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1 ~ 2017-03-08
한승훈
02-736-1054
Time to Blossom - 세상을 담은 고요한 눈
크고 맑은 눈망울을 지닌 얼굴, 새침한 표정과 수줍은 미소는 한승훈 작가의 작품을 어우르는 상징적인 요소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들을 지닌 하얀 얼굴의 소녀들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고, 작품 속 인물의 눈망울에 숨겨진 호기심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아트팩토리에서는 현대인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다독이며<Time to Blossom>이라는 주제로 평안과 안정을 소망하는 한승훈 작가의 5회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배경에 꽃과 구름이 드리운 작품들도 등장하며 개별적 내레이션의 이상적 조응을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의 작업을 보면 작품 하나하나에 세상이 담긴 눈이 고요하게 빛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 어린 표정과 반대되는 외로운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는 것 또한 전시의 의미를 덧댄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적 회복에 대한 노력은 단순히 감성적으로 감상될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가벼운 소재라도 다루기에 따라 묵직한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한승훈의 작업은 보다 나은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면서 비롯되었다. 현대사회를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며 누구나 그의 작품처럼 행복할 수 있고 예술이 보다 친밀하게 다가와 아름답게 연출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도 그럴 듯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공허, 적막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작가는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작가는 이러한 부분에서 ‘이러한 사회 배경에서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을 그려봄은 어떨까?’에서 시작되어 ‘당신의 영혼과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질문한다.
그 귀여운 얼굴 뒤에 숨겨진 현대인들의 고독을 표현했던 작가의 이야기들은 점차 발전하여 인간의 존재의 화두로 심화되었다. 화면은 조금 더 화려하게 장식되었고, 간간히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꽃, 왕관, 귀걸이 등은 예쁘지만 금방 사라질 수도 있는 아름다운 조형요소이다. 또한, 단색으로 배경처리를 하며 깔끔함을 자아내고, 때론 도시를 빛내는 조명과 거리가 등장하기로 한다. 꽃과 구름이 드리운 작품들도 등장하는데, 보다 화려하고 밝은 느낌이 두드러진다. 이렇듯 작가는 커다랗고 반짝이는 눈동자를 그리며 순수한 표정을 그려내지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쓸쓸하고 고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지닌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전시의 주된 전시주제였던 <The Emptiness>, <Fill the Emptiness>와 같이 인간의 공허함을 채우는 것에 주력했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배경(공간)과 이미지 간의 관계를 이완시키고 전시명<Time to Blossom>, 봄의 시작을 알리듯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어떤 새로움과 그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 이전 작품들을 찾아보고 작가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승훈의 작업들은 분명 가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작품을 보면서 보다 깊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발전 된 의미를 찾으려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한승훈에게는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숙명적인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들을 예술적 화두로 삼고 있는 한승훈에게 인간에 대한 탐구는 필연적인 과정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따스한 숨결을 필요로 함을 느끼면서 살아가고자한다. 이번 전시로 아주 견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찾아내기를 바란다. 한승훈 작가는 일상적인 공간에 우리들의 삶을 반영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작품에 나오는 순수한 아우라를 가진 모습들을 통해 잘 풀어내고 있다. 전시된 그의 작품들은 이렇게 현실과의 관계를 맺어가며 생명을 얻게 되었고, 비로소 작품은 관객의 눈과 마음을 통해 완성될 것이다. ■ 문예슬(아트팩토리 큐레이터)
작품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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