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이 그늘진 오솔길, 스스로 뿌리 내린 잡목들이 듬성듬성 자라나 있는 어느 아파트 뒤켠쯤의 대수로울 것 없는 언덕배기, 때론 바람에 육신을 정처 없이 내맡긴 그저 숲. 숲. 숲. 화가 김남영이 그리는 화재(畵材)들이다. 그림이 스펙타클한 그 무엇이 되어야 하리라는 어떤 야망을 기대한다면 필시 실망하고야 말 심심한 풍경이라는 이 사실은 ‘오래된 신인’ 작가 김남영의 삶과 예술의 열쇠 말이 될지도 모르겠다.
우선 밝혀둘 것은, 그는 오래 전 미대를 지망하여 그림을 배우러 다녔던 필자의 화실 사부(師父)였다. 따라서 이 글은 조금은 편파적인 애정의 산물, 과한 칭찬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매운 시선을 의식하며 또 이를 감수하고도 있다. 단지 나는 그의 오랜 기다림과 망설임의 발돋움을 기억해내고 이를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그의 성취는 언젠가부터 우리 미술이 개념으로든 이념으로든 명료해야 한다는 하중을 견디기 힘든 탓에 ‘단독자’로서의 예술가가 탄생하기 힘든 조건이었음을 상기했을 때의 바로 그 경우이자,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진실의 한 중요한 편린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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