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윤상식작가의 개인전
晩火(늦을 만, 불 화)전이 8월30일부터 9월 11일까지 삼청동 공근혜 갤러리에서 전시예정입니다.
이번전시는 라이트브러쉬 기법으로 찍은 사진과 꽃의 싱싱함부터 시들어감을 작품과 동일한 사이즈의 영상으로 전시하였습니다. _ 사진과 영상이 같이 전시됩니다.
작가 윤상식의 <<만화(늦을만, 불 화) >>전시의 내용은 꽃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싱그럽고 아름다운 꽃이 아닌 시들어가는 꽃입니다. 시들어버린 꽃의 정교하고 세밀한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젊음만이 아름다움이 아니고 늙음으로 얻는 더 깉은 아름다움을 내포합니다. 15년간 광고업계에 매진한 그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의 근원을 엿볼 수 있는 ‘꽃과 빛’이라는 대상을 재해석한 작품들로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인 라이트 페인팅과 타임랩스를 이용한 사진전시를 개최합니다.
작가는 시공간의 미묘함을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대상인 꽃에게 투여시키므로 삶과 죽음의 경계 그 간극 속 새롭게 피어나는 정신과 영원성을 극대화 시키고 사진과 영상을 한자리에 설치시키므로 정제된 순간과 재생되는 긴장감을 도모합니다.
작품들은 평범한 대상에게 시간과 빛의 관계, 순간의 다층적 구조의 다양성을 통하여 물질과 비물질의 조화로움을 제시 함으로서새로운 아름다움의 탄생과 그 과정 속 작가의 표현의지를 전달하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晩火(늦을 만, 불 화)전 – 윤. 상. 식.
작가노트
깨우친다는 말,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상대에게 전해져 감응되어 일어나고 황급히 사라진다.
즉 알고 깨우친다는 말은 다시 말해 재 포착하여 체계적으로 언어화하는 일이다. 그 과정 중 의식은 오감과 같은 신체의 반응이며 몸 속 반응들의 조화로움 속에 풍요와 우주관이 내재되어 인간의 삶이 더욱더 견고하게 체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계절이 지나는 시기 화려하고 빛나는 꽃을 바라보며 그들을 나의 눈 안에 담아보는 것이 좋았다. 아침 햇살에 꽃잎 끝에서 젖어 들어오는 빛을 사랑하였고 그 끝에 드리우는 어두움과 같은 어떤 힘이 나의 몸 구석구석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느낌 또한 좋았다.
매일 꽃이 피고 길게 내려 뻗는 줄기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간직하고 기억하려 애쓰며 하나 둘 그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빛을 다자인 하듯 붓끝에 빛을 담아 시간을 채색하고 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을 수 없는 상황과 선택된 시공간 속의 나와 그들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만개한 꽃 꾸러미보다 만개 후 정점을 보낸 꽃들의 시들함은 그리고 나이든 인간의 모습처럼 사기가 허공으로 흩어진 꽃잎과 줄기처럼 마치 매 말라가는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깊게 패인 주름과 같았고 자식들을 양육하며 굽고 굳어버린 등줄기 같아 애달프고 애달팠다.
지금 나는 우리의 생과 닮은 짧지만 긴 꽃들의 삶 앞에 서있다.
그들과의 만남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깨달음과 성찰, 지나온 삶의 반성, 새로운 날의 희망과 뒤섞여버리고 말았다.
나의 꽃은 이미 생을 다하고 말라 버린 지 오래다. 퇴색 된 사물이 되어버린 꽃, 또 다른 심상들과 삶과 죽음의 미묘함이 교차한다. 생을 다하여 꽃을 피우고 지울 때 이토록 아름다운 빛을 보았는가?
삶 속에 죽음이 함께 숨을 쉬며 때때로 교류하듯 미련, 회환, 그리움의 시간의 산물들을 채집하는 과정과 덧없는 행위들은 우리가 시간을 초월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일 것이다.
끝으로, 꽃처럼 활짝 필 나의 딸들과 시들어감에 주눅 들지 않을 나의 친구, 동료들과 언제나 늘 사랑스런 아내, 용기를 주신 한옥란선생님과 공근혜대표님, 그리고 꽃같이 아름다운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