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17-02-03 ~ 2017-02-17
이진아, 김정희
무료
02-3477-7727
김정희 작가는 이름도 없고 주인도 없이 방치되어있던 골동품들과 사물들을 직접 사진을 찍고 콜라주하여 세상으로 끌어내고 서로 어울리게 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태어날 때부터는 존재가치를 부여받기위해 이 세상에 나왔지만 인간의 삶처럼 경쟁과 관심에 도태되어있는 존재들에 주목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들을 특수한 공간 안에 정적인 느낌으로 배치하되 동적인 이미지를 삽입시켜 미묘한 위기감을 나타낸다. 사물에 영혼이 있다는 작가의 믿음은 사물들의 의인화를 통해 엉뚱하고 재치 있는 주제부를 만들어냈다. 그 주제부가 드러내는 ‘무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이 작품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무명한 존재들의 영혼이 관객을 미래의 좋은 세계로 인도하고 위로해 준다는 느낌을 작품에 나타내기 위해 작가는 꼭두각시 인형이나 희귀한 식물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며 인간사를 사물에 빗대어 긍정적인 은유로 비틀기도 한다. 다소 특이하고 초월적인 동시에 해학적인 사물들이 서로 뒤섞여 표현된, 일상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풍경을 통해 경쟁 사회 속에서 보다 인정받기 위해 하루하루 분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위로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 김정희 작가노트 중
이진아가 바라보는 풍경은 산새 좋은 명소의 멋진 풍경도, 숭고함이 느껴지는 대자연의 신비로움도 아니다. 작가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바라보는 소소한 풍경들, 하늘과 바람, 비와 같은 자연적인 풍경과 화분, 게임의 화면, 지하철 차창의 움직임과 같이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을 기억해내고자 한다. 작가는 자신의 시지각에 맺힌 이러한 풍경들을 떠올리며 평온한 일상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낸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풍경들을 떠올리기를 원한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하나의 풍경을 바라보는 인간 개개인이 느낄 수 있는 정서적 공통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의 시원함과 따스함을 느끼면 피부에 닿을 때의 촉감을 기억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대로 자연을 바라본다는 시각적인 차원이 아닌, 자연을 느끼기 위한 매개체로 그림을 그린다는 말이다. 즉, 자연과 나의 닮은꼴을 찾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그림은 캔버스가 아닌 그림 저 너머에 있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 정서를 향한다. 화면에서 풍경은 사물을 고스란히 재현할 필요도, 추상적 이미지를 통해 고매한 정신을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작가가 그려낸 풍경은 그러므로 개개인의 기억을 한 순간에 떠올리게 하거나 서서히 상기하게 만드는 강렬하면서도 조용한 속삭임이 된다. 이 조용한 속삭임처럼,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 또한 이 온유한 정서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진아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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