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제목: Pink Me Up
참여 작가: 권경엽, 김홍주, 백인교, 송광찬, 재미킴, 주재범, 필승, 황수경
전시 기간: 2017. 3. 10(금) ~ 4. 10(일) [32일간]
장소: AK갤러리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 924 AK플라자 수원점 6층)
주최: AK갤러리
장르: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전시 소개]
따스한 바람, 반짝이는 햇살 그리고 대지를 간질이는 새싹의 생명력 등 봄은 유난히 싱그럽고 생동한 기운으로 활기찹니다. 겨우 내 무채색이던 주변이 분홍빛으로 서서히 물드는 순간, 봄이 시작되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AK갤러리는 찬란하게 아름다운 봄의 빛깔을 전시장으로 들여와 몸과 마음을 흠뻑 적시는 <Pink Me Up>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권경엽 작가의 <보타닉 가든> 시리즈에는 봄의 기운이 담뿍 배어있습니다. 달콤한 색상의 화면에는 따스한 봄 햇살이 촉각적으로 전해지고 향수에 주로 사용되는 꽃을 소재로 하여 그 향기까지 공감각적으로 느껴지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김홍주 작가는 화사한 색감과 미세한 붓질로 꽃을 그립니다. <무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커다란 캔버스를 가득 채운 한 송이의 꽃은 특정 꽃의 재현이 아닙니다. 작가는 소재에 메시지를 담거나 대상을 상징화하려는 의도를 배제한 채 원근법에 얽매이지 않는 2차원 평면에 대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색채학자 파버 비렌(Faber Birren)에 따르면 우리는 각각의 색채 속에서 시간의 속도를 다르게 체감하고, 특히 분홍색 속에서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백인교 작가의 <LOVEDREAM>은 분홍색 리본을 빼곡히 중첩시켜 외부로부터 고립되는 개인적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써, 짧은 시간 머물더라도 혼자만의 달콤한 휴식과 안정을 이끌어냅니다.
송광찬 작가는 적외선 사진기법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사진 기술을 차용하여 주변 풍경에 신비한 색감을 덧입힙니다. 한여름 무성한 초록색 이파리들은 작가의 렌즈를 거치며 4월의 벚꽃처럼 흐드러집니다. 이처럼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으로 재현된 한 장의 사진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며 일상적 장면을 생경하게 표현합니다.
우리에게 보금자리는 안정된 삶과 사랑을 영위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미킴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에 직설적으로 ‘L.O.V.E’라는 문자를 더해 가상의 공간인 ‘러브 씨티’를 구현합니다. 작가는 도시 속에 사랑과 행복을 불어넣고 그 이상적인 세계에 우리의 현실을 투영시키며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추억 속 게임의 한 장면을 옮겨놓은 듯한 주재범 작가의 작품은 컴퓨터 그래픽의 최소단위인 “픽셀”들의 조합을 통해 복잡한 형상을 단순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바람에 살랑대는 꽃잎과 같은 자연적 장면을 작은 색 면의 구성으로 재해석하여 차별화된 복고적 미감을 선보입니다.
필승 작가의 <미니카 샹들리에>에 사용된 분홍색 미니카들은 양수리의 한 방치된 프라모델 공장에 쌓여있던 재고품들이었습니다. 사물의 효용가치는 그것을 대하는 시선에 의해 결정됩니다. 새로운 목적과 가치를 부여한 작가의 특별한 시선 덕분에 쓸모 없던 미니카들은 전혀 다른 미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공간 중에서 <Corner>는 중앙에서 떨어져 한쪽으로 치우친 곳입니다. 황수경 작가는 시선이 머무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모퉁이들을 캔버스 안으로 들여와 분홍빛으로 물들입니다. 손길이 닿지 않은 구석들마다 온기를 불어넣으며 마음 속 한 구석에 방치되어 있는 감정을 따뜻하게 보듬고 위로합니다.
분홍색은 심리학적으로 긍정적인 색으로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전하며 안심을 주는 색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로맨틱하고 달콤한 사랑의 상징적인 색으로 여겨집니다. 바쁜 일상의 현대인들이 조금만 방심하면 순식간에 놓쳐버리고 마는 봄의 미감과 로맨스의 감성은 우리의 삶을 돌아 보게 하는 가슴 한 켠의 여유가 됩니다. 이번 전시가 ‘분홍색’의 다양한 변주 속에서 봄의 기운을 만끽하며, 얼어있던 마음 속 꽃봉오리를 틔우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AK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