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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혜 : 버무려진 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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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도스 기획공모 '동상이몽' 선정작가전

서인혜 버무려진 숨

2016. 8. 10 () ~ 2016. 8. 16 ()

 


붉은 숨, 순지에 혼합재료, 140x73.3cm, 2015

 

 

1.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_서인혜 버무려진 숨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37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전시기간: 2016. 8. 10 () ~ 2016. 8. 16 ()

 

 

2. ‘동상이몽기획공모 내용

 

'동상이몽'은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는 동시대를 겪으며 비슷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저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특히, 다른 어떤 분야보다 예술분야 즉 상상력을 동원하는 예술가들은 남들과는 다른 예민함으로 일상 속에서도 새로운 사유와 형상들을 만들어낸다. 똑같은 현상을 마주하더라도 좀 더 다른 측면에서 해석하고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이러한 습성은 예술가들에게는 필수적인 소양일 지도 모른다. 이처럼 예술은 우리에게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주며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에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다양하게 만든다.

작가 고유의 재료와 기법, 방식에 따라 창조된 작품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에 따라 느껴지는 다양한 감성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새로운 시각적 상상을 펼치게 된다. 이는 작가의 내적상상과 합쳐져 새로운 작품의 의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작가가 의도치 않은 메시지가 전달될 수도 있지만, 이와 같은 작가와 관람객의 동상이몽은 오히려 적극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더 참신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갤러리 도스는 동상이몽'기획 공모전을 통해 작가와 대중 간에 벌어지는 간극을 좁히고 나아가 공감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3. 전시내용

갤러리 도스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자 매년 두 번의 정기 공모를 시행하고 있으며 동상이몽이라는 주제로 2016년 하반기 공모를 진행하였다. 공모에 선정된 작가 여섯 명(정수영, 임승택, 서인혜, 백지은, 강경미, 장우진)의 개인전이 2016720일부터 201696일까지 릴레이 형식으로 펼쳐지게 된다.

<어머니와 김치 그리고 생명력의 구현>

한국 사람이라면 밥상에 김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한국인에게 주식이 되는 쌀밥과 김치는 가장 친숙하고도 전통적인 우리의 식문화이다. 사촌 집에도, 이웃집의 식탁에도 어김없이 올라오는 김치이지만 그 맛은 담그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 모두 다르다. 서인혜 작가는 이토록 다양한 김치의 맛이 이 땅에서 살아간 어머니의 숫자와 비례한다고 말한다.

겨울이 오기 전 어머니들은 집집마다 모여 김장을 한다. 이렇게 담궈진 김치는 독에 담겨 땅에 묻히게 된다. 비가 오고, 햇빛이 드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김치는 숙성되어 간다. 작가는 이 과정이 어머니의 자궁에서 잉태되어 태어나는 생명체의 탄생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는 생각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작가는 김치를 확대하거나 임의로 변형하여 화면에 표현함으로써 생산적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치는 음식이 가지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여성적 상징성과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김치가 내포하는 잉태와 생산의 과정 이후 작가는 김치를 담그는 과정에 있어서 버무리는 행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삶과 죽음, 현존과 부재 사이의 간극, 그 간극 속에 놓인 자신의 인생을 조명하며, 그 안에서 헤매는 모습, 절박감과 고독을 한 데 버무려 작품에 나타내고자 하였다. 또한 대지에서 이루어지는 김치의 숙성 과정을 잉태와 생산에 비유하는 단계를 거쳐 작가 본인의 삶에 대입하는 것을 시도하였다. 매일을 살아가는 동안 흔들리며 성숙되어가는 자신의 모습과 계절을 견디며 숙성되는 김치 사이에서 치열한 생명력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었다.

작가에게 있어서 김치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넘어 어머니의 정성으로 대변되는 감정적 구성물임과 동시에 자신의 삶과 공통분모를 가지는 인지적 구성물의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화면에서 재구성되어진 김치에 내포된 다양한 상징성과 작가 개인의 경험적 요소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4. 전시내용

아마도 세상의 모든 것은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는 동시에 죽어가는 유령적인 주체, 즉 현전과 부재의 경계에서 움직이는 주체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주체인 우리 자신은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끝없는 헤매임의 행위를 통하여 삶을 버무려간다.

절대적 자연의 섭리 가운데 지면의 무게를 버티고 견디는 인간의 생의 의지는 비완결적인 움직임과 흔들림으로 숙성되어간다. 그 가운데 근원적으로 완전한 절대적인 것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오는 피할 수 없는 우울과 상실감은 생의 궁극적 표현과 기록이 된다.

본인은 두 간극 사이에서 오는 결핍, 그로인한 절박한 삶의 충동과 은밀한 열망을 말하고자 한다. 그러나 홀로 외치는 신음은 외로움이다. 해방감과 함께 고독만이 존재하고 남아있다.

본인의 이러한 즉각적이고 긴급한 목소리를 뜨겁게 버무려 전하고자 한다.


버무려진 흐름, 장지에 채색, 34x5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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