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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owd_72x117cm_oil on canvas_2017
우리 시대의 예술은 순수함의 강박에서 해방되어, 예술 자체의 내적 규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과 기법들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예술 표현의 기법들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며, 그것을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들을 서슴지 않으며, 이웃하거나 적대적인 장르마저도 흡수하고 타협하여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회화나, 사진, 조각이라는 닫힌 개념의 장르 구분보다는 예술이라는 통칭적인 개념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러한 현대미술의 장 속에서 이상원 작가는 사진을 기반으로 비교적 온건한 전통적인 회화 작업을 하며 회화와 사진이라는 이질적인 두 장르의 충돌과 조화를 탐사한다.
사실 회화와 사진은 현대미술을 이루는 두 개의 거대한 기본 축으로, 역사적으로 상호 보완과 경쟁의 관계에 놓여 있었다. 회화는 매우 오래된 전통적인 기술이었던 반면에, 사진은 19세기 중엽에 탄생한 과학 기술의 총아로서, 그런 만큼 사진과 회화는 오랜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채 여전히 예술가의 캔버스나 전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기가 쉽지 않다.
Airport_30.5x45.5cm_indian ink on paper_2015
The Balloons_200x200cm_acrylic on canvas_2016
그러나 이상원 작가는 사진 매체를 예술적 도구로 삼으면서 회화와 공존하기를 원하고, 사진과 회화가 서로에게 각각의 특성과 장점을 보충해 주길 원한다. 사진은 신속성과 대중성, 소모성, 일상성을 특성으로 한다. 이상원은 사진을 이용함으로써 예술과 멀리 떨어져 있던 대중적인 오락이나 관광 레저, 또는 사회적, 정치적 사건들을 예술적 영역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 동시에 그는 사진적 이미지에 결핍되어 있다고 비난 받았던 항구성, 부드러움, 추상성, 인위적 효과들을 회화를 통해 덧씌운다.
이렇게 공존하기 힘들었던 회화와 사진, 이상과 현실, 예술과 과학, 정치, 경제를 자연스럽게 결합함으로써, 이질적인 두 요소가 주는 충돌과 조화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나아가 무한히 열려 있는 현대의 대중과 소비 사회 속에서는 이러한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므로 그의 작업도 마찬가지로 한없이 발전하고 변화할 것이다.
이처럼 사진과 회화로부터 그 고유한 특성들을 추출하고 이를 결합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보충하는 이상원의 예술 세계는 자칫 규격화되고 따분한 우리의 일상을 예술로 탈바꿈 시키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번 이상원전은 성곡 내일의 작가 초대전이다.
Statue_29.7x21cm_ink on paper_2017
the Red_90.5x116cm_acrylic on canvas_2014
Beach_25.9x38.4cm_watercolor on paper_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