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6-06-03 ~ 2016-06-17
서현호
무료
062-412-0005
- 작가노트 중에서 -
갤러리 리채에서는 지역 청년 작가를 지원하는 메세나 운동의 일환으로 창작지원금 200만원과 전시공간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공모사업 외 2016년 특별기획 초대전을 개최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지역 사회에서 강렬한 표현주의적 인물 회화로 주목 받고 있는 서현호(58) 작가이다. 전남 곡성 출생인 그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 못지않은 창작열을 불태우며,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으로 매일 그리는 그림일기 1,000여점을 달성함으로써 새로운 미디어 아트 아카이브 작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부지런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인, 석수, 사업가, 소설가 등 그의 다채로운 인생 이력 덕분에, 그의 작품 속에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혹독한 고집스러움이 곳곳에 묻어난다. 늦깎이 미술대학 학도로 돌아가, “고독하지만, 자유로운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그는 중•장년층의 감성을 뛰어넘는 다양한 예술 장르에 도전하면서도 현대 미술 창작자로서의 치열한 고군분투를 치르고 있다.
이번 갤러리 리채 특별기획전 <Between 人> Terra-cotta / Drawing 서현호 展에서는 테라코타 인물상 신작 30여점, 인물 습작 드로잉 100여점을 2주간(6.3(금)~17(금)) 공개한다. 테라코타 인물상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대략 30×30×50cm 내외로 흑유를 발라 천연 장작 가마에 구운 어두운 흑색조를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현호 작가는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인생살이를 한 공간에 담아내, 마치 어릴 적 흔하게 지나치고 말았던 장독 항아리의 군집을 연상시킨다. 오래 묵힐수록, 그 안에 들어있는 장맛에 감탄하는 우리 옛 그릇 옹기의 기능성을 예찬하듯이, 잠시 동안 갤러리 리채 전시장에서 그 옛날 시골집 담장 밑을 무심코 거닐던 편안하고 소탈한 일상적 느낌을 찾아가길 바란다.
흙과 불의 의지로 자신의 내면을 채운 서현호의 테라코타 조각상들은, 각자의 삶을 오롯이 두 발로 서 대지에 내딛으며, 현실에서의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처럼 서로의 적정거리를 유지한 채 생을 이어가는 감상용 흙인형이다. 마치 장구한 세월을 지하 무덤에서 굳건히 버틴 진시황 병마용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과거 무덤 속 부장품이 현대에 와서도 제각각 당대의 생활살이를 미니어처로 기념하고, 상징하며, 기억하게 해주는 힘을 지니듯, 서현호 작가의 인물상들은 우리의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과 경건한 의지를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현재의 우리 주변의 흔한 테라코타 공예 장식품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구현해내고있다. 특히, 갤러리 리채 한 쪽 벽을 가득 채울 70×70cm의 비교적 큰 인물 드로잉 습작작업은 이러한 조형작업의 모태가 되는 그의 노력일기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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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호 (SEO HYUN HO)
전남 곡성 출생.
현,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미술학 박사과정)
전남 곡성군 곡성읍 새터길 67
1005alien@hanmail.net
blog.daum.net/alien59 (시인과 석수)
H.P. 010 3628 1878
<개인전>
욕망의 시대 혹은 시대의 욕망 (2016. 목담 미술관, 광주)
유기농 백수의 그림일기 전 (2014. 무등 갤러리, 광주)
인간, 그리고 표현 전 (2014. 자미 갤러리, 광주)
詩畵談(시화담)전 (2009, 갤러리 수, 서울)
<단체전>
나빌레라 전 (2015. 조선대미술관)
Memory Bank of Art (2014. 12. 조선대미술관)
SEISSU 전 (2014. 일본)
LIU 대학 교류전 (2014. HILLWOOD S.A. NEW YORK)
토만사 누드드로잉전 (2013. 무등 갤러리, 광주)
JALLA 전 (2010. 동경도 미술관, 일본)
몸으로의 표현전 (2010. 단원 미술관, 안산)
이외 다수 단체전 참가.
<저작>
논문 <표현주의적 회화의 특성과 표현방식의 다양성에 관한 연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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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호 작가노트>
흙과 사람, 그리고 사이
테라코타는 흙으로 형상을 만든 후 불을 가해 만든 형상을 말한다. 하여 그 재료는 당연히 흙이 된다. 흙이란 인류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농경문화에 속한 우리에게 흙이란 단순이 물질의 구성 요소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흙과 인연을 깊이 해 온 인류에게 흙과 땅이란 곧 삶 자체의 근거지이자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은혜적 존재이며 죽어서 되돌아 갈 안식처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바탕에서 인간적인 삶의 고뇌와 시련, 기원과 환희의 표현으로 흙을 사용해 무언가를 표현하고 형상화 한다는 것은 오롯이 자연의 순환과정에 순응하면서도 어쩌면 우리 삶 속에 감춰진 가장 근원적 관념에 바탕 해 접근하려는 인간의 소박한 의지가 아닐까 한다.
흙이라는 의미의 확장으로 땅에 이르면 우리 삶의 모습이란 더없이 인간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본다. 이는 곧 존재의 근원성에 대한 사유는 멀어지고 생활의 장으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터전으로서, 아니면 자본의 효율적 가치추구나 경제활동의 중심으로서 집착과 착취, 폭력과 왜곡이 깊어진다.
흙은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문화발전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어 왔다. 나는 이러한 흙을 통해 우리 삶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싶었다. 흙이라는 근원적인 관념과 현실적인 땅 위에서 인간 삶의 다양한 투사를 통한 사유의 간극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따라서 인간의 탐욕을 가장 효율적인 가치체계로 포장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그래도 결국 기댈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어쩌면 현실의 물질문명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흙이라는 진료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내가 흙으로 빚은 인물들은 가상의 인물도 혹은 주술적의미의 상(像)도 아니다. 이들은 가장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지닌 내 모습이자 우리들의 모습이다. 인간(人間)이다. 곧 한 존재자로서의 의미 또한 없지는 않지만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미학을 표상하는 것이다. ‘나와 너’ 사이. 바로 이 관계의 연장이 우리 삶의 총체를 이루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지를 딛고 사는 우리가 흙의 존재적 의미와 땅이 갖는 역사적 인식 사이를,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인간적인 면모를 다 발언 할 수는 없다. 아니 이는 내게는 불가능한 영역에 있다. 단지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흙이 지닌 정신적인 의미를 되짚어 보고, 아울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자연과 인간 간의 갈등과 화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소박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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