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술년 개의 해를 맞이하여 개를 주제로 한 현대작가 7인의 작품을 선보여
- 현대 한국화단의 작가 7인의 작품 29점 전시
- 2018년 2월 21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 · 2전시실에서 개최
- 다양한 관점에서 개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개와 인간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음
■ 전시개요
o 전 시 명: 2018 띠그림전 <개[犬]>
o 전시기간: 2018.2.21.~4.15.(47일)
o 전시장소: 이천시립월전미술관 내 전시실 1, 2
o 참여작가: 곽수연, 박경묵, 박형진, 박효민, 이아영, 정헌칠, 진민욱
o 작 품 수: 29점
o 주 최: 이천시립월전미술관 (031-637-0033)
2018 띠그림전<개[犬]>는 2018년 무술년 개의 해를 맞이하여 현대작가 곽수연, 박경묵, 박형진, 박효민, 이아영, 정헌칠, 진민욱 등 7인의 다양한 관점에서 표현된 ‘개’를 주제로 전시한다.
20세기 이후 서구 위주로 사회, 문화가 재편되면서 개는 애완동물로서 우리의 삶 속에 보다 깊이 들어오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개 그림도 많이 그려지게 되었다. 우리 시대 작가들도 다양한 기법과 발상을 기반으로 한 개 그림을 통해 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전통적으로 개는 개를 의미하는 한자인 ‘술戌’자字가 지킬 ‘수守’자와 발음이 유사하여 집과 가족을 지켜준다는 상징을 지니기도 했다. 아름다운 개 그림과의 만남을 통해 미적 감수성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복도 빌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곽수연_tea time (十二支神)121X189cm 장지에 채색 2016
곽수연 작가는 작품 속 주인공들에게 사람의 모습을 투영한다. <판다삼촌 이야기>는 판다삼촌을 만나 차를 마시는 불도그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사람과 닮아있는 몸짓과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또한 <Tea Time>에 등장하는 12지신의 동물들도 각 동물이 가진 특징을 위트 있게 표현하였으며, 민화적 기법에 색동 산수를 더해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색채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민화를 재해석하는 동시에 현대 인간의 다양한 군상들과 삶에 대한 성찰을 가지게 한다.
박경묵_犬如竹圖_136.5x69cm_종이에 먹 채색_2018
박경묵 작가는 개의 우직함, 광기, 익살, 따뜻함, 행복 등 여러 모습과 다양한 표정을 먹의 농담과 풍부한 표현력으로 생생하게 구현해내어 개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였다. 풍산개, 라브라도 리트리버, 말티즈 등 집안에서 키우는 애완견의 모습뿐만 아니라 집 밖에서 길러지는 개의 모습도 그렸는데, 이것은 개의 품종이나 출신 보다 그들이 처한 주변 환경을 그림으로써 현대인들이 처한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형진_Bridge over troubled water_acrylic on canvas_32x32cm_2017
박형진의 캔버스 위의 개와 인간(어린이)은 종(種)은 다르지만 동등한 관계로 종속 또는 수직의 관계가 아닌 개개의 인격을 부여하고 있다. 누렁이 ‘인절미’와 흰둥이 ‘백설기’의 양 귀와 여자아이 ‘아이’의 단발머리가 경쾌한 박형진의 작품 <우리함께>작품은 가운데의 ‘아이’가 셋의 존재를 하나로 이어주고 관계가 순환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작품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에서 이 관계를 좀 더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데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에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이다.
박효민_Contemporaries冬_175x130cm_장지에 채색_2014
박효민의 <Contemporary> 춘하추동春夏秋冬 연작은 아프간하운드를 그린 것으로 얼굴 부분만 클로즈업시켜 그리고, 그 외에 나머지는 생략했다. 눈, 코, 잎, 수염, 가슴의 털은 세밀한 묘사로 그려져 사진을 방불케 하는데, 넓은 여백으로 인해 매우 강한 인상을 풍긴다. 춘하추동의 각 장면은 거의 동일한 모습을 담았지만 초록색, 붉은색, 갈색, 검은색으로 각각 채색을 달리했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계절감을 느낄 수도 있고, 같은 대상을 다른 색으로 묘사했을 때의 차별화된 시각적 아름다움도 체험할 수 있다.
이아영_아무도 모르게_52.5x64.5cm_장지에채색_2018
현대사회에서 개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아영은 웃음과 행복을 주는 반려견의 모습을 포착하여 작품으로 옮겼다. ‘솔직히 나는 남들처럼 거창한 주제를 갖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난 단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린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작품속의 개들은 고집이 세고 사고를 치고 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호감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인지 하나같이 반짝반짝한 눈을 가진 채 사랑스럽고 정겹다.
정헌칠_집착執着_80x55cm_2013_한지에 수묵담채
정헌칠은 우리나라 전통개인 삽살개를 공필채색화로 그린다. 털이 짧은 개는 움직임으로 몸의 골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기 수월하지만 삽살개는 온 몸이 털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개의 골격이나 눈빛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정헌칠 작가는 조선후기 동물화를 두루 섭렵한 것은 물론이고, 한국화의 대가 소산 박대성 화백에게 받았던 가르침을 바탕으로 털 한 올 한 올을 그리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섬세한 작업으로 삽살개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진민욱 snowscape 110X110cm 비단에 채색 2012
진민욱의 <Snowscape> 연작은 제목처럼 설경雪景, 즉 눈밭에 서있는 개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실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묘사가 돋보인다. 개의 모습은 무척 사실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화면 전반의 느낌은 몽환적이다. 그림 속의 개들은 상상하는 듯, 꿈꾸는 듯 보인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개의 모습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실제로 작가가 그린 것은 개를 ‘사생寫生’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의 체험, 느낌, 감상을 개에 대입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개가 작가의 심리전달의 매개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