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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태: 작은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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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갤러리는 4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김봉태(b. 1937~)의 개인전 <작은 그림들>을 개최한다. 김봉태작가는 원색의 색채와 기하학적 조형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세계로 한국 미술계에서 독보적으로 기하학적 명맥을 잇고 있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작업에서 가장 조형적 특징을 뚜렷이 드러내는 <춤추는 상자>, <축적>연작의 회화와 소품들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Dancing Box 2006-120, 2006, Acrylic and tape on frosted plexiglass, 90x90cm


김봉태는 초기 엥포르멜 영향으로 표현적인 추상작업을 선보인 이후 63년 미국 유학을 계기로 색면 추상을 접하였고 당대의 주류 모더니즘회화를 섭렵하였다. 30여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국내생활을 시작하기 즈음 발표했던 <비시원>시리즈에는 한국 전통의 오방색이 만연한 작업들을 통해 외부세계에서 이방인이었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작품 안에 풀어내었다. 1997년을 기점으로 원색의 강렬한 컬러와 조형의 유희성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변모하였는데 회화와 조각의 간극을 넘나드는 변형캔버스나 입체 조형으로 나타나는 <창문>연작으로부터, 빛이 투과하는 재료를 사용하여 환영적인 공간감을 보여주는 <춤추는 상자>연작,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다수의 상자를 모티프로 일상의 삶을 기록하는 <축적>시리즈까지 기하학적 작품세계로 이르는 역동적인 변화의 단계를 거쳐왔다. 70년대 이후 한국 미술계를 주도해 온 모노크롬(단색)이라는 거대한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회화의 기본적 요소인 색과 기하학적 조형의 본질에 천착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지켜온 작가이다. 



Dancing Box 2006-120, 2006, Acrylic and tape on frosted plexiglass, 120x90cm


작가의 작업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중요한 언어로서 유기적 추상과 환영적인 입체성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춤추는 상자 Dancing Box>연작을 통해 드러난다. 쓸모 없어 버려진 상자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상자를 이리저리 펼쳐 보고 색을 입히고 청동으로 캐스팅하며 드로잉, 회화, 조각으로 확대되었다. 의미 없이 버려졌던 상자는 생명을 부여 받아 마치 춤을 추듯 의인화된 유기체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빛을 투과하는 재료인 플렉시글라스의 앞면과 뒷면에 각각 물감을 칠하게 되면 은은하게 비치는 반투명한 재료에서 오는 부드러운 깊이감과 공간감이 확장되는 듯한 환영적 효과를 자아내게 된다. 플렉시글라스 위에 상자는 평면에 그려진 네모 상자 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춤을 추며 날아갈 듯 생동감 있는 입체작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춤추는 상자들에서 발전되어 <축적 Accumulation>시리즈에 이르러서는 실생활에 더욱 밀접 되어 집에 배달되어오거나 구입한 상자들을 모티프로 한다. 상자라는 소재와 플렉시글라스의 사용은 <춤추는 상자>에서 보다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수의 상자들은 기념비적으로 쌓아 올려졌거나 화면 안에 자유롭게 구성되기도 하며 때로는 표면에 쓰인 텍스트까지 재현되기도 한다. 일상의 물건들을 통해 주변의 삶을 기록하고 작업을 통해 삶을 다시 돌아보고자 하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이 투영된 작업이다. 작가의 작업은 거의 일생에 거쳐 평면적인 회화보다 3차원의 입체성으로 추구되어왔다. 회화와 조각 사이, 추상과 구상 사이의 경계에서 늘 고민하였으며 창이 되었든 네모난 박스가 되었든 그것의 테두리 안과 밖을 넘나들며 틀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갈구하였다.   
회화 같은 조각, 조각 같은 회화라는 자신만의 조형 철학을 이루고자 김봉태 작가는 현재도 왕성히 활동 중이다. 




Flattened Box 2005-57, 2005, Mixed media, 41x41cm



김봉태 작가는 60년대 국내 엥포르멜 미술의 주도적 그룹이었던 ‘60미협’과 ‘악뛰엘’의 창립멤버로 활동하였고 1963년 파리비엔날레에 참여하였다. 같은 해 뉴욕에서 개최되는 국제조형미술협회 심포지움에 초대된 것을 계기로 L.A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30여년간 꾸준히 활동하였다. 80년대 후반 국내 대학교 교수로 한국에 들어와 이후 정착하게 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한국미술계 주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한국미술사를 정립하고자 기획된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한 작가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16년에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바 있다.


<전시 개요>
전시 제목: 김봉태 <작은 그림들>
참여 작가: 김봉태
전시 장르: 회화, 조각
장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7길 17 (청담동) 이유진갤러리 
전시 일시: 2017년 4월 13일(목) – 2017년 5월 12일(금)
오프닝: 2017년 4월 13일(목) 오후 6시 – 8시
전시 시간: 월요일 –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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