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득 개인전: 산산물물
2018-03-26 ~ 2018-04-21
갤러리분도
전 시 명 산 산 물 물
작 가 김 호 득
장 소 갤러리분도
기 간 2018년 03월 26일 - 04월 21일
오 프 닝 2018년 03월 26일 오후 6시
전시 내용
갤러리 분도는 한국화가 김호득의 개인전 <산 산 물 물>을 오는 3월26일부터 벌인다. 서울대 동양화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40년 동안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온 김호득은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호득 작가는 먹과 붓과 종이로 이루어지는 동양화의 전통 재료와 자연의 일부를 그림에 옮기는 정신적 면모를 계승하는 동시에 동시대 미술의 혁명적인 파격을 독창적으로 이룬 화가다. 이번 개인전 또한 그가 시도해 온 수묵의 현대적 해석의 새로운 성과를 공개한다. 수묵화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하지만 그의 작업은 동양화와 서양화,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 과거와 현재 같은 일반적인 개념 구분을 지워버리고, 말 그대로 현대 미술가 보여주는 모든 면모를 실험중이다.
설치전경
이처럼 실험적인 태도를 가졌음에도, 김호득의 작업은 매우 일관되거나 규칙적인 자기만의 틀 속에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이미 알려지거나 이전에 공개된 작업을 새로운 작품으로 공개하는 동시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거나 새롭게 구상한 시도를 작품화하여 선보이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번 <산 산 물 물>전 또한 이와 같은 전시 패턴에 충실한 과정을 지녔다. 작년 서울 “파라다이스 집” 프로젝트 이후 갤러리 분도에서 다시 벌이는 개인전에서 그는 수묵 작업과 캔버스 작업, 그리고 대규모 설치 작업을 함께 진행한다.
갤러리 분도의 1층 다목적 전시 공간에는 광목 천 위에 수묵으로 완성한 드로잉 작업을 설치한다. 강한 필력이 그대로 새겨진 수묵화는 획의 강약과 구도, 시간과 즉흥성의 조합을 보여주며 김호득 작가의 근원을 드러낸다. 2층 전시공간에는 굉장히 거대한 벼루를 재현한 구조물 속에 먹물이 채워지고 그 위에 미세한 움직임을 드러내는 질료로 완성되는 인스톨레이션 작업이 시도된다. 그 규모가 보여주는 스펙터클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에 비례하지만 상업 화랑이 추구하는 효율성과 이율배반적인 면을 드러내면서, 그 자체가 현대미술의 아이러니를 상징하는 사건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3층은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을 덧대어 완성한 평면 작업으로 채워진다. 특히 여기에는 새롭게 선보이는 연작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산등성이와 계곡,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물길과 폭포를 떠올리게끔 하는 형상이 주를 이룬다. 전시 제목인 전시 제목인 <산 산 물 물>은 이 작업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산이 반복되어 겹쳐 그려지면서 그 세세한 요소 하나하나를 쫒아감과 동시에 전체 그림의 화폭 속에 조망된 커다란 세계를 담아낸다. 이러한 미시와 거시의 통합은 이제 거장의 길에 들어선 작가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윤규홍, Art Director/예술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