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전시안내
전시제목|畵香萬里 (화향만리)
전시일정|2016년10월21일(금) - 12월18일(일)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김근중, 김선두, 서은경, 신하순, 유근택, 조환
장 소|리빈갤러리 3층 제1전시실, 제2전시실
작 품|18여점
◎리빈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
畵香萬里(화향만리)
2016 리빈갤러리의 畵香萬里(화향만리)는 「이미 통속화 된 삶을 예술적 가치를 가진 이야기(STORY)로 재탄생하라!」는 명제 아래, 우리더러 고치를 자아내는 누에가 되라 합니다.
그건, 처음은 짐작할 순 없지만 끝은 선명하게 및을 발하는 비단이기에 한번쯤은 나설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행위에서 막을 내릴 누에의 퍼포먼스가 우주 공간에서 살과 뼈로 창조되어 한 폭의‘그림’이라는 이야기로 환생하는 순간은,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아 정지되어 버린 온몸의 감각을 여는 전율을 실감케 할 것입니다.
꽃들이 죽지 않도록 꽃을 그린다는 「프리다 칼로(Frida Kahlo:1907~1954)」의 말이 스쳐갑니다. 이 거룩한 言말의 허리를 부여잡고 칼로의 부단한 붓질을 떠올려봅니다. 어쩌면 세상의 꽃들은 칼로의 그림 덕분에 만개하는 희열을 맛보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 결심의 첫 번째가 ‘門문열기’입니다. ‘나’로 시작하여 ‘너’로 번지다가 다시 ‘우리’로, 자연스럽게 예술의 풀물로 스며들게 하는 작업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는 닫힌 것을 여는 시작! 작지만 큰 울림을 동반한 「리빈」으로 하려 합니다.
여기, 어제와 그저께와 별반 다라질 게 없는 일상들이 「리빈」이 힘차게 젓는 풀무질에 꺼졌던 불씨가 화라락 피어나, 그 향기가 만리로 퍼져가는 순간을 어는 누구도 아닌 당신과 함께 맞이하고 싶습니다.
리빈갤러리 관장 안 숙 형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로 63번길 23 리빈갤러리
(48082)
T. 051. 746. 9334
E. livein_gallery@naver.com
◎관람시간
화-토 오전10:00 - 오후06:00
일요일 오전11:00 - 오후05:00
월요일(국경일) 휴관
◎작품 및 작가약력
김 근 중|Kim Keun Joong
꽃세상
김근중
지지고 볶고 사는 세상, 이것이 꽃세상이다.
빼고 더하고 할 것도 없는 바로 이 현실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세상이다.
원래 좋고 나쁨이란 없다.
다만 좋고 나쁘다는 생각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들이 있는 그대로 보는
바로 이순간이 꽃세상이다.
1955년 충남 예산 출생
학력
대만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18회
국제갤러리, 켄지다끼갤러리, 동산방화랑, 통인옥션갤러리 등
그룹전
제6회 한⦁독교류전 (독일)
기운Dream드림 (광주시립미술관 상록관, 광주)
九境展 (북경, 중국)
경기도 힘전 (경기도 미술관, 안산)
KIAF 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문화유전인자 (북경, 중국)
그 외 수백회
현재
가천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교수
김 선 두 |Kim Sun Doo
별을 보여드립니다 - 가락동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땅에선 만날 수 없는 황홀하고 거대한 풍경이다. 별은 일단 서정이다. 각박한 세상에서 놓치고 잃어버린 서정을 돌려준다. 별이 서정인 이유는 바탕에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 보는 별들은 어둠 안에서 만나기에 몽롱하고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깊은 어둠은 우리를 근원으로 회귀하게 만들고 다시 뿌리를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은 현실의 꿈을 쫓아가면서 만난 상처나 피로를 별을 보면서 씻어내고 위안 받는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은 아픔을 잊고 다시 꿈꾸게 하는 그런 아련함이 있다.
별의 메타포는 꿈이다. 현실이 팍팍할 때 우리는 꿈을 꾼다. 낮의 맑은 하늘엔 별이 분명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 소중한 가치를 지닌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낮별은 현상에 가려진 본질이다. 살아가면서 꿈을 이루기가 어렵다하여 꿈꾸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 현실에서의 꿈꾸기란 밤에 꾸는 초현실적인 몽롱한 것이 아니라 밝은 대낮의 치열한 꿈꾸기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욕망의 토대 위에 이루고 싶은 것, 갖고 싶은 어떤 것들에 대한 크고 작은 수많은 꿈을 꾼다. 어떤 꿈은 이루어지고 어떤 꿈은 좌절된다. 어쩌면 진정한 꿈꾸기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있다. 꿈을 이루는 것보다 꿈꾸는 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둘 때 우리는 행복해 진다. 이 지점에 우리의 진정한 삶의 의미가 자리하고 우리네 삶의 비의가 담겨있다. <별을 보여드립니다-가락동>은 어수선한 내면을 지닌 자가 시골과 서울의 경계인 변두리에서의 꿈꾸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밤에 꾸는 꿈이 아니라 낮꿈이다.
김선두
1958년 전남 장흥 출생
학력
1982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1984 중앙대학교 대학원 졸업
개인전 18회
2016 마음에 그림 걸기 (서울예술문화재단 갤러리, 서울)
2015 바보전 (복합문화공간 에무갤러리)
2015 당대수묵전 (학고재갤러리, 서울)
2014 고원의 기억과 힐링전 (삼탄아트마인, 정선)
2013 강진, 숨결 (신세계갤러리, 광주)
풍죽전 (국립박물관, 광주)
실크로드전-경주에서 이스탄불까지 대구 (MBC갤러리, 대구)
2012 한국의 그림 - 매너에 관하여 (하이트 콜렉션)
드로잉 다이어리 신세계 갤러리)
동물 농장 (스페이스 K)
남도 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 진도 소리 (신세계 갤러리)
평화미술전 (아트 플랫폼, 인천)
2011 미인도 (한국문화원, 워싱턴)
21& 그들의 시간들 (금호 미술관, 서울)
2010 겹의 미학전 (인더박스갤러리)
Celadon Art Project - 강진에서 청자를 만나다(청자박물관, 강진)
수상
1984 제 7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 (중앙일보)
1992 제 12회 석남미술상 수상 (석남미술재단)
2004 제 3회 부일미술대상 수상 (부산일보)
2009 제 2회 김흥수 우리미술상 수상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조직위원회)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 교수
서 은 경|Seo Eun Kyeong
본인의 작업을 형태적 연구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국화의 전통기법을 기본으로 서양회화의 방법을 끌어들여 자유롭게 융합적인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서양회화의 오브제 가운데 콜라주 기법을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콜라주 표현의 재료는 주 필름을 이용한 판박이 기법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그 예로 다양한 매체로 풍부한 질감의 그라운드를 표현한 후 한지 콜라주와 함께 판박이 기법을 사용하고, 자유로운 드로잉 선으로 꽃잎과 수술을 나타내어 다이나믹한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작품의 내면적 기재인 ‘일상성’은 현대인들의 도시적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이런 일상성을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고유의 기법으로 자연과 꽃의 은유적 표현으로 형상화 하고 있다. 일상성을 자연에 비유함으로써 자연으로부터 느끼는 겸허한 생활 방식과 태도를 은유할 뿐 아니라 꽃을 단순화 시키고 그 의미를 확장시키면서 일상성과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본인의 작업에 나타나는 꽃은 생명성과 함께 그 형태의 아름다움이 있어 인간과 자연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이다. 꽃의 상징이나 은유를 통하여 자연의 생명성과 함께 인간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사랑 등과 같은 인간의 감정을 내재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일상성을 비유한 꽃의 다양한 표현과 자연의 은유적 표현은 현대 미술과 전통적 회화를 융합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1965년 부산 출생
학력
2008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박사
1991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1989 신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1990~ 개인전 32회
단체전
1988~ 단체전 및 기획전 다수참여
작품소장
부산시립미술관, 국립 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오스트레일리아 영사관 (외교통상부),
함부르크 영사관 (외교통상부), 부산의료원, 나눔과 행복병원 (해운대/동래), 부산MBC,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상명대학교 박물관
현재
신라대학교 디자인⦁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부산시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 부산시청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신 하 순 |Shin Ha soon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의 리듬을 찾고, 호흡을 이어주는 생명의 연장과도 같은 유희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요 기쁨이다.”
오늘하루, 그림일기, 기억의 수평, 기억의 유람기, 기억의 유희...
하루에 대한 기록으로서 오늘을 그린다는 것, 나의 주변 환경과 가족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그것을 화면에 기록한다.
하루의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일은 이제 매우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다.
하루 중에는 많은 일이 전개된다.
그 중에서 선택을 한다. 무엇이 나에게는 의미가 있을까 ? 의미가 없는 작은 화분, 아이들에게 버려진 장남감들, 새롭게 전개되는 일상들, 수많은 표정과 감성의 오묘한 의미들, 작은 어항에서 노니는 노란 물고기, 눈에 비쳐진 모든 것들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순간이다. 모니터에 보여지는 새로운 정보, 항상 엄청난 사건과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나날속에서도 우리는 선택 되어진 그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쉽게 잊지 않고 일상을 살아간다.
보여지는 세상의 작은 일들이 선택되어 진다.
기억의 공간에서 새롭고 정겨운 의미로... 회화적 의미로... 창의적 모색의 장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현실을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로 보여지게 될 것이다.
1965년 충북 단양 출생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독일 슈트트가르트 국립미술대학 Aufbaustudium 회화전공 졸업
개인전
2010 신하순-기억이 흐르는 풍경 (한전아트플라자갤러리, 서울)
2008 신하순-기억의 유람기 (한전아트플라자갤러리, 서울)
2006 신하순-기억의 유희 (월전미술관, 서울)
2005 신하순, 기억의 수평-부산 (갤러리아트사이드, 서울)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유 근 택|Yoo Geun Taek
유근택의 회화가 가진 또 한 가지 평범하지 않은 수법을 이야기해 두고자 한다. 2007년 무렵부터였을까, 그가 그린 실내 그림에는 꽃과 수목 등의 모티프가 하나의 층을 이루며 공중에 부유하는 모양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 부유하는 사물의 층을 통과하여 예전과 다름없는 조밀한 붓질로 그려낸 실내 정경이 그럭저럭한 선명함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명백히 두 개의 회화공간이 층(layer)을 겹쳐가며 공존하고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기법은 돌발적으로 생겨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프란시스 피카비아(Francis Picabia)의 더블 이미지 기법을 일반화한 요즘 유행하는 양식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유근택은 매우 이른 시기부터 잔잔하고 평온한 관목림과 멀리 보이는 도회 풍경을 다루면서 때때로 거기에 의미를 알기 힘든 연기와 불 같은 모티프를 군데군데 집어넣어 조용한 연못과 침대 위에 물보라(스프래시)를 튀겼던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기와 물보라에 해당하는 것이 비치는 막으로 정리되어 회화 공간 앞에 등장했을 때, 즉 2007년 무렵부터 이렇게 두 층으로 나누어진 회화가 생겨났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들 작품은 진홍색 장미나 푸르른 상록수의 장막이 어디에나 있을법한 빤한 주거 공간의 분위기를 침범하여 윤기와 생명력 넘치는 상황을 발휘하며, 보는 이가 흔히 가질 수 있는 회화에 대한 나태한 호기심을 격렬히 뒤흔든다. 그리하여 회화를 본다는 행위, 아니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예술작품을 본다는 행위에 전에 없이 복잡한 엄숙함과 즐거움을 부추긴다. 그 그림에는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현실이 서로를 비판하면서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현실이 또 다른 현실의 비판에 처해진다는 것은 생성하고 변화하는 세계의 실상이어서, 단지 범용한 예술과 완고한 법률만이 유일한 현실이라는 환상을 절대시하는 과오를 범하기 쉽다. 그렇지만 진정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라면 거기에는 몇 개의 현실이라도 서로 비판하고 각축함으로서 내실에는 보다 시끄러운 싸움을 품고 있는 법이다. 물론 단지 혼란만이라면 예술이 될 수는 없다. 예지력을 갖춘 예술가가 만들어내는 뛰어난 작품은 그 런 소란을 두세 개의 서로 모순되는 현실이 서로를 부정하는 장(場)으로 정리하여 제시할 것이다. 게으른 예술애호자 이상의 감식안을 갖춘 관객은 눈앞에서 서로를 부정하면서 존재하는 복수의 현실의 어느 한쪽 편에 감정이입하지는 않는다. 그런 관객은 틀림없이 그 복수의 현실이 서로를 부정하는 관계의 틈, 즉 층간의 공허 속에서 사람의 지혜란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가 비춰 내려옴을 감지하고, 예술만이 줄 수 있는 전율을 느낄 터이다. 훌륭한 예술작품은 항상 그러한 다층의 현실(리얼리티)을 서로 비판하고 부정하는 구조를 내포하고 있지만 뒤가 비치는 장막을 사용한 유근택의 작품만큼 그런 구조를 대담하고 확신적으로 제시하고 또한 성공했던(다시 말해 도식화될 위험을 피한) 사례는 흔치 않을 것이다.
OCI끝없는내일by미네무라_토시아키(부분)
1965년 충남 아산 출생
학력
1997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1988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6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 (부산)
2015 Force 갤러리 (베이징, 중국)
2014 OCI미술관 (서울)
2012 현대갤러리 (서울)
2009 사비나미술관 (서울)
2008 21+YO갤러리 (동경, 일본)
2007 동산방화랑 (서울)
동풍전-관훈갤러리 (서울)
2000 석남미술상 수상기념전-모란갤러리 (서울)
1999 원서갤러리 (서울)
1994 금호갤러리 (서울)
1991 관훈미술관 (서울)
수상
2000 석남미술상
2003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9 하종현미술상
작품소장
화이트래빗컬랙션, 챙두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모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하나은행 (서을), 리움삼성미술관, 소마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성신여대박물관, 전등사, 금호미술관, OCI미술관, 중국서안외교관,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조 환|Cho Hwan
철판을 자르고 불을 다스려 형상을 구축해 나가는 나의 작업은 그 자체가 둔중하고 질박하다. 재료 자체의 물성도 그러하기도 하지만 작업 자체가 지향하는 본질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철판은 인간의 의지에 순응하는 유약한 것이 아니라 거칠고 강한 물성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재료이다. 비록 장르의 해체가 보편화된 것이 현실이라고 하지만 나의 본령이 한국화에 있음을 상기할 때 이는 분명 이질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재료의 선택과 운용에 대한 해설이 바로 작가의 작업을 이해하는 첩경일 것이다.
철판을 자르고 이어 붙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형상을 구축한다. 철로 이루어진 형상은 느리고 무겁지만 은근하면서도 거침없는 기세를 지니고 있다. 마치 날 없는 쟁기로 마르고 거친 밭을 갈아엎듯이 거칠지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는 둔중한 기세는 사뭇 심중하고 침착하다. 그것은 속도감으로 전해지는 물리적인 기세보다 무게와 깊이로 전해지는 물질적인 기운이 강하다. 비록 철이라는 물질로 대체되고 있지만 이는 분명 지필묵으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운필의 심미에서 비롯된 것임이 역력하다. 운필의 핵심은 필선에 있으며, 필선은 근본적으로 작가의 호흡을 반영한다. 전통적인 감상체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표출되는 다양한 내용들을 통해 선의 심미는 물론 본인의 인품이나 덕성, 교양이나 학문 등까지도 읽어내었다. 그러나 철이라는 억센 개성을 지닌 재료를 차용함으로써 이러한 단서들을 은폐하고 있다. 분명 작가의 작의와 철과 불이 이루어내는 무작위가 어우러지며 형상을 구축하지만, 그것의 본질은 일반적인 필선의 묘미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것은 숨김과 드러냄이라는 상대적인 가치의 역설적인 조합이다. 그러하기에 이미지는 모호하지만 분명하고, 구체적이지만 아련하다. 어쩌면 철이라는 억세고 강한 물성을 지닌 재료를 내세워 자신의 호흡을 숨기고, 자신의 작위를 감추는 역설을 통해 필획의 또 다른 표정, 조형의 새로운 공간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마치 서예에서의 필획을 연상케 하는 단순화된 선의 조합은 산(山)의 모양을 드러내기도 하고, 또 때에 따라서는 대나무를 형상화하기도 한다. 그것은 정녕 일정한 두께와 무게를 지닌 입체적인 것이지만 단순화되고 개괄적인 처리를 거쳐 오히려 평면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구축되어진 형상의 윤곽을 타고 흐르는 것은 무수한 가변의 요소들이다. 그것은 기계적이고 작위적인 내용들을 무작위적인 것으로 환원한 흔적들이다. 때로는 이러한 부분에서 모필의 독특한 심미를 발견할 수도 있고, 또 불의 세례를 통해 표출되는 자연의 한 양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철이라는 강한 물성을 통해 분명한 형태를 확보하고 있지만,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환원의 과정을 통해 작가 자신의 몫이 아닌 자연의 표정을 수렴해 낸다. 작가는 분명 작위 하지만 그 내용을 고집하지 않고, 무작위한 듯 하지만 이를 수렴해 형상으로 표출함으로써 자신을 반영해 낸다. 숨김과 드러냄, 작위와 무작위의 변증적인 조합인 셈이다.
1958년 부산 출생
개인전 14회
2015 한원미술관 (서울)
2014 학고재갤러리 (서울)
SK Echo Hub (성남)
(서울, 부산, 뉴욕, 홍콩)
단체전
2016 환영의 시간 (일우스테이스)
사군자-다시피우다 (포스코미술관)
2015 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 (서울역284)
한국화 소장품 특별전, 멈추고 보다 (국립현대미술관)
2014 음풍농월전 (이천시립미술관)
사유로서의 형식-드로이의 재발견展 (뮤지움 산)
공명의 시간 (제주도립미술관)
그 외 200여회
현재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