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두인은 이전 개관전으로 최수인, 김근영 작가의 《뜻밖의 풍경(Unexpected Scene)》전을 개최한다. 이번 2인전은 풍경 회화를 중심으로 독특한 주제와 화법을 구축해 나가는 신진 작가에 초점을 맞춰 준비되었다. 전시는 준비 기간을 두고 새롭게 제작한 다수의 신작이 포함되며, 작가로의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두 작가의 작업은 내가 속한 환경 혹은 처한 상황을 바탕으로 시나리오와 무대가 펼쳐지는 극적 요소와장치를 갖는다. 이러한 서정적인 상상이 최수인의 작업에서 추리적이고 역동적으로 전개된다면, 김근영은 고요하고 정연하게 구체화한다. 그림은 관찰자의 시선을 전제로작가가 연출한 형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거나 해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며 감상의 과정을 겪는다. 두작가의 다른 풍경을 넘나들며 아름답고도 낯선 묘한 감정의 전이는 감상의 즐거움을 더한다.
최수인의 작업은, 초기작과 신작을 고루 조명하여 작업의 변화를 살핀다.초기 깊고 구체적이며 촘촘해 보이는 작업 방식은 색을 더하며 넓고 강렬한 기운을 갖는다. 추상적인형상은 마치 이동의 순간을 포착하거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흘리는듯하다. 최수인은 자신과 주변 관계를통해,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의 태도와 그로 인해 순간의 혼란이 발생하는 감정관계에 집중한다. 작업은 외부의 어떤 ‘응시’가있다는 가정에 따라 방어기제를 만드는 주체의 모습, 즉 작가의 심리적 모델과 이들을 감싸는 가혹한, 작위적 풍경을 가시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캔버스 화면은 자유로운무대가 되고 그 안에는자신을 희생양으로 자처하는 주체 간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주체가 만들어가는 모습을놀리듯이 드러내 주는 익살꾼의 모습도 보인다. 익살꾼은 늘 ‘응시’한다. 그는 외부에 존재하는 불분명한 입장의 ‘무엇’으로서 주체를 응시하며 그 자리에 남을 수 있다. 익살꾼과 주체는 점점 동물화되어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림 속세계 안의 주체는 응시의 대상이 되고 동시에 주체가 된다.
김근영의 그림은, 평화롭고 조용한 안식의 공간이다. 지금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곳, 진정한 정신적 쉼에 대한 이상향이 작업의 중심이 된다. 작가는 외지인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의 풍경과 그곳의 사람을 접하면서 ‘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육체적 휴식이 아닌 진정한 마음의 쉼, 정신의 쉼을 찾기 위해 그곳의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장면을 더해나간다. 그림에서 반복되고 있는 자연은 살아있는 존재, 생명력 있는 존재이다. 잎이 울창한 나무, 잘 다듬어진 나무, 열대식물과 이끼식물, 사계절 푸른 소나무와 희귀하게 생긴 식물들, 동물들 이 모두가 해당된다. 진정한 쉼이 있는 곳으로써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자, 공간으로서 존재하기위해 유리처럼 보이는 상자, 틀을 만든다. 이 틀, 이 공간에서만큼은 정말로 쉴 수 있고 생명력이 있는 공간을 구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설정된다. 여러 시·공간 속의 자연을 불러와 완전한 쉼의 공간을 만들고 진정한쉼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