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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리채, 한국화 작가 김혜원 개인전 <도꼬마리의 심장>展 개최

여성 작가가 그린 ‘선비 정신’의 현대적 표현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작가가 말하는 문인화의 세계는 기존의 관습과 틀을 깨부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서화(書畵)’의 정신은 외재적 화려함의 추구가 아닌 자기 수양의 과정

작가의 세계관을 이루는 정신은 심장박동처럼 멈추지 않는 역동성에 있어

강한 생명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풀꽃에서 ‘예술의 근원’을 발견해

땅에 뿌리를 내린 식물의 생명력을 인간의 심장에서 피어남으로 표현해

동물의 심장에서 식물이 피어난다는 역설은 ‘데 페이즈망’ 기법의 차용이자,

예술에서 ‘형상’이 피어나기까지의 ‘심층 세계’인 작가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것

이번 전시에서는 ‘도깨비풀’로 알려진 ‘도꼬마리’의 식물에 작가 자신의 자아를 투영한 작품

추사의 세한도를 닮고 싶은 고결한 정신 세계의 표현은 ‘도꼬마리의 세한’ 시리즈로 시도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는 바는 인간의 정신세계와 작가로서의 생명, 작품의 진정성 역시 튼튼한 심장이 혈액을 온몸으로 공급하는 일을 멈추지 않듯 자신을 들여다보는 끊임없는 자아 비판과 성찰, 수양의 과정의 반복이 작품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것 

예술가, 특히, 현대 한국화가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기존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기다움’을 '찾고',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고자 '뿌리내리며', 예술의 혼을 자유롭게 작품으로 '펼쳐내는' 훈련의 연속이 필요하다고 강조

갤러리 리채에서는 정유년 3월 특별기획전으로 한국화 작가 2명(김혜원(3.1~8), 정광희(3.10~30))을 초대해 관객들이 ‘사유의 숲을 걷는 봄의 시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화 장르로 특화한 3월의 첫 번째 전시는 지역에서 보기 드문 한국화 여성 중견작가로 오랜만에 개인전을 갖는 김혜원을 초대해 전통 서화의 현대적 표현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혜원 작가의 전시 제목은 <도꼬마리의 심장>. 작가가 바라본 ‘도꼬마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를 쓰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못난이 풀’로 세상 속에서 누군가의 주의를 기울일만한 화려함도 없이 보잘 것 없는 존재임에도 작가가 전 생애를 통틀어 가장 사랑하는 풀꽃이 된 식물이자 작가 자신의 삶을 대변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이다.  

 

작가는 공무원에서 교육자로, 사업가로 본업의 변동이 많던 아버지와 3형제 중 유일한 둘째딸로서 유독 감성이 예민하고 부침이 많았던 성장기를 겪는 동안 유일하게 자신을 위로해주었던 식물이 바로 ‘도꼬마리’(도깨비풀)였으며, 작가 자신에게는 그 어느 화려한 형형색색의 꽃보다 ‘아름다운 울음’을 간직한 꽃임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여성 예술가로서의 작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겪었던 그 동안의 우여곡절을 응집하고 있는 ‘도꼬마리의 심장’은 곧 ‘작가 자신의 심장’이며, 생명을 유지하는 동물에게 필수이자 핵심인 심장이라는 한 덩이의 물리적 조건이 작가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작가의 심장이자, 가치관, 작품관, 세계관으로 표현된 ‘도꼬마리의 심장’은 또 다른 측면에서 작가의 ‘정신적 근육’을 가리키고 있으며, 작가 자신이 미술계의 흐름에 맞춰 현란한 수사를 선보이고자 하는 헛된 욕망을 제어하는 의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땅 속에 묻혀 그늘지고 어두워보이는 ‘잿빛 심장’은 오히려 굳은 땅을 뚫고 나와 새로운 사유를 자유롭게 뿜어내는, 흡사 과거 사대부가 즐겨 그린 ‘난을 치는 행위’로 거침없고 시원한 서화의 정신세계와 맛을 가늠하게 해 주는 신비로운 상상을 일으킨다. 이번 갤러리 리채 전시장에서 선보이게 될 작가의 작품은 바로 ‘육화(肉化)된 사유(思惟)’를 보여주는 ‘전통 문인화의 현대적 서술’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신체가 먼저 선결된 다음에서야 정신적인 영역도 가능하다는 것, 궁극의 정신세계 역시 신체 기관의 튼튼함처럼 강한 생명력으로 무장되어야 작가로서의 삶도 가능하다는 것을 작가 자신에게 다짐하고 타인들에게도 발언코자한다. 작가로서의 생명력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유행을 쫓지 않으며, 자신의 본래된 ‘나다움’을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선결된 연후에 더 큰 메시지를 타인과 교감할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이밖에, 부부 작가(한국화 작가 김명석 <일필휘지(一筆揮之)展))로 살아오는 동안의 애로 사항, 여성에게 주어진 양육과 가사 등 생활인과 예술가의 존립 기로에 선 양자택일 상황, 자신의 욕망과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에 대한 간극, 삶에서 다양하게 마주하는 양가감정, 분단된 조국의 비극과 다변화하는 사회에서의 혼돈 등을 두 개의 심장에서 피어나는 도꼬마리나 한 개의 심장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 도꼬마리의 형상으로 극명하게 표현한 작품도 선보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가 자신이 느끼고 고민해왔던 사유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전시기간은 3.1.수~3.8.수 약 1주일간 휴관일 없이 진행된다. 평일(화~목) 10시~6시, 금요일은 밤 9시까지 연장운영, 토요일과 일요일은 1시~5시까지 열려 있다. (3.1.삼일정 공휴일 정상운영 10시~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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