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당신과 나 사이에
참여작가 김시하, 이명진, 정현용, 김지현(기획)
전시기간 2018. 3.23(금) – 4.26(목)
오 프 닝 2018. 3.30(금), 18:00
런치토크 2018. 4.11(수), 12:00
전시내용 회화, 설치 등 26점
관람안내 -관람시간 : 월~토 10:00~18: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관 람 료 : 무료
■ 신한갤러리 역삼 : 설립취지
신한갤러리는 국내 미술 저변을 확대하고 대중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자 신한은행이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현재 광화문과 역삼 두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신한갤러리 역삼은 2011년 개관된 이래 “Shinhan Young Artist Festa”라는 신진작가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서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더욱 고무함과 동시에 다채로운 기획전을 꾸준히 개최해옴으로써 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매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런치토크나 현대미술강의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여 관람객들과 함께, 그리고 작가와 함께 호흡하는 문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 신한갤러리 역삼 : Shinhan Young Aritist Festa
신한갤러리 역삼의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진작가 공모전 Shinhan Young Artist Festa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아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2003년 신한갤러리 광화문에서 시작된 신진작가 공모전은 2009년부터 ‘Shinhan Young Artist Festa’라는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되어 신한갤러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신한갤러리 광화문이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가에게 개인전을 지원해주는 것과 달리 신한갤러리 역삼은 그룹 전시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제나 형식, 표현기법 면에서 서로 연관되는 2인 이상의 참신한 작가 그룹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시진행과 관련한 일체의 과정을 모두 지원한다.
■ 신한갤러리 역삼 : 당신과 나 사이에 展
사람에겐 본인만이 들어갈 수 있는 저마다의 방이 있다고 한다.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꼭꼭 숨겨둔 방. 그래서 결코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우리는 그 속에서 차마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없는 원색의 실체를 마주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의로 극복할 수 없어 저 밑에 묻어둔 깊은 상처와 조우하기도 한다. ‘De vous à moi’는 프랑스어로 ‘당신과 나 사이에’라는 뜻을 가진다. 본 전시는 이 뜻을 빌려 내면과 조응하는 서로 다른 세 개의 방을 키워드로 삼아 정현용, 이명진, 김시하 작가에 의해 새롭게 도출되어 재해석된 세계를 담았다. 참여 작가들은 내, 외부가 겹쳐진 심리적 공간 속에서 느낀 묘한 균열과 이질감을 각기 다른 시선과 해석을 통해 풀어가려 한다.
정현용의 작업은 자신의 고통과 내면의 상처에 머물던 초반의 시기를 지나 타인의 내면 속 이야기를 수집하는데 주력해왔다. 감추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드러내고도 싶은 사람의 심리를 유도해 감정의 공유를 이끌고, 모순된 감정의 균열 사이를 파고들어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 이것은 작가가 관찰자이자 대화자로서 타인의 비밀을 담으려는 태도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에는 2012년부터 계속된 <비밀 프로젝트>가 있다. 작가 정현용을 주축으로 뭉친 비밀 프로젝트 그룹은 온, 오프라인을 통해 내면에 저장된 사람들의 비밀을 받고 작가는 수집된 기억들을 토대로 회화 속에 녹여냈다. 그런데 최근의 작업을 보면 작가의 관심은 타인이 보내온 사연들이 어쩌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 진실과 허구의 날 선 경계 사이에 있는 듯하다. 익명의 제보자가 털어놓은 기억들이 당신의 진짜 비밀이 맞는 것인지, 혹은 곱게 꾸며낸 허구의 이야기에 불과한 것인지…. 정현용은 치열한 고민 속 양분화된 균열의 틈새를 벌려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려 한다. 본 전시에서는 두 접점 사이에서 파생한 의구심에서 출발하여 정현용 스스로가 주목한 순간을 보여준다.
‘숨김없이 드러낸 당신이 만드는 곳’이라는 의미의 공작소(公作所). 이명진은 <공작소 프로젝트>(2016)를 통해 사생활이라는 내면을 시각화하고, 타인의 영역으로 침범하여 감춰진 그들의 방을 찾아 나선다. 서랍 깊숙이 놓인 추억의 사물들이나 소중하지만 사용할 수 없었던 물건들은 작가의 해석 하에 다른 형태의 오브제로 재조립되고 새로운 의미로 탄생한다. 공작소 프로젝트에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 여인에게서 무심히 건네 받은 낡은 필름에 주목한다. 영사기를 돌려야만 볼 수 있는 필름 속 영상은 기억 너머에 잠식돼 있던 수십 년 전 그녀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명진은 이 영상을 주축으로 공작소에서 건네 받은 여러 사람들의 물건들이 마치 여인의 삶 속에 담겨 있는 듯한 공간적 연출을 시도한다. 흥미로운 점은 그 공간을 작가는 <당신의 방>이라 칭하는 것인데, 그렇게 나타난 공간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개개인의 물건들이 새로운 차원의 공간(즉, 여인이 머물러있는 과거의 틈) 속에 진열되면서 파생하는 다른 세계로의 전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결국 서로 다른 주인의 물건들은 ‘당신과 나 사이에’ 어디 즈음에 놓여 개인의 공간이 아닌 또 다른 차원으로서의 ‘당신의 방’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김시하는 삶을 구성하는 사회의 괴리와 분열, 불합리, 현실과 이상의 간극 속에서 느껴지는 모순적 요소들을 설치와 조형작품으로 제작하고 스토리를 첨부해 연극 무대처럼 재구성한다. 다른 두 작가가 인간의 내면을 관찰하고, 수집하고, 그것을 회화로, 또 사물로 치환하는 태도에 더 가깝다면, 김시하는 사회와 개인 사이에 자리 잡은 여러 심리적 요소들을 주시하고 그 혼돈 속에서 갈등하는 내, 외부의 복합적인 감정을 시각화하여 연출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전시의 이야기는 화려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어느 날 집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땐 든든하고 단정한 모습의 ‘집’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이면의 모습에 주목한다. 그 상반되는 것들에서 오는 균열과 내부에서 시작된 은밀한 폭력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감성적이고 서정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김시하의 작업은 리얼과 판타지의 경계 그 어딘가에 서 있다. 그 둘의 채워지지 않는 간극 사이에서 발생한 예리한 감각의 무대는 일종의 무대-시적 풍경 속에서 여러 갈래의 세계를 만든다. 다시 말하자면, 김시하에게 있어 ‘당신과 나’는 단순히 나와 너의 의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충되는 ‘두 가지 세계’라는 해석의 확장을 이루는 것이다.
이렇듯 시작은 개인의 내면 속에서 비롯됐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현재 그들이 마주친 세계는 결코 개인만의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참여 작가 모두 작업을 이끌어나감에 있어서 사용하는 매체도, 이끌어가는 방식도, 또 궁극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메시지도 미묘하게 다르지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탐구하고 치열하게 소통하려 한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같이한다. 이번 전시의 이름이기도 한 ‘당신과 나 사이에’는 표출되지 않은 세계와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비밀의 공간을 파헤치고 내면의 방 밖으로 들춰 냄으로써 감정의 시각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지그시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바라본다는 것은 곧 ‘나’라는 주체와 ‘당신’이라는 객체를 상호의존적으로 관계 짓게 하는 일이다. 그때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에게 있어서 관계 맺음은 단순히 둘이 맞닿아 있는 양상에서 나아가 타자와의 긴밀한 조응 관계에서 수반되는 것이다. 본 전시에서 중점적인 의미를 지닌 ‘나’와 ‘당신’을 참여 작가들이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또 어떠한 형태로 풀어 냈는지 지그시 바라보다 보면 그들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이 재해석한 세 개의 방을 지나오면서 당신과 나 사이를 부유(浮遊)하는,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지현(기획)
■ <당신과 나 사이에>展 부대프로그램
[런치 토크]
신한갤러리 역삼은 관람객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와 연계된 ‘런치 토크’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한다.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작가가 직접 전시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또한 갤러리에 있는 세미나실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작가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시간도 가져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때 작가들이 프로젝트 영상물도 준비해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런치 토크는 회사원, 주부, 대학생 등 일반인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신한 갤러리 홈페이지를 통해서 접수 신청을 한 뒤 참가할 수 있다. 런치 토크 접수 안내는 전시 개최일에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 일시: 4월 11일 (수) 12:00
- 장소: 신한 갤러리 내 세미나 실
- 참가비: 무료 / 성인 25명, 선정자 추첨 후 개별 연락
* 자세한 일정 및 참여방법은 추후 홈페이지에 공지될 예정
* 1인 1회 신청가능, 대리신청 및 연락처 중복신청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