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 사진>2017.05.30(화) – 06.30(금) / 08.01(화) – 08.31(목)
Opening Reception 05.30(화) 5:00 pm
아트스페이스 J
관람시간 | 월-금 10:00 –18:00, 토 11:00-18: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전시내용
•러시아 혁명 100주년과 맞물려 알렉산더 로드첸코의 사진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중 조명
•<라이카를 든 소녀> 등 그의 오리지널 프린트 30점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자리
•이와 더불어 관련자료들(텍스트, 회화, 디자인, 잡지, 포스터, 설치, 영상물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
•틀에 갇히지 않는 그의 실험정신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지배적인 몇몇 코드에 안주하려는 현대미술에 경종을 울리고자 함.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 사진
전시기획 박상우 | 중부대학교 교수
올해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 뉴욕현대미술관(MOMA), 영국왕립미술관 등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이 러시아 혁명 미술에 오마주를 바친다. 구축주의, 생산주의라 불리는 이 혁명 미술은 20세기 서양미술사에서 큰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미니멀니즘을 비롯해 현대미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미술관들은 러시아 혁명 100주년과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에 대해 깊은 침묵으로 응답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된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의 사진>전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에서 가장 대표적 인물인 알렉산더 로드첸코(Alexander Rodchenko)의 사진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중 조명한다. 그는 예술의 궁극적 가치를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인간 지각의 혁명을 통한 사회의 혁명에 두었다. 로드첸코는 1921년 자신의 모노크롬 회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 걸맞지 않는, 그리고 대중과 유리된 매체인 회화의 죽음을 선포했다. 대신 그는 현대인의 구체적인 삶을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사진만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매체라고 판단했다. 사진은 로드첸코와 동료 미술가들에게 구축주의, 생산주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 매체로 인식되었다. 이를 위해 그는 사진사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혁명적인 작품을 제작했다. 시점의 혁명(하이앵글, 로우앵글), 파격적인 프레임, 과감한 클로즈업, 역동적 구성 등 이미 사진사에서 고전으로 자리 잡은 ‘로드체코 스타일’의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같은 실험사진을 통해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을 양성하고자 했다. “사진을 통해 시각적 사유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야한다.” 결국 그는 인간의 지각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인간(new man)’을 창조하고자 했다.
하지만 로드첸코의 사진 실험은 이처럼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의 차원까지 확장된다. 그는 구축주의의 핵심 테제인 ‘팍토그라피(factography)’에 따라 가상, 연출, 픽션의 세계가 아니라 사실(de facto), 실재(real), 진실(true), 동시대(contemporary)의 현상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는 지금까지 예술사진이 회화의 관습에 따라 실내에서는 여성의 누드와 정물을, 야외에서는 아름다운 자연풍경만을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혁명이후 사진은 기술문명으로 가득 찬 산업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사실’을 기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회적 사실을 기록한 사진의 목적지는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니라 신문, 잡지, 책, 포스터 등 인쇄 매체였다. 그가 형식적으로 실험한 사진의 목적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모든 사진의 진정한 종착지는 바로 대중의 시선과 대중의 의식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예술사진의 죽음과 매체사진(press photography)의 우월성을 선포했다.
또한 그는 사진사에서 이미 아이콘이 된, 주변 인물(시인 마야코프스키, 어머니, 동료 등)에 대한 초상사진을 제작했다. 우선 시각적으로 강력한 그의 초상사진은 관객에서 단지 스펙터클한 충격을 주는데 머물지 않는다. 그 사진에는 기존의 초상화를 전복하고자 하는 중요한 미학적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의 초상화가 지향했던 한 인물에 대한 한 장의 ‘종합적 초상(synthetic portrait)’이 현대인의 초상을 포착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대신 그는 오직 한 인물에 대해 다양한 순간에 다양한 상황에서 포착된 여러 장의 초상사진(마야코프스키의 시리즈 사진)만이 현대인의 진정한 초상이라고 확신했다.
로드첸코의 사진은 오직 사진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의 사진에는 자신이 이전에 작업했던 구축주의 회화, 조각, 설치 작품의 영향이 곳곳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은 한 장의 독립적 사진으로 그치지 않고 거의 언제나 텍스트, 데생과 함께 포스터, 잡지, 신문 등에 등장한다. 그의 사진은 사진과 디자인이 결합한 ‘포토-그래피즘(photo-graphism)’의 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로드첸코의 거의 모든 사진에는 당시 소비에트 영화 문법(베르토프나 에이젠스타인의 충돌의 몽타주, 새로운 시점, 이중노출, 극단적 클로즈업 등)의 영향도 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로드첸코의 사진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대신 그의 사진에 영향을 주었던 구축주의 회화, 조각, 설치, 영화 그리고 그의 사진이 실렸던 포스터, 잡지 표지 등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때문에 이 전시는 어떤 식으로든 로드첸코의 사진을 다른 매체를 사용한 그의 다른 작품들과 동시에 제시하고자 한다.
로드첸코의 작품, 나아가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선, 새로운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이미지를 제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로드첸코의 실험정신은 오늘날 지배적인, 혹은 유행하는 몇몇의 코드에 안주하려는 현대미술에 경종을 울릴 것이다. 그의 실험정신은 또한 작품의 대상만을 염두하고 그 대상을 담을 적절한 형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소재주의 위주의 현대사진에도 유의미하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의미는 미술사, 사진사를 통틀어 ‘예술과 삶의 일치’라는 아방가르드 미술의 진정한 정신을 작품과 이론을 통해 가장 탁월하게 실천했던 모범적인 사례라는데 있다. 그것은 오늘날, 대중의 구체적이고 생동하는 삶과 갈수록 유리되어가는, 소위 ‘고고하고 난해한’ 현대미술을 비판적으로 재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것은 결국 예술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질문, 즉 ‘오늘날 우리에게 예술은 무엇이며, 예술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다시 한 번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결국, 20세기 초 테크놀로지, 산업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고자 했던 로드첸코는 21세기 또 다른 (4차)혁명의 시대를 목도하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긴다. 인공지능과 첨단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예술 언어는 무엇일까? 그리고 여전히 삶과 유리된 현대미술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예술은 과연 이 세계를 더욱 더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전인적 인간, 총체적 인간을 양성할 수 있을까?
관련행사
심포지엄 "시각의 혁명: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과 로드첸코 사진"
◀ 일 시 : 2017. 6. 10 (토) 13:00 - 18:00
◀ 장 소 : 아트스페이스 J
◀ 발제자 : 박상우(사진이론), 박평종(사진평론), 이영준(기계비평), 조주연(미술이론)
◀ 내 용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 사진》은 다른 전시와 달리 이론적이고, 역사적인 전시로, 사진 이미지 자체만을 전시하고, 바라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로드첸코의 사진에는 사진사, 사진미학 이외에 미술사, 미학, 사회사, 정치사가 그물망처럼 복잡하게 서로 얽혀있다. 인문예술학 관점에서 로드첸코 사진이 지니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심포지엄인 “시각의 혁명: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과 로드첸코 사진”이 기획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단지 사진사, 미술사에서 로드첸코 사진이 지닌 의미를 밝히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날 현대미술의 가치와 존재 의의, 그리고 갈수록 느슨해진, 예술과 삶의 관계를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 진행 순서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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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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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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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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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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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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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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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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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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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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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
구축주의 미술과 로드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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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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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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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
로드첸코의 기계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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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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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16:50
|
박평종
|
로드첸코의 시각혁명: 회화에서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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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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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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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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