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3 ~ 2016-11-13
062.613.7100
1992년 개관한 광주시립미술관은 2002년 미국 뉴욕 퀸스미술관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계 주요미술관과 교류협약을 체결하고 국제교류전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최되는 <한국·대만현대미술>전은 타이페이시립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한국과 대만의 현대미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써, 참여 작가는 물론 미술관, 도시 간 교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가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했던 광주시와 2017년 개최 예정 도시인 타이페이시 간 문화교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과학 기술을 접목시켜 영상 및 오디오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과 여전히 붓과 칼을 이용해 칠하고 오려내면서 아날로그적 방법을 그대로 고수한 8명의 한국 작가들이 창의적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들을 출품해준 대만작가들과 함께한다.
붓 대신에 자신의 몸을 이용해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인간의 심리를 표현하는 김광철 작가, “소리란 무엇이며, 볼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답을 찾고자하는 김기철 작가, 어릴 적 사슴뿔을 보면서 끝없이 자라나는 나뭇가지를 상상했던 동심을 표현한 김명범 작가, ‘물 위에 그림 그리기’라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통해 현상과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한 나현 작가, 상상을 현실로 가능케 하는 영상작품을 통해 쉼과 사유의 장을 제공하고자한 박상화 작가,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을 ‘나는 닭’으로 표현한 성태훈 작가, 먼저 밤하늘의 별이 된 누이를 위해 종이 조각을 시작한 신호윤 작가, 버려진 골판지를 줍는 등이 굽은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인간의 모습을 재발견한 양나희 작가.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통해 창의적 상상력을 발현시키고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 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간이 위대할 수 있는 이유는 타인을 배려하고 감동시킬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가 단순히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을 넘어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작가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까지도 감상자들에게 전달하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
임종영(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김광철, 육체동력기관 스무개의 담배-더 필름 / 김기철, Contact / 김명범, Untitled
나 현, 경기도미술관에서 / 박상화, 무등판타지아 / 성태훈, 길을 묻는다
신호윤, 군도 섬 002-1 / 양나희, 밤의 연가
푸른 하늘 아래에서: 기쁨과 불편함 사이에서의 삶
조시아오(타이페이시립미술관 시니어큐레이터)
오랫동안 인류는 기술을 이용해 가치를 창출해왔고, 그 가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활동은 인간의 스케일을 벗어나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불러일으켰다: 온실효과가 열대림들을 서서히 사라지게 만들고 있고, 빙하를 녹이고 있다. 토양, 바다와 대기의 파괴는 생태계에 대한 유례없는 공격으로 이어졌다.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인간을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인간이 야기한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다. 기술과 그것의 산업에의 적용에서 비롯된 이런 많은 문제들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로 하여금 힘을 모아 전 지구의 환경에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변화들에 대응을 시도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불과 지난 몇 해 동안에 인류는 의학에서부터 금융, 제조업, 군사, 항공우주와 대량소비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면들에 영향을 미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정보화 네트워크들과 기타 디지털 기술들을 만들며 정보화 경제를 만들어냈다. 만약에 인류가 기계들과 노동의 기회를 나눠 가져야 하고, 심지어 기계들과 대화까지 해야 한다면 과연 우리에게 고주파 알고리즘들로 이룩한 그런 집단적 경제 존재와 대결하고 그것을 조종할 능력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디지털 기술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인류는 기술의 구조로 구성된 세상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킬 힘을 잃게 될까? 그보다도 더 복잡하고 의문인 차원은 인류가 기술이라는 약을 먹고 나서부터 우리의 역할이 창조자에서 파괴자로 변했다는 것이다.
마치 신들의 저주로 인해 영원히 똑같은 일을 반복하게 된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처럼 인간의 욕망은 결국에 우리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위기로 한 발짝, 한 발짝 이끌었다. “미지의 미래를 상상하기,” “관계성,” “믿음”과 “정신성”의 네 주제를 탐구하며 이번 전시는 우리가 만들어낸 지능적 기술과 우리 스스로 대면하며 인류가 처한 상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자세히 조사하고자 한다. 급진적인 기술의 우리 시대에 숨겨진 인간적인 가치들은 결국 어떤 것들일까? 이번 전시는 대만과 한국의 작가들이 힘을 모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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