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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 라만 (b.1979) <Microstructures Gradient Aluminum Chair> 2014 Aluminum 72 x 62 x 60cm
Courtesy Joris Laarman Lab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오는 5월 10일부터 6월 17일까지 네덜란드 출신 작가 요리스 라만(b.1979)의 개인전 《요리스 라만 랩: Gradients》를 개최한다. 《Gradients》전은 2011년 처음 국내에 요리스 라만을 소개한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이은 두 번째 개인전으로, 지난 4년간 진행한 첨단 기술의 실험을 담은 신작 및 근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속적으로 최첨단 기술과 장인 정신을 아우르면서 디자인과 과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요리스 라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주요 작품과 함께 요리스 라만 랩의 창의적인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스케치, 렌더링 등 작업 전반의 이해를 돕는 자료도 함께 선보여진다.
《Gradients》전은 작가의 <Microstructures>, <Dragon>, <Maker>, <Gradient Screen>을 포함, 다양한 최근 시리즈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그 중 <Microstructures> 시리즈는 3D 그라디언트 패턴(3D gradient patterning)에 개념적 기반을 두어 획기적 규모의 가구를 보다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탐구한다. 이 때 각각의 작품은 마치 세포처럼 형태, 크기, 기능이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셀(cell)’ 로 구성되어 있다.
<Dragon Bench>와 <Gradient Screen> 시리즈는 요리스 라만 랩이 개발한 혁신적인 대규모 다축 금속 프린팅 기술(Multi Axis Metal Printing) 도구인 MX3D 프린터를 활용한 독특한 조각 작품으로 이전에는 실현할 수 없었던 복잡한 곡선과 곡면을 공중에 구현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기술로 등장하는 MX3D 프린터는 강철 소재는 물론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알루미늄 등 다양한 금속 소재를 출력할 수 있고, 어떤 지지대 없이도 3D 로봇의 팔을 사용하여 공간의 어느 방향으로든 입체적으로 프린팅 가능하다. 특히 요리스 라만 랩은 <Dragon Bench>에 활용된 3D 기술로 올해 암스테르담에 길이 12.5m, 폭 6.3m의 다리를 완공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실용적인 건축 및 사회 기반 시설 분야로까지 확장 가능한 기술임을 증명한다. 한편 <Maker> 시리즈는 나무 같은 단단한 재료를 복잡하고 유기적인 형태, 패턴과 접목하는 파라메트릭(parametric) 공예 기술로 제작한 작품으로, 디자인과 디지털 제조 기술이 보여준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수공예와 기술도 공생할 수 있다는 작가의 철학을 반영한다. 현재까지 10여 곳의 기관에 소장 및 전시되어 있다.
저명한 수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의 이름을 딴 <Turing Tables>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연작이다. 튜링은 생을 마감할 무렵, 생물학과 화학에 관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논문을 집필하며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패턴들이 일종의 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되었음을 역설하였다.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지속적인 과학 연구를 통해 실제 자연에서 소위 “튜링 패턴”으로 일컬어지는 줄무늬, 나선, 소용돌이 무늬 등을 발견함으로써, 튜링의 가정들은 대부분 입증되었다. 이런 현상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튜링 패턴이 실제 생태계, 더 나아가 은하계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끔 했다. 본 전시에서는 3D 프린팅이 가능한 MX3D 로봇을 이용, 브론즈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한 일련의 독특한 테이블을 선보이며, 철저한 계산이 만들어낸 심미성은 현 시대 실용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는 지난 2017년 호주 멜버른의 내셔널 갤러리 오브 빅토리아에서 호평 속에 열린 트리엔날레와 《요리스 라만 랩: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 순회 회고전이 시작된 후 열리는 첫 번째 갤러리 전시다. 라만의 회고전은 네덜란드 그로닝거 미술관, 미국 애틀란타 하이 미술관, 미국 뉴욕 쿠퍼 휴잇 국립 디자인 박물관에서 개최되었으며, 다가오는 2018년 6월 말 미국 휴스턴 미술관에서 또 한 번의 대규모 전시를 앞두고 있다. 전세계에서 선보이고 있는 요리스 라만 랩의 작품 중에서도 핵심 흐름을 보여주는 개인전 《요리스 라만 랩: Gradients》는 기술 및 예술과 접목해 진화 중인 현대의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을 경험함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요리스 라만 랩(Joris Laarman Lab) 기존 가구 & 디자인 영역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단단한 소재, 이와 대비되는 유려한 디자인과 생동감은 요리스 라만의 고유한 제작 방식인 3D 프린팅 기술과 컴퓨터 프로그램 알고리즘에 기초한다. 2011년 국제갤러리 첫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Bone Chair> 시리즈는 당시 젊은 작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되는 영예를 안긴 대표작이다. 작가는 뼈의 성장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컴퓨터 알고리즘을 생성하고, 의자가 유기체적으로 성장한다는 개념을 접목해 <Bone Chair>를 제작했다.
작가소개
요리스 라만은 1979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수학하였고, 2003년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2004년도에 연구, 실험 그리고 획기적 기술을 통해 디자인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요리스 라만 랩을 설립했다. 그의 뜻에 공감한 과학자,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및 공예가로 구성된 다학제(multidisciplinary)의 중심지인 요리스 라만 랩은 디자인, 기술, 과학,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 받고 있다. 라만의 작품은 국제적인 전시에 다수 소개된 바 있고, 파리 퐁피두 센터, 뉴욕 현대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등을 포함한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라만은 2004년 월페이퍼 매거진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젊은 디자이너 상’을,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주관한 ‘올해의 혁신가 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