 녹아 있다. 그리고 작가도 또한 그 현장에 스며들어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고 담백하게 그분들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작가가 진솔하게 감동한 순간에 셔터를 눌렀으므로 따로 강요하지 않아도 우리의 시선 역시 사진 속으로 스미어 포개진다. 어느새 같이 미소 짓고 같이 안쓰러워하는 감정이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에 이 사진의 매력이 있다. 특별히 과감한 앵글로 포착한 강변의 사진은 수녀님들조차 강가의 숱한 검정 돌멩이들처럼 그저 자연의 일부로 보인다. 그분들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주변과 물들어 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이 무채색의 수녀복을 입는 의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신실한 가톨릭 신자인 윤기섭 작가가 평생 작업으로 선택한 수녀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기다. 앞으로 무엇이 더 기록될지, 일기는 솔직하게 쓰는 것이 미덕이므로, 윤기섭 작가가 천국의 열쇠를 가진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써내려갈 사진 수녀일기가 기대된다.

윤세영/ 월간 사진예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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