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6 ~ 2015-12-19
박원주,표영실
02-732-7241
전시 안내
전시명 : 박원주 표영실 2인전 ‘보이는, 보이지 않는’
전시장소 : nook gallery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나길 86, 삼청동 35- 192)
전시기간 : 2015. 11. 26. – 2015. 12. 19
전시오프닝: 2015. 11. 26 (목요일) 6:00p.m
관람시간 : 화~토 11:00am~6:00pm, 일 1:00pm~6:00pm *월 휴관
보이는, 보이지 않는
조정란, Director, nook gallery
박원주의 검은 액자작업에 비치는 모습을 보며 어릴 적 읽었던 동화의 신비한 거울을 떠올린다. 거울은 앞면으로 보는 이의 모습을 비춰 보이게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춰져 보이지 않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듯하다. 표영실의 떨리는 듯 섬세하게 그려진 “인적 없는 얼굴”을 보면서 텅 비어있는 얼굴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오래도록 사람이 오지 않는 빈 마당 같은 느낌은 무엇인지, 한참을 바라보며 그림과의 대화를 시작해 본다.
깨어진 유리를 모아놓은 통에 햇빛이 비쳐 눈부시게 반사되는 빛을 보면서 박원주는 하잘것없는 것이 가진 힘을 느꼈다. 한참을 고민하던 작가는 버려진 유리 조각들을 이어 붙여 입체적이고 새로운 액자를 만들게 된다. 깨질까 조심조심 작업할 때와는 달리 쓸모 없던 작은 단위의 유리조각들은 이어 붙임으로써 더 강해져 ‘약함의 힘’을 보여준다. 작가는 재료에 대한 자유로움을 느끼며 유리 조각들을 하나하나 에둘러 가며 작은 액자를 만들어 붙여 나간다. 두 개, 세 개의 부분들이 모여 한 몸체를 이루는 액자는 본연의 역할인 유리 안에 작품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어 벽에 걸린다. 구부러진 모양으로 붙여진 액자는 구석진 모서리를 찾아 걸리기도 한다. 울퉁불퉁한 유리를 따라 짜여진 액자의 안쪽, 뒤 판은 나무 조각들이 조각조각 모여 유리와 같은 굴곡을 이루며 액자를 완성시킨다. 우리의 지나온 삶을 연상시키는 조각난 액자 안에서 작가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으려 노력해 보지만 구겨진 듯한 유리는 보는 이의 시선을 가려버린다. 그 안에 숨겨진 사적인 이야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작가는 매체, 기법, 개념에서 벗어나 작업실에서 재료와 대화를 나누며 한 단계 한 단계 자신의 세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표영실은 우리 신체의 일부분을 희미하게 또는 강렬하면서도 예민한 색조로 그린다.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신체는 어떨 때는 가녀리게 어떨 때는 정신이 번쩍 나게 보는 이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작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밀한 심정을 나름의 형상으로 그려내어 감정을 드러내고, 마음에 숨구멍을 열어 놓아 보는 이와 서로 소통하고자 한다. “구멍”이란 제목을 가진 그림은 비어있는 커다란 구멍이 얼굴을 대신한다. 비어있는 구멍인지 꽉 채워진 구멍인지 모호한,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 속으로 짧지만은 않은 작가의 삶이 녹아드는 듯하다. 지나온 삶의 무게가 버겁고 많이 무거웠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견디어 낼 수 있는 그 상태의 무게로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은 비슷한 혹은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닌 이들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두 작가의 작업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내재된 감성은 가려져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아야만 비로소 조금씩 자신을 드러낸다. 무심히 쌓아 올린 겹들은 그들의 지나온 날들을 보여준다. 일그러진 유리를 통해, 세밀한 붓질을 통해 그들은 자신의 내면을 은근히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Visible, yet Invisible
Jungran Cho, Director, nook gallery
Gazing at my reflection in the black frame works by Wonjoo Park, I recall a story I read as a child about a magic mirror. The mirror reflects the appearance of the one facing it, but seems to hide countless stories beneath its surface. Looking at Pyo Youngsil's Trackless Face, painted delicately as if trembling, I take time to contemplate what that empty face is trying to say, and what its feeling is; it resembles an empty yard long unvisited by folks. In this way I begin my conversation with the paintings.
One day, artist Wonjoo Park noticed the brilliantly glittering fragments of glass she had gathered and kept in a container as they reflected the sun light. This is when she felt the power of trivial things. After long anguish, the artist took the discarded pieces of glass and stuck them together to make a new, more voluminous frame. Unlike the times when she had worked carefully lest the glass break, she connected the previously useless small fragments of glass, making them stronger and thus demonstrating the 'power of the weak.' Wonjoo Park makes the small frames while feeling the freedom of the material, encircling each one with the pasted-on material. The frame, a single body combined of two or three parts, does not serve its original purpose of protecting an artwork inside the glass, but is hung on the wall as a work of art itself. A frame put together in a bent shape is sometimes hung in a corner where the walls meet. Inside the frame, constructed according to the uneven glass, the back panel of the frame is visible, as it completes the work by forming the same kind of unevenness as the glass, through the combination of wooden fragments. I look for the artist's hidden story within the fragmented frame, a semblance of our past lives; but the seemingly wrinkled glass is a shield against the viewer's gaze. The artist, believing that the private stories hidden within are not so important, transcends media, technique and concept as she develops her world of art stage by stage, engaging in dialog with the materials in her studio.
Pyo Youngsil paints parts of the human body faintly, or in vivid but sensitive colors. The dysfunctional body parts draw one's attention, sometimes tenderly and sometimes strikingly. All artists strive to reveal their intimate emotions by drawing them in various forms, and try to communicate with viewers by opening a breathing hole in their hearts. In the painting titled 'Hole,' a gigantic hole takes the place of the face. The artist's life, not so short, seems to melt into the hole; the hole's ambiguity makes it hard to tell if it is an empty hole, or a completely filled hole, or how deep it is. The painting, done in detail with a weight equivalent to what can be endured by one who has accumulated enough years of life, a life that has been overwhelming and heavy, extends its healing hand to those with similar heavy weights of life.
The works of these two artists, while revelatory, are hard to see. The hidden sensibility is covered, revealing itself in small bits only after we have observed the works carefully. The inadvertently piled-up layers show the artists' past days. Through the distorted glass, and through the delicate brush strokes, perhaps they are subtly trying to show their inner sides.
작가 약력
박원주 Wonjoo Park
박원주는 1961년 태어났다. 1984년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후 1987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11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가볍고 가변적인 A4 종이를 사용한 조각 작업에서 시작해 단단한 물질인 유리의 붕괴된 조각을 이어가는 액자작업에 이르기까지 대치된 속성과 개념의 갈등을 풀어가는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2004년 Wooloo Selection(런던, 영국)에 선정되었고, 2009년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었다. 2004년 창동창작스튜디오(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06년 Swing Space Awards 외에 다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현재 서울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표영실 Pyo Youngsil
표영실은 1974년 태어났다. 1997년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9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하고 섬세한 감정을 세밀하고도 조심스런 유화의 필치로 그려내며, 내밀한 심정들과 외면된 마음에 실체를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해 가고 있다. 1999년 관훈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4년 대안공간 풀 “소리 없는 방”전시를 포함해 현재까지 10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스튜디오 화이트블럭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현재 서울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작품 이미지
박원주_Smoothing: Diptych No. 0315_slumped glass. wood_36x32x24cm_2015
표영실_구멍_oil on canvas_145x112cm_2015
표영실_낮은 곳_oil on canvas_91x117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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