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작가
2017-02-22 ~ 2017-04-30
ISAAC JULIEN 아이작 줄리앙
유료
02-6929-4470
■ 전시소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2017년 새해첫 전시로 영국 출신의 작가 아이작 줄리언의 개인전 <아이작 줄리언 : 플레이타임>을 개최한다. “2017-18한 ∙ 영 상호 교류의 해” 첫 번째 전시 사업의일환으로 열리는 만큼 더욱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설치 작가이자영화 감독인 아이작 줄리언은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낭독 공연 <‘자본론’ 오라토리오 KAPITAL Oratorio>로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위기의 현실을 예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2004년 부산비엔날레와 2008년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2011년 아틀리에 에르메스 전시를 통해 멀티스크린 영상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등,영화와 현대미술 사이를 오가며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해왔다.
아이작 줄리언은 미국의 더그 에이트킨, 중국의 양푸동과 더불어 가장 독특한 다채널 필름 설치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몰입의 시학(immersive poetics)을 창출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선형적내러티브 구조의 해체를 시도하는 복합적 스크린 배치 방식은 관객들에게 이미지를 지각하거나 그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서 영화 관람과는 완전히다른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탈식민주의, 글로벌 자본주의, 이산과 이주 그리고 인종 및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등을 소재로 삼았던 아이작 줄리언의 작업은 트럼프 집권 이후 도래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대비하여 그 시의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아이작 줄리언의 본격적인 국내최초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전시 표제를 이루는 핵심 작품인 7채널 영상 설치 작업 <플레이타임 Playtime>(2014)을 위시하여, <자본론 KAPITAL>(2013) 그리고 <레오파드 The Leopard>(2007)의 세 작품으로 구성된다.
아이작 줄리언, <ECLIPSE (Playtime)>, Endura Ultra Photograph, 160 x 240 cm, 2013
ⓒ 아이작 줄리언,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런던)
<플레이타임 Playtime>(2014)은 이번 개인전의 핵심을 관통하는 작품으로서, 작품제목은 프랑스의 영화감독 쟈크 타티의 <플레이타임 Playtime>(1967)에서차용했다. 쟈크 타티의 영화가 초현대적 파리의 도시적 삶의 묘사를 통해 자본주의의 미래를 예언했다면, 아이작 줄리언의 작업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한 21세기 심미적번역판이다. 이 작업에서 아이작 줄리언은 자본주의의 과잉과 실패 그리고 이런 본질적 모순을 반영한 미술계를해부하며 정보와 노동 그리고 돈의 비물질적 흐름에 대해 가시적 형태를 부여한다.
총 런닝 타임 67분의 이 작업은 런던의 헤지펀드매니저(배우 제임스 프랭코 분), 아이슬랜드 레이캬비크의작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킹덤 오브 헤븐>의잉그바르 에거트 지그로손 분) 그리고 두바이의 필리핀 출신 가정부(박찬욱감독의 영화 <박쥐>의 메르세데스 카브럴 분) 이렇게 세 명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위의세 인물 이외에도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미술작품 경매사 시몬 드 퓌리가 직접 출연하고 그와 인터뷰를 하는 리포터 역할로 <화양연화>의 장만옥이 등장한다.
이 영화의 특징은 등장 인물들의 시선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동경하는 눈초리로 도시, 초현대적 건축물 그리고예술작품 등의 사물들을 물신주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제임스 프랭코는 미술작품의 시장가격은 예술적 가치와무관하다고 설명한다. 시몬 드 퓌리는 2008년 재정위기이후 오히려 미술시장은 역설적으로 기하급수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본국에 세 아이를어머니에게 맡기고 두바이로 취업 이주한 필리핀 가정부는 가족에게 송금하기 위해 악착스럽게 일하고 있지만, 고용주의비인간적 처우와 고통스러운 노동 조건에 대해 증언한다. 아이작 줄리언의 이 작업은 기존 영화사 속의다양한 장면들과 촬영 기법들을 인용 혹은 전유하면서 모든 에피소드들을 관통하고 있는 중심 주제로 ‘자본’을 설정하고 있다. 때문에 ‘자본’은 이 영화에서 일종의 맥거핀(MacGuffin) 역할을 수행한다고볼 수 있다.
플랫폼-엘의 지하2층 라이브홀에 7개의 초대형 스크린과 함께 설치될 이 작품은 본 공간만의건축 음향 시설과 높은 층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다른 어떤 미술관에서도 기대할 수 없는 장소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7개 스크린 필름 설치 방식 못지않게 구현의난이도가 높은 또 다른 작업은 문화적 번역의 일이었다. 7개의 스크린에 교차하며 등장하는 주인공들의모든 대사를 한글 자막 처리하여 관객들은 ‘스크린의 숲’ 사이를 이동해가며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1 PLAYTIME 2014, 70분
2 KAPITAL 2013, 31분
3 The Leopard 2007,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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