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Markus Lüpertz and A.R. Penck in Dialogue
회화 그리고 회화
전시 개요
▪ 제 목: Markus Lüpertz and A.R. Penck in Dialogue
회화 그리고 회화
▪ 기 간: 2016. 3. 18 (금) ~ 4. 22 (금)
▪ 오프닝: 2016. 3. 18 (금) 6 - 8 pm
▪ 장 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7길 17(청담동) 06011 이유진갤러리
전시 소개
이유진갤러리는 3월 18일부터 4월 22일까지 독일 신표현주의의 살아있는 두 거장 Markus Lüpertz(b. 1941)와 A.R. Penck(b. 1939)의 이인전을 개최한다. 동독 출신의 두 작가는 냉전과 분단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동시대를 살아오며 70-80년대 신표현주의를 이끄는 세계적인 대가로 자리매김한 작가들이다. 1960년대 이후 추상미술과 미니멀리즘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분위기 속에서도 그들만의 고유한 반추상적 형상을 구축하며 신표현주의라는 미술사의 큰 흐름을 주도한 두 작가의 전시를 통해 독일 현대미술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작가는 오늘날 독일을 비롯한 세계의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주고 있으며 동시대 독일 작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뤼페르츠의 회화 8점과 조각 2점, 펭크의 회화 6점과 조각 2점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최신작에 이르는 총 열 여덟 점의 엄선된 오리지널 컬렉션을 선보인다.
1970년대에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의 지나친 절제와 냉정한 형식주의, 그리고 모더니즘의 형상제거로 인하여 미술은 기계적 무감각의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반작용으로 강한 내적 긴장과 감정의 표현성을 추구하며 이미지의 부활이자 회화의 본질로 회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군의 독일 작가들로부터 대두되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83-), 요르그 임멘도르프((Jörg Immendorff, 1945-2007),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와 함께 마르쿠스 뤼페르츠, A.R. 펭크가 바로 신표현주의라는 사조의 변화를 이끈 대표적 작가들이다. 거대한 주제와 강렬한 표현으로 ‘새로운 야만인(neue Wilden)이라 불리기도 했던 이들 작가 중에서도 낭만주의적이고 격정적 표현으로 왕성한 상상력을 보여준 마르쿠스 뤼페르츠와 특유의 상징적 기호와 형상으로 사회를 비판했던 A.R. 펭크 두 작가가 보여준 행보는 미술사적으로 중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두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교류를 통한 깊은 정신적 연대와 서로에 대한 존중으로 오늘날까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마르쿠스 뤼페르츠는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기의 화가로서 50여년 이상 잊혀진 언어의 원천에 몰두해왔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시작되며 회화의 의미가 부각하던 때에 그는 의미보다는 회화의 본질을 찾으며 삶과 예술을 분리하지 않고자 하였다. 그의 회화에서 보여주는 반추상적 이미지는 경험과 역사적 심볼이 모티브가 되었다. 특히 과거 속에서 미래를 본다는 미적 이상향을 표현하고자 신화적 이미지와 조각상을 주로 주제로 삼았다. 신화에 내재 되어있는 잠식적 힘과 상상력에 매료되어 특유의 대담한 컬러와 힘있는 붓 터치로 신화 속 인물이나 비너스 조각 등의 형상을 실존적 묘사로 표현하였다. 회화의 근원을 찾으려는 행보와 형식의 틀을 깨려는 의지는 때로는 캔버스의 프레임과 브론즈 조각에도 페인팅을 입히는 등 자유로운 표현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1988년부터 2009년까지 20여년 동안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학장으로 재임 시에는 후배양성과 예술가들과의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전시에는 가라앉은 중간 색조들과 기하학적 형상이 특징적인 80년대 초기 작품들에서부터 보다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으로 발전해온 최신작까지 작가의 중대한 시기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통해 뤼페르츠의 양식적, 주제적 흐름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A.R. 펭크는 정규과정이 아닌 독학으로 회화, 조각 뿐만 아니라 예술의 다방면을 공부하였다. 본명은 랄프 빈클러(Ralf Winkler)였지만 빙하기 연구가의 이름을 본떠 A.R. Penck로 개명하였다. 초창기에는 사실적이며 구상적 인물과 형상의 묘사가 주가 되었지만 정치적 혼란의 현실 속에서 그의 작품은 점차 사실성이 사라지고 단순화되면서 70년대 이후에는 기호와 암호를 표준화하여 인간 통용언어로 소통
하려는 의도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는 미술작품을 일종의 기호언어로 보고 '슈탄드아르트(Standart)’ 이론을 제시하였다. Stand(표준)과 Art(기술, 방식)의 결합인 어원에서 볼 수 있듯이 아트를 통해 표현언어를 상징화하고자 하였으며 그렇게 단순화된 토템적 이미지로 독특한 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게 되었다. 낙서처럼 보이기도 하는 작품에서 펭크는 특유의 기호와 인물들을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화면에 담아낸다. 원시적인 언어와 기호처럼 보여지는 형상들은 존재적 갈망이라는 내면과 만나 해학적이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거친 표현의 회화와 조각들로 탄생시켰다.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 말에 자신의 조형언어가 장식적으로 흐르자 다시 초기의 사실성과 표현성을 살려 보편적인 조형언어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했던 작품인 “Für Max’와 더불어 단순하고 상징적인 기호와 형상을 가진 펭크만의 개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닌 최근작들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다변하는 현실과 개념들의 난무 속에서 회화의 순수성을 지키고자 했던 신념을 지녀온 두 작가의 회화를 향한 열망을 마주하게 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추상성에 가까운 뤼페르츠의 초기 작품과 팽크의 후기 작품이, 그리고 회화성이 짙은 뤼페르츠의 후기 작품과 펭크의 초기 작품이 닮아 서로 엇갈려서 연결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펭크가 동료인 뤼페르츠를 그린 작품인 ‘Markus Lüpertz at Night’은 두 작가의 특성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 만나는 포인트가 된다. 두 작가는 추상과 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점 뿐만 아니라 회화와 조각을 비롯하여 음악, 시 등 다양한 예술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는 부분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오랜 세월을 두고 다져온 두 거장의 역량과 회화에 대한 생각들이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대화하듯 펼쳐지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마르쿠스 뤼페르츠(Markus Lüpertz) 작가는,
구 동독 출신의 마르쿠스 뤼페르츠는 지금은 체코령이 된 보헤미아Bohemia에서 1941년 태어나 2차 세계대전 직후 가족과 함께 서독으로 망명하였다. 1961년에 독일의 미술명문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베를린으로 이주하였다. ‘찬가 시리즈’를 발표하며 1964년 독일에서의 첫 전시를 시작으로 수많은 국제적인 전시를 가졌고 독일 평론가 협회상German Critic''s Association Prize(1971), 아티스트길드의 Lovis Corinth Prize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88년부터 20여년 간 자신의 모교인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학장으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였다. 뤼페르츠는 포스트모던의 절정을 보여주는 형상적이고 극적인 표현기법을 이용한 회화와 조각들을 선보였다. 과거 역사화 거장들의 작품(특히 Poussin, Corot)이나 고전 문학에서 영감을 얻은 이미지들인 비너스와 같은 조각상, 신화의 인물형상 등을 모티프로 차용한 암시적인 회화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모더니스트들로부터 영향 받은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양식들을 다양하게 혼합하여 자유롭게 양식적 경계를 허물었다. 그는 화가이자 조각가인 동시에 작가이자 극장 무대 디자이너, 시인, 재즈 피아니트스로서 폭넓은 예술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도 주목받는데 날이 선 수트를 즐겨입는 화려한 스타일, 클래식 자동차 매니아이기도 하며 독특한 성격과 행동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자동차 사고 이후 데미안 허스트 스타일의 실버 해골 문양이 얹어진 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잡지 <Frau und Hund>의 필자이자 편집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에이알 펭크(A.R. Penck) 작가는,
1939년에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A.R. 펭크의 본명은 랄프 빈클러(Ralf Winkler)이다. 독학으로 회화, 조각, 영화, 문학, 음악 등을 공부한 그는 동독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경직된 사회주의의 예술관을 개혁하고자 하였다. 펭크는 인간이나 토템을 닮은 신(新)원시주의 이미지로서 단순한 구성이나 간결한 선들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주로 그렸는데 마치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나 석기시대 조각무늬의 도식화된 형상들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낙서와 암호와 같은 상징과 난해함을 구현하였다.
필명인 펭크 또한 빙하시대의 저명한 지형학자인 알브레이트 펭크(Albrecht R. Penck, 1858-1945)를 본떠 개명한 이름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서 빙하시대는 시대에 대한 우의화로서 ‘냉전’을 표상했다. 젊은 나이부터 고전음악과 재즈 음악에 심취하였고 1984년에는 뉴욕, 런던, 독일에서 음악가들과 함께 여러 음반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 초부터 미술관 개인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바젤미술관, 베른미술관, 베를린국립미술관, 취리히미술관 등 수많은 국제적 기관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가졌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고 카셀 도큐멘타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였다. 1980년에 동독에서 비자를 취득하고 더블린, 런던, 뒤셀도르프와 퀼른 등에서 작업하였고 현재에는 더블린에 거주하며 활발히 작업하고 있다.
Markus Lüpertz, Untitled (Kongo - korrektur des Konstruktivismus), 1981, Oil on canvas, 162 x 130 cm
© The Artist. Courtesy Michael Werner Gallery, New York and London
Markus Lüpertz, Rücken, 2005, Oil on canvas, 100 x 80 cm
© The Artist. Courtesy Michael Werner Gallery, New York and London
Markus Lüpertz, Arkadien - Weißer Stamm, 2013, mixed media on canvas, 200 x 162 cm
© The Artist. Courtesy Michael Werner Gallery, New York and London
A.R. Penck, Für Max, 1979, dispersion on canvas, 65 x 64 cm
© The Artist. Courtesy Michael Werner Gallery, New York and London
A.R. Penck, Serie über Raum 2, 1982, acrylic on canvas, 146 x 114 cm
© The Artist. Courtesy Michael Werner Gallery, New York and London
A.R. Penck, Das große Unbekannte, 2010, acrylic on canvas, 160 x 120 cm
© The Artist. Courtesy Michael Werner Gallery, New York and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