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6-11-15 ~ 2016-11-30
김명석
무료
062-412-0005
먹과 아크릴의 조화 ... 붓끝에서 펼쳐지는 ‘문자 추상’의 현대적 표현
한자 • 영어 등 ‘글로컬 아트’를 지향하는 캔버스 작업 병행
수묵의 정신성을 비구상 필치로 표출하여 현대적 이미지와 결합하는 작가
인터넷에 떠도는 친미적 산업사회의 표상을 차용해 콜라주 형식으로 완성
자본주의 시스템•매스 미디어의 범람•성형 중독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로 일침
자동화 시스템에 길들여진 일반 대중들의 우매한 심리를 비판하기도
갤러리 리채는 전남 여천군 출신의 현대서예가인 수민(手民) 김명석 작가를 초대해 11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보름간 특별기획전 <일필휘지(一筆揮之)>展을 개최한다.
‘일필휘지’는 수묵 필획의 리듬감이 끊어지지 않도록 붓끝을 한 번에 휘두르며 작가의 정신성을 단숨에 표출하게 하는 서법(書法)의 하나로 전통 서예 글씨가 마치 그림의 형태처럼 연결성을 띄는 회화적 모습을 가리키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김명석 작가는 전통 서예의 현대화를 위한 방편으로 작가가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영어 단어나 한자를 ‘문자 추상’의 형식으로 거칠게 표현하는가 하면, 자본주의 화폐 시스템을 비판하는 달러, 유로화 이미지나 친미적 상품 이미지인 코카 콜라 캔•병의 이미지, 탐욕과 언론의 진실 은폐 현장을 가리키는 여인의 입술 사진, 성형 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멈출 수 없는 욕망을 가리키는 이빨 모형 이미지 등을 콜라주 형식으로 결합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현대 사회의 모순과 고질적 병폐에 대한 현실 인식을 일깨운다.
김명석 작가는 “옛날 사대부들이 서화를 다룬다는 것에 대해 고고한 취미나 교양을 즐겼던 것쯤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진정한 ‘선비 정신’이란, 현실 참여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표출하는 것이다. 헤아리기 힘든 난국 속에서도 ‘자신의 붓끝에서 요동치는 현실 비판의 메시지를 통해 예술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 역시 ‘현대적 선비의 모습’이다.”라고 이번 전시의 소회를 밝혔다.
동아시아 예술 장르에서 서예의 역사와 그 정신성은 최고로 치지만 ‘현대서예’라는 장르를 개척해 온 지금의 현대서예가들에게는 활동 범위에 대한 제약이 많은 편이다.
근대기(우리나라 일제 강점기, 문화식민 지배시대) 이후, 서예, 한국화, 동양화에 대한 개념과 활동 범위가 크게 축소되어 옴에 따라, 그 명맥을 이어온 서생들은 일부인 반면, 전통 서예의 현대적 변용을 꿈꾸며 현대 미술 장르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이들의 활동 역시 보기 드문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갤러리 리채 전시에서는 통상적인 도제식 사승 관계에 얽매였던 관습에서 벗어난 김명석 작가의 다양한 시도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현실 참여적 선비 정신을 현대적 재료와 기법으로 시도하면서도 작가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묵의 정신성을 간과하지 않는 김명석 작가의 <일필휘지(一筆揮之)>展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전시 기간 내 방문하는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요즘의 유•초등 미술교육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먹과 화선지의 물성을 체험하면서, 현대적 콜라주 작품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며,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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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작가노트>
貪慾-Avarice,
아도르노의 말처럼 오늘날의 ‘대중문화(문화산업)’란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와 같다. 문화상품, 제작물의 속성은 문화소비자들의 자발성과 상상력을 불구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적극적인 사유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인간들은 문화산업, 동일화, 산업화, 이런 개념에 무감각하다. 이제 대중들은 시대를 고뇌하고 사회를 걱정하는 대신 TV에서 흘러나오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온갖 오락적인 프로그램에 더 관심을 쏟고 유행과 소비, 쾌락을 즐긴다. 물질문화는 사치의 욕망을 부추기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삶이 소모품이 되는 지도 모른채 물건을 사는데 집중한다.
虛勢-blʌf
물화(物化)된 대중들은 스크린에 비쳐진 광고 이미지에 휩쓸리고 매스미디어의 곳곳에 비치된 ‘유행’과 새로운 잣대들로 삶의 경험에 의한 필요성보다는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소비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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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勢-blʌf
물화(物化)된 대중들은 스크린에 비쳐진 광고 이미지에 휩쓸리고 매스미디어의 곳곳에 비치된 ‘유행’과 새로운 잣대들로 삶의 경험에 의한 필요성보다는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소비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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