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6-06-08 ~ 2016-06-14
이영애
무료
02-6014-6677
<작품 설명> 한복의 곡선 및 정서를 현대적인 언어로 변환 신항섭(미술평론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각박한 현실적인 삶에 지쳤을 때 큰 위안이 된다.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나날이 즐겁기만 했던 추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린 시절의 추억은 마치 신비한 치유의 영약과 같다. 마음이 어둡고 무겁거나 슬프고 우울할 때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반추하면 잠시나마 마음과 어깨가 가벼워지기에 그렇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의 근간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가족이고 그 중심에 어머니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야말로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그 근원인 것이다. 이영애의 작업은 어머니와의 끈끈한 추억을 기반으로 한다. 작업의 기본적인 패턴이라고 할 수 있는 치마와 저고리 그리고 버선은 다름 아닌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의 편린들이기에 그렇다. 이들 어머니와의 추억과 관련된 이미지는 실상과는 다른 다채로운 조형적인 해석을 통해 표현된다. 단순히 추억의 편린을 재현하거나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형태의 재해석을 거친 구성적인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란 생생한 듯싶지만 실제로는 불명확하기 마련이다. 지나간 시간의 층이 두터워지면 두터워질수록 추억은 아련해지고 모호해진다. 그러기에 추억에 관한 그림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감성적으로 표현되기 십상이다. 이미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시간 및 공간으로부터 끄집어내는 기억의 이미지는 그렇듯이 모호하게 표현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얼마만큼은 감상적이 될 수밖에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은 대체적으로 동화의 한 페이지처럼 그렇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어린 시절의 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여성인 그 자신에게는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무엇보다도 손수 지어주신 옷가지를 매개로 하는 일련의 소소한 추억의 일상사가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고 보는 까닭이다. 그 추억의 단편들을 결구하여 작업 속에 표현하겠다는 의지가 명료하게 드러난다. 상상의 조합이 아니라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이미지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어머니가 손바느질로 한복을 만드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았다는 것은 형태를 만드는 일, 즉 화가로서의 조형에 대한 감각 및 이해의 단초임을 알 수 있다. 어머니 곁에서 옷감을 몸의 치수에 맞게 마름질하는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진대, 오늘 그의 작업에서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재연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즉, 한복을 소재로 하는 최근 작업에서 어머니의 한복 만들기가 연상되는 것은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어머니의 한복 만들기가 그의 손에서는 한복 그리기로 연결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선은 한복의 선에서 비롯되고 있다. 물론 저고리와 치마 그리고 버선의 형태에 쓰이는 우아한 곡선에 근거하는 것이다. 거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반복적이고 연속적으로 나열되는 선은 어찌 보면 단조롭다. 변화가 없는 일정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형태이기에 그렇다. 이렇듯이 하나의 방향으로 연속해서 반복되는 선은 음악적인 리듬을 촉발한다. 마치 바람에 날리는 치맛자락이 흥겨운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듯싶은 동적인 이미지와 일치하는 것이다. 그 반복적인 선이 리듬을 탐으로써 바람에 날리는 치맛자락, 즉 빨래 줄에 널어놓은 치맛자락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리듬이 실린 선은 음악성과 더불어 행위성을 수반한다. 추억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동적인 상황에 대한 암시적인 표현이다. 추억은 과거이지만 그 추억을 되살려 놓았을 때는 현재가 된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한복의 이미지는 그의 미의식 및 미적 감각이 반영된 현실의 산물이다. 어느 면에서 그의 작업은 강한 자의식의 소산인지 모른다. 그림의 소재 가운데 한복 이외에도 장식적인 문양을 가미한 손거울이 등장한다. 오직 자신만을 비추는 손거울은 자기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꿈의 확장을 돕는 손거울은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자의식의 확립과 연관성이 있다. 어머니의 그늘에 있으면서도 독립을 꿈꾸는 소녀의 욕망을 상징하는 거울을 통해 한 작가로서의 욕망에 대한 심리적인 기저를 드러내는 셈이다. 결국 그는 어머니의 한복 만들기를 통해 은밀히 키워온 잠재적인 창작에의 욕구를 현실화하게 됐다. 어머니가 한복을 마름질하는 과거의 상황과 현재에 이루어지는 그의 조형작업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고 보면 그의 작업은 어머니가 지닌 마름질 솜씨의 부활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그의 작업은 단순히 한복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어머니와 나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종의 시공을 뛰어넘는 공동 작업이라고 하면 비약일까. 이렇듯이 한복을 제재로 하는 일련의 작업 이전에는 눈에 보이는 사실, 즉 현실의 소재를 재현하는데 충실했다. 다만 실상에 준하면서도 빛과 음영의 미묘한 대비 및 조화 등 일련의 자의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사실적인 형태이기는 하되 부분적으로 간결하고 단순하게 처리하는 등 그 자신만의 조형적인 질서를 부여, 실제와 조금은 다른 감각적인 표현을 중시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사실에만 반응하는 것은 싱겁다는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사실적인 작업일지라도 그림이란 어차피 실제와는 다른 조형의 세계이기에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 요구된다. 따라서 그는 재현적인 작업일지언정 무언가 다른 조형감각을 구사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실상의 재현에 국한하지 않는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게 됐고, 형식과 더불어 내용을 중시하는 현대적인 방법을 강구하게 됐다. 최근 작업은 내용과 함께 표현방법에 대한 관심으로 시야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기에 유채에서 아크릴로, 그리고 모델링 등으로 재료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표현기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듯이 표현방법 및 새로운 재료에 대한 관심은 이지적인 시각에서 감성적인 시각으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재현적인 형식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기다리고 있는 현대미학과 만나게 되었다. 재현성, 즉 사실적인 묘사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 무한히 펼쳐지는 자율적인 의식의 흐름에 따르는 조형의 세계 그 신천지를 경영하게 된 것이다. 그에게 신천지는 재현성과는 다른 주관적이고 자의적이며 개별적인 조형언어를 전제로 한다. 덧붙여 그 자신의 경험치를 그대로 작업에 이입함으로써 견고한 조형적인 질서를 강구할 수 있었다. 저고리와 치마 그리고 버선은 전통적인 한국의 복식에 준한다. 시대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면서 한복이라는 명칭으로 오늘과 같은 우아하면서도 간결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그는 어머니와의 어린 시절 추억을 반추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가치에 눈을 떴다. 그가 한복의 이미지와 함께 배경에 <청자 포도 동자무늬 표주박모양 주자> 문양을 도입한 것이 그 구체적인 예이다. 전통 도자기인 청자에 상감기법으로 그려진 포도동자문양의 아름다운 구성과 한복이 잘 어우러지리라 판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당초문과 같은 전통적인 문양이 도입되기도 한다. 이는 한복의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덧붙여지는 금박무늬의 역할과 유사하다. 설령 단지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는 의도에서 당초문의 이미지를 차용했다고 할지라도 한복의 금박무늬를 떠올리는 것은 결코 부자연스럽지 않다. 한복이 중심적인 이미지이고 전통문양은 보조적인 역할이기에 그렇다. 비록 현대적인 재료, 현대적인 조형언어 및 어법을 구사하고 있을지라도 그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가치는 전통미와 그 정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시각적인 이해, 즉 한복이 가지고 있는 그 우아한 곡선미에 대한 찬미에 그치지 않고 그 이면의 정서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이는 것 그 안쪽에 존재하는 한국적인 정서에 의탁하려는 것이다. 모래와 같은 질감의 모델링을 사용함으로써 마치 흙벽과 유사한 시각적인 효과를 얻고 있는 것도 전통성과 결부된다. 표현적인 이미지로서의 질감에 그치지 않고 전통적인 가치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모델링에 의한 표현은 마치 흙벽을 바르는 능숙한 흙손의 자국과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로 귀결한다. 장인의 솜씨에 필적하는 기교와 완성도 높은 질감 표현은 장인의 흙손이 지어내는 표정과 다르지 않다. 그러기에 연속적인 곡선의 이미지에 겹쳐지는 모델링의 질감은 조형적인 신뢰감을 높인다. 특히 바람결에 휘날리는 치마의 이미지를 연속적인 곡선의 반복 및 중첩으로 표현하는 것은 조형의 변주에 적합하다. 반복적으로 겹쳐지는 곡선의 이미지를 패턴으로 하여 다양한 이미지를 전개하는 그의 작업이 이미 개별적인 형식에 도달하고 있음이 우연이 아니다. 연속적인 곡선의 패턴만으로도 그의 작업임을 한눈에 인지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전통적인 한복을 소재로 하는 그의 작업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한다. 한복이라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재해석함으로써 전통과 현대가 한 몸으로 용해되는 것이다. |
<작가 약력> |
이 영 애 LEE YOUNG-A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졸업
◆개인전 7회
갤러리 일호, 인사갤러리, 네팔대사관 초대전, 다카사키시티갤러리 초대전
◆부스개인전 3회, 아트페어 6회 및 단체전시 주요 경력
KIAF (코엑스), Affordable Art Fair (Singapore), SOAF (코엑스), Seoul Art Show (코엑스), 인천문화예술회관, 한가람미술관, 가나인사아트센터
대한민국과학축전 '미래를 여는 창의세상' 기획 및 진행 <일산 킨텍스, 3인 공동>
목우회 회원전 및 국내외 단체전 130여회
◆수상 및 심사경력
목우공모미술대전 우수상(서양화부문 최고상) 및 특선2회, 입선2회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2회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서울시립경희궁미술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 및 운영위원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사)목우회, 신작전, 종로미술협회, 성동미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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