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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가와 사오리 회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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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개요
전시기간: 2017. 3. 9 (Thu) – 4. 8 (Sat)
전 시 명: 하세가와 사오리 개인전 (Hasegawa Saori Solo Exhibition)
참여작가: 하세가와 사오리 (SAORI HASEGAWA)
장    소: Gallery LVS (갤러리 엘비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27길 33 (신사동, 쟈스미빌딩 B1)
Opening Hour 9:00 – 18:00 (Mon-Fri), 10:00 – 17:00 (Sat)
Opening Reception: 2017. 3. 9 (Thu) 17:00


■ 전시내용
갤러리LVS (신사동)는 2017년 3월 9일부터 4월 8일까지 일본 신진작가 하세가와 사오리의 국내 첫 개인전시를 개최한다. 하세가와 사오리는 1992년 일본 사이타마현 출생으로 일본의 타마미술대학(Tama Art University)을 거쳐 동대학원을 수료하였다. 작가는 지난해 2016년 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전시를 통해 처음 국제전시에 참가하였으며 한국에서 다수의 작품을 선보인바 있다.

하세가와 사오리는 집 근처의 풍경을 기록한다. 모든 그림 속 배경은 작가가 거주하고 있는 사이타마현 이루마시(埼玉県入間市: 일본 관동지방 중서부에 위치, 도쿄와 인접)의 풍경들로 작품의 소재는 지역의 건물과 식물들이다. 소재에 대한 표현방식은 사실적이지만, 의도적인 중첩과 흐림, 강렬한 대비로 인하여 화면에 공간감이 강조되고 개방적인 배치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기법으로 인하여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화면에 긴장감이 생겨난다. 

작가는 건물 옆에 소리 없이 자라나거나 혹은 너무 익숙해서 존재를 인식하지 못해왔던 식물들을 화면에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듯이 전면에 배치한다. 시각적으로 인지를 했더라도 익숙하고 흔하여 잊고 지나가는 것들이 눈앞의 풍경을 가로막고,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의식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렇듯 우리의 잊혀진 인식의 흐름을 노출시키며 지루하고 습관적인 일상에 대한 새로운 대면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의 평면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화두는 평면 회화가 모색해야 할 길을 찾는 것이었다. 작업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 또한 그러하다. 그 흐름 속에서 작가는 평면의 회화를 통해 무의식 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사실적인 실제소재를 통해 불러 일으킨다. 작가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무언가를 보고 그릴 때의 의식과 눈, 손의 방향은 각기 다르다고 표현한다. 

눈앞에 그림을 대할 때 작가의 의식과 생각은 그림에 몰두하기보다는 다양한 층위의 생각들의 떠다니며, 이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단지 그 일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의식에 흐름에 따라 의식 속 여기저기서 다른 생각들이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경험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그러한 의식이 행동에 머물다가 어딘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고 다시 돌아오고 하는 상황을 시각화함으로써 평면회화가 지니는 힘을 만들어가고 있다. 활동 기간은 오래되지 않은 젊은 작가이지만,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 수상경력을 통해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으며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 작가노트 

지금을 느끼는 것의 어려움

내가 그림을 그릴 때, 그림은 나의 눈앞에 존재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 그림을 보고 있고,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림을 본다고는 할 수 없다. 나의 눈은 눈 앞의 물건을 인식을 하고는 있으나, 의식은 눈앞의 그림에 향해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풍경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는데 그 풍경은 내가 살고 있는 장소, 내 주변의 풍경들뿐이다. 즉 눈에 지나치게 익숙한 풍경을 실제로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닌 그곳을 찍은 사진으로부터 그림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림을 그릴 때, 풍경을 그리면서도 의식은 풍경을 향해있지 않다. 눈에 익은 풍경을 쭉 그리고 있으면 자연히 의식은 다른 방향으로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과거의 일어난 일을 생각하거나 혹은 평소 신경을 쓰고 있는 일이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풍경을 그리면서 의식은 어딘가 먼 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다른 일에 의식을 기울이는 상황, 그 때의 그림은 작가에게 인식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남겨져 있다. 회화 스스로 감상자에게 뭔가를 어떤 말도 건네지 않고, 단지 그곳에 조용히 머물러 있어, 그런 모습을 취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사진은 주변의 풍경을 찍은 것으로 지금까지도 실제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사진으로 찍은 풍경 그 자체는 과거의 것이며, 사진 속 풍경은 정지해 있다. 사진 속 빛,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늘을 나는 새의 찰나의 모습 등이 그 상태로 정지해있고, 다음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듯 시간이 멈춰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점점 보는 것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간다. 눈을 크게 뜨고 초점을 맞추어보려 하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바라보고 있는데 딱히 본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사진의 피사체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것들의 집합이라는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상적인 풍경은 특별히 시선을 끌지 않기 때문에 그저 막연하게 바라보게 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딱히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풍경은 조용히 거기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그 풍경 앞에서 우리들의 의식은 그곳이 아닌, 어딘가 먼 곳에 향해 있다. 그 상태는 아침에 눈을 뜨면 남아있는 어렴풋한 꿈과 비슷하고 현실성을 지닌 공상의 ‘백주대낮의 꿈’과 같은 감각이라고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그림 속의 풍경은 먼 곳을 향해있는 우리들의 의식을 불러 일으키듯 전경에 살아 있는 듯한 식물들이 부유하고 있고 먼 곳에 향한 우리들의 의식과 시선을 눈 앞 피사체에 옮겨다 놓는다. 무엇도 말하지 않는 풍경 속에서 감상자는 개개인의 의식을 먼 곳으로 향하게 하여 그곳에 자기자신을 만들어내고, 또한 그곳에서 의식의 전환을 꾀함으로써 그 위치를 알게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의식과 시선이 왔다갔다를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 자기자신과 타자, 과거와 현재, 비현실과 현실 등의 상반됨을 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이 회화가 이러한 자기생성의 장치로써 작용하기를 희망하며 작업을 이어나간다. 
(번역 : 갤러리LVS 큐레이터 김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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