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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남도: 1948, 27719, 1457, 14028, 2018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18-03-31 ~ 2018-04-29

  • 참여작가

    강문석, 강정효, 강태봉, 고길천, 권윤덕, (김)범준, 김수범, 김용화, 김영훈, 김현주, 유비호, 박경훈, 박소연, 박영균, 배인석, 성창학, 손정은, 양동규, 양미경, 여상희, 오석훈, 오윤선, 옥정호, 이명복, 이승민, 이재욱, 임경섭, 천승일, 정석희, 정용성, 한항선, 홍진숙, 홍진원

  • 전시 장소

    대안공간루프

  • 문의처

    02.3141.1377

  • 홈페이지

    http://www.galleryloop.com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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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70 주년 기념 네트워크 프로젝트
잠들지 않는 남도: 1948, 27719, 1457, 14028, 2018

참여작가 : 강문석, 강정효, 강태봉, 고길천, 권윤덕, (김)범준, 김수범, 김용화, 김영훈, 김현주, 유비호, 박경훈, 박소연, 박영균, 배인석, 성창학, 손정은, 양동규, 양미경, 여상희, 오석훈, 오윤선, 옥정호, 이명복, 이승민, 이재욱, 임경섭, 천승일, 정석희, 정용성, 한항선, 홍진숙, 홍진원

주최 :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주관 :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회, 제주도립미술관
협력기관 : 공간41, 대안공간 루프, 이한열기념관, 성북문화재단, d/p
기획협력 : 강재영, 강지현, 이민지, 이선미, 양지윤, 성원선, 장유정
후원 : 행정안전부


세미나: 혁명노트, 메타노이아, 김규항
4월 12일 (목) 오후7시 자유로운 노예들
4월 19일 (목) 오후7시 자본주의교의 삼위일체
4월 26일 (목) 오후7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반공주의
5월 3일 (목) 오후7시 메타노이아, 삶의 지속

잠들지 않는 남도: 1948, 27719, 1457, 14028, 2018

루프에서는 제주도립미술관과 서울의 5개 공간이 함께《제주4.3 70주년 네트워크 프로젝트: 잠들지 않는 남도》를 진행 중이다. 루프 전시의 제목《1948, 27719, 1457, 14028, 2018》은 지난 70년간 극적으로 바뀌어온 정부의 제주4.3 사망자수에서 가져왔다. 1950년 4월 김용하 제주도지사는 사망자수가 27,719명이라 발표한다. 이는 1960년 6월 6일 자진 신고를 바탕으로 한 국회 기록에서 1,457명으로 크게 축소된다. 40년 후, 2000년 김대중 정권이 만든 제주4.3 자료집은 유족신고를 바탕으로 사망자 수를 14,028명으로 기록하고 있다.

제주4.3의 사망자 수는 현대사에서 줄곧 은폐, 축소되어 왔다. 생존자와 유족들 역시 옛 연좌제에 기인한 공포와 피해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망자 수 문제의 어려움은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정리하는 일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공산주의자들의 선동과 조종에 의한 사건이라는 극우적 왜곡은 여전하다. 그러나 그에 대응하는, ‘순진하고 죄없는 양민 학살’이라는 견해 역시 온전하진 않다. 희생자와 참여 당사자의 주체적 면모와 저항적 의미를 생략하기 때문이다. 해방 후 신탁통치 반대와 미군정에 대한 반감으로 제주에서는 일련의 투쟁이 있었다. 1947년 3.1절 제주에서 일어난 경찰의 발포사건에 기인한 민관 총파업, 1948년 남북한 분단에 반대하는 5.10선거 거부는 남한에서 거의 유일하다. 그런 맥락에서 제주4.3의 참여자들을 단순히 순진한(무지한) 양민으로만 보는 건 의도와 무관하게 참여자들에 대한 모욕일 수 있다.

《잠들지 않는 남도: 1948, 27719, 1457, 14028, 2018》은 1994년 탐라미술인협회의 출범과 함께 시작한 4.3미술제의 예술적 실천들을 소개한다. 4.3미술제는 제주4.3을 매해 환기시키며 희생자 추모를 위한 제의적 역할을 해왔다. 이는 제주4.3을 억압하고 삭제하려는 국가에 저항하는 제주 예술인들의 25년에 걸친 지난한 실천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들은 ’4.3예술’이라는 고유한 미학적 성취를 구축했다.

정용성의〈멜젓처럼(2008)〉은 폭 12미터의 대작으로, 이 작업을 실제로 본 사람보다 들은 사람이 더 많은 ‘전설 같은’ 작업이다. 멜젓(멸치젓갈)처럼 되는대로 포개지고 엎어진 시체들을 수묵으로 그리고 뼈의 형태처럼 표면을 뜯어낸 후 그 위에 먹물 스프레이를 뿌렸다. 강정효의〈말없는 증언(2017)〉은 제주 곳곳에 남아있는 팽나무를 기록한 연작이다. 제주에서는 ‘폭낭(팽나무)’ 아래 돌을 쌓아 대를 만들었는데 이는 마을 주민들이 모이는 휴식 공간이자 광장이 되었다. 제주4.3 당시 마을 전체가 소실된 이후 70년간 홀로 남겨진 폭낭들을 흑백의 스트레이트 사진으로 촬영했다. 김영훈의 〈군중(2002)〉은 전형적인 제주인의 얼굴 생김을 테라코타로 만들었다. 눈을 감은 자그마한 얼굴들은 불에 그을인 채 바닥에서 조금 솟아 있다. 유일한 비-제주 작가인 유비호의〈나의 뫼르소〉는 제주4.3을 한국 현대사의 보편적 문제로 확장한다. 고려장을 연상시키듯, 어머니를 업고 산길을 올라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담은 3채널 영상 프로젝션이다. 국가 권력에 의해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아픔과 함께 국가라는 인간이 만든 사회 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할 것을 요청한다.

제주4.3이라는 아직 성격 규정 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현재 진행적인 사건에 대한 전시를 기획하기에, 큐레이터로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 전시에는 두 개의 존경이 있다. 지난 25년간 제주4.3을 알리기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 싸워 온 제주 예술인들에 대한 존경과, 앞서 말한 양쪽에서 대상화 되고 있는 제주4.3 당사자에 대한 존경이다. 전자는 전시로, 후자는 연계 세미나로 구성된다. 인간의 보편적 해방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글: 양지윤,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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