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 l Life had just begun l 2017 l Acrylic on F.R.P l 35×27×47cm
< Rest in Peace – 평안하길 >
제 제 JEJE
- 풍자와 위트가 있는 경쾌한 조각
- 국내‧외 아트페어 시장에서 먼저 주목받은 신진 작가
- 첫 개인전, 작품 40여점 이상 선보여
▴ 제제 l Fire work l 2017 l Acrylic on F.R.P l 31×19×73cm
▷ 가느다란 팔, 볼록한 배, 몸에 비례하여 큰 머리, 두 세살 정도의 어린아이를 떠오르게 하는 신체 위로 아이들의 순수함과 대비되는 거친 단어와 이미지들이 흐른다. 걸러내지 않은 주관적인 작가의 내면 의식은 마치 아이가 보고 듣는 대로 세상을 모방하듯 표현되었다. 작가 제제는 자신이 겪은 정체성의 혼란, 체제와 시스템 속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풍자한다. 사회적 규범이 가지는 강압성과 부조리를 드로잉으로 나타내지만 사회 자체를 부정하거나 해체하려는 것은 아니다. 실제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대상이 그의 조카이기도 하고, 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희망’의 긍정성을 형상으로 나타내며 사회의 다양한 의미를 여러 컬러와 드로잉에 담아내고 있다.
▷ 작품에 그림처럼 놓인 텍스트와 낙서 같은 이미지들은 즉흥적이고 강한 색채로 원초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조각의 표면과는 대조되어 감각적인 경험과 기억이 자유로운 방식으로 그려진 드로잉은 어린아이만이 소유할 수 있는 즉흥성과 자유분방함,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나타내고, 일상을 직관적으로 통찰해내고 있다. 제제 작가가 동일한 틀의 조각에 각기 다른 색상과 드로잉, 텍스트를 입혀 고유한 작품을 만들어내 듯 비슷한 형상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개인의 감정과 스토리를 통해 고유의 정체성을 발현하는 인간군상의 모습과 그의 작품을 같은 맥락에서 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요소이다.
▷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제제의 개인전에는 총 45점의 작품을 두 섹션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밝은 방(제 1전시실)’과 ‘어두운 방(제 2전시실)’으로 대비된 각 공간 중 밝은 방에서는 다채로운 캐릭터의 인물조각을 통해 사회 체제의 다양성과 그것이 결국 개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을 전한다. 어두운 방에서는 아이들에게 끌려가는 대형 곰 인형에 작가 자신을 투영하여 사람들이 진정 개인의 정체성으로 가지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미련해 보이는 곰이나 피 흘리는 토끼를 끌고 가는 아이의 모습 등은 정체성을 잃은 개인, 순수해 보이는 세상의 이면이 가질 수 있는 현실을 비추고 있기도 하다. 미숙하지만 자유로울 수 있는 아이처럼, 때로는 아이가 끌고 가는 가련한 동물처럼 작가는 자신과 사회를 포함한 삶을 직관적으로 통찰해내며 그만의 이야기를 찾아가고 있다.
▷ 제제는 1985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예술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이번 전시는 첫 개인전으로, 지난해 소울아트스페이스를 통해 참여한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떠오르는 신예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 제제 l I' ve got to go l 2017 l Acrylic on F.R.P l 28×35×73cm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18년 2월 23일(금)부터 3월 22일(목)까지 갤러리 전관에서 신진작가 지원전시를 개최한다. 설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신진작가들을 지원해온 소울아트스페이스는 올해 조각 작가 2명을 선정, 제제(JEJE)와 엔조(ENJO)의 개인전을 기획하였다. 제 1/ 2전시실에서는 제제, 제 3전시실에서는 엔조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여 위트 있고 현대적인 조각 작품을 갤러리 전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히 이번 전시의 오프닝은 포럼을 통해 하나의 주제로 작가와 관객이 함께 토론하며 깊이 있는 담론을 형성하는 뜻있는 자리로 마련될 예정이며, 작가와 관객이 더욱 친밀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