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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사진전 : 남도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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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설명 |

롯데갤러리에서는 특별기획으로 40년간 남도의 현장을 담아낸 사진기자로서 기록의 의미, 그리고 보도사진의 가치를 증명해온 나경택(전, 연합뉴스 광주전남지사장/부국장)의 기록사진들을 선보인다. 2016 광주비엔날레 기념전시로도 선정된 이번 자리는 2007년 2월, 나경택의 저서 <앵글과 눈동자> 출간 기념회 후 10년 만의 전시이며, 익히 공개된 역사적 사건 중심의 결과물이 아닌, 197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 삶터의 모습을 체감할 수 있는, 생활사 위주의 기록사진이 전시된다. 기존의 출간 기념전시 때 나온 작품 외에는 대부분이 미공개 사진으로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사진은 포토저널리즘(Photojournalism)이라는 개념을 파생시킬 정도로 공적인 힘을 수반한다. 역사의 기록이자 서술인 신문에 등장하는 보도사진은 일반 사진과 유사하게 사실성을 지니지만, 그 주체, 즉 사진기자의 가치관과 시대를 바라보는 쟁점 및 주제의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보여준다. 단순히 사실 보도를 넘어선 ‘고발’이 되는가 하면, 정보를 접하는 이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나경택 사진전>은 그러한 보도사진의 영향력을 유감없이 증명한 언론인의 기록을 공개하는 장이다. 지난 2011년, 5.18 광주민중항쟁 기록사진(흑백필름 2,017컷)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지정되어, 더욱 그 역사적 가치를 실감케 한 나경택의 기록물은 기자의 진실보도와 보도사진의 영향성이라는 부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금번에 전시되는 80여 컷의 보도사진은 단순히 현장의 단면으로 보이나 그 안에는 항상 시대가 있으며, 당대의 감성이 자리한다. 공설운동장에서 대규모로 치러진 고교생들의 교련대회, “형님은 짧은 머리, 언니는 긴 치마”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서있는 어린이들, ‘승공(勝共)’이라는 문구가 선명한 섬마을 등굣길의 바위, 막걸리가 오가거나 혹은 유원지 속 유흥으로 점철된 부산스러운 선거운동 모습, 일명 춤바람으로 검거된 유부남과 가정주부들까지, 과거의 사회상이 프레임 곳곳에 배어 있다. 이와 함께, 1989년 남부지방 최악의 홍수 당시, 국방부의 대규모 병력 투입을 이끌어낸 수해현장 사진은 기자로서 현장을 대하는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남도연가 南道戀歌>라는 주제로 선보여지는 본 전시를 위해 나경택 선생은 보관하고 있던 2,000여 컷의 필름을 제공했다. 보통, 사진과 함께 기사 송고가 끝나면 채 정리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것이 필름인 것을 감안할 때, 그 보관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우수했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제시된 그의 보도사진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이었는지에 대해 새삼 재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불어 사진의 면면에서, 급박하게 돌아간 우리 현대사의 변화무쌍한 모습들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시간의 증인’으로서 살아감의 다양한 모습들을 놓치지 않고 면밀히 기록해두고자 했던 대기자(大記者)의 열정에서 동시대를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최연하 사진비평가는 이번 전시를 두고 “이제까지 지역의,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의 소실되어 가는 사진앨범에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역사의 선명한 기억의 장소에 불려오는 일은 희박한 일이었다. 그동안 개인, 지역, 공동체를 사진으로 기록해 온 나경택은 이번 전시에서 삶과 역사를 낱낱이 기록하는 장치이자 기억예술로서의 사진의 가능성을 환기하고 있다”라고 평하며 “나경택이 지난 40여 년 동안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는 민속과 문화, 인물을 기록한 사진들로 이뤄진 이 전시는 지역다큐멘터리의 귀한 업적이라 할 만하다. 특히 개인과 이웃, 마을 공동체에 대한 기록은, 우리나라처럼 과거의 자취가 빠르게 사라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중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나경택의 기록사진의 가치를 서술했다.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언제나 ‘현장’에서 치열한 언론인으로 살아온 나경택 선생의 이번 전시에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연가’가 함께하기를 기원하며, 저마다 시간 속에 잊혀져 채 기억하지 못한 소중한 삶의 단편들을 상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주요 작품 이미지 |

5.18 당시 취재를 하고 있던 나경택 기자(좌측)


집회현장을 취재 중인 나경택 기자

故 아산 조방원 화백, 1979년

댕기마을,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1974년 1월 6일..

밝은 사회 이룩하자, 197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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