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Art Chosun On StageⅢ
소년 김부연 ‘그가 바라본 아이’ : 김부연展
2018-06-15 ~ 2018-06-24
조선일보미술관
전 시 명 2018 Art Chosun On StageⅢ 소년 김부연 ‘그가 바라본 아이’ : 김부연展
전시작가 김부연(Kim, Boo-Yeon, 金富淵)
전시장르 서양화
전시기간 2018년 6월 15일 (금) ~ 6월 24일 (일)
※ VIP opening : 6월 15일 (금) 오후 5시
후원/협찬/주최/기획
기 획 아트조선
후 원 조선일보
관 람 료 없음
관람시간 및 휴관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휴관일 없음)
전시장정보
전시장소 조선일보미술관 Chosunilbo Museum
주 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1길 33
전화번호 02-724-7832
홈페이지 https://edu.chosun.com/art
소녀, 162x130cm, oil on canvas, 2010
전시 서문
2018 Art chosun on stage 의 세 번째 기획전인 소년 김부연 <그가 바라본 아이> 展은 조선일보 기획초대전으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작고한 김부연 작가가 이루고자 했던‘서투른 미학’ 을 ’소년 김부연의 시선’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며 그의 예술적 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약식 회고전으로 기획되었다.
김부연 작가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이듬해 프랑스로 유학해 파리 8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2007년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 (논문:〈회화의 공간, 유희의 공간〉)를 받았다. 프랑스와 한국에서 총 8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07년 귀국해 국내에서 작품활동을 하던 중 2011년 혈액암 판정을 받고 2013년 영면했다.
봄여름가을겨울, 118x91cm, oil on canvas, 1995
김부연은 그림 그리는 행위를 ’유희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즐거운 놀이’라 표현한 어른아이 작가이다. 기존의 미술제도의 틀을 염두에 두지 않고 순수한 창작 행위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였다.
놀이하듯 그린 그의 작품은 언뜻 어린아이의 낙서를 연상하기도 한다. 밝고 경쾌한 색감은 대중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며, 아이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일상적인 소재들은 난해한 현대미술과는 달리 대중에게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가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전시 구성은 초기작부터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까지 약식 회고전을 취하면서도 그의 작업 전반을 대변하는‘아이’ 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에 다양한 작품과 스토리로 풀어냈다. 아이라는 단어의 전혀 다른 세가지 의미 (I, 兒, eye) 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총 3가지 섹션으로 흥미롭고 다채롭게 구성하였으며, 그의 초기작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총 30여 점을 포괄적으로 보여준다.
- 조선일보미술관
김부연: 예술가이자 현자에 대한 찬사
부연에 대한 기억을 글로 담아내는 부탁을 받아, 깊은 슬픔과 진심어린 즐거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화답한다. 운명은 잔인하고도 예측할 수 없으며 자연의 섭리란 내제된 무질서 속에서 때로는 참으로 불공평하다. 떠난 스승을 기억하는 것이 제자의 도리이거늘, 너무나 일찍 떠난 제자의 기억을 적어내는 것이, 어찌하여 이 늙은 스승의 과제가 되었는가?
이와 같은 슬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부연에 대한 각별한 기억을 담아내는 것은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는 가장 뛰어난 제자 중 한 명이었으며 원대한 미래가 보장되기에 충분한 예술가이기도 했다. 그의 뛰어난 자질 중 빼어난 실력만큼이나, 그것을 잊게 만들 정도의 신중함 또한 높이 평가한다. 부연은 철학자이자, 특출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현인에 가까웠다.
소녀, 117x91cm, oil on canvas, 2009
작품에는 그의 인격과 생각이 정직하게 녹아있다. 이것은 고인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 “놀이로써의 회화”에서 여실히 들어난다. 우리는 아이의 감성을, 세상을 처음 접하는 시선의 가벼움을 발견할 수 있다. 서투른 겉모습은 사실 진지한 의도를 품고 있다 – 모두가 알고 있듯, 아이에게 놀이란 매우 진지한 활동이 아닌가. 그가 남긴 방대한 창작들은 오늘날 예술의 무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의 방출이기도 하다. 김부연 작가는 이러한 자유로움을, 아마도 어린 아들의 유희적 활동에서 끌어오지 않았을까. 다른 시대에서 화가 파울 클레가 자녀의 그림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갈고 닦은 커다란 재능이 바탕이 된 부연의 창작물은 풍부한 테크닉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오래도록 지혜로운 교본으로 남을 것이다. 또한 그를 만나는 축복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그의 영혼은 살아서 머물 것이다.
- 조르주 블로에스, 파리, 2018년 5월 13일
C’est avec un mélange de profonde tristesse, mais aussi de joie réelle, que je réponds à l’invitation qui m’est faite d’évoquer le souvenir de Boo-Yeon. Le Destin est cruel et aveugle, et la nature parfois bien injuste dans son désordre. Ne serait-ce pas plutôt à l’élève de se souvenir d’un maître disparu ? Pourquoi est-ce au vieux maître de se souvenir de l’élève parti prématurément ?
J’ai cette tristesse. Je suis aussi sensible à cet honneur, car la mémoire de Boo-Yeon m’est particulièrement précieuse. Il fut l’un de mes étudiants les plus brillants, et avait en même temps l’étoffe d’un artiste promis à un grand avenir. Parmi ses qualités, j’appréciais autant son talent que la discrétion qu’il mettait à faire oublier ce talent. Boo-Yeon était un philosophe, ou plutôt un sage, qui n’éprouvait pas le besoin de se faire remarquer.
집들, 91x73cm, oil on canvas, 2009
Il se concentrait tout entier sur son œuvre ; elle reflétait fidèlement sa personnalité. Elle pouvait se résumer dans le titre qu’il donnait à son mémoire de doctorat : « la peinture en tant que jeu ». On y découvrait un esprit d’enfance, la légèreté d’un regard s’ouvrant au monde. Cette ignorance feinte cachait en réalité un profond sérieux – de même sait-on que pour un enfant, le jeu est chose très sérieuse. Les abondantes créations qu’il nous a laissées ont pour principale source une spontanéité et une liberté aujourd’hui trop rares sur la scène artistique. Probablement Boo-Yeon les puisait-il dans l’observation attentive des activités ludiques de son jeune fils, à l’exemple de Paul Klee qui, en un autre temps, s’était lui-même inspiré des dessins de son enfant.
La richesse formelle et la joie qui s’exprime dans les productions de Boo-Yeon resteront pour longtemps une leçon de sagesse autant que de maîtrise chez ce grand talent. Pour tous ceux qui ont eu la chance de le rencontrer, son esprit demeure vivant.
- Georges BLOESS, Paris, 13 mai 2018
삶을 삼킨 화가 : 우리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를 위하여
부연을 생각하면 언제나 소년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맑고 깊은 눈에 그는 언제나 웃고 있었다. 대학시절 학번은 달랐으나 동향 출신으로 간간히 인사만 하고 지내는 사이였던 부연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그가 파리로 유학을 오면서부터이다.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였지만 유학생활을 위해서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용기가 있었다.
언젠가 초상화를 그리고 있던 부연의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뎃생력이 좋았던 그는 인기가 많았다. 닮게 잘 그렸을 뿐 아니라 그림을 대하는 진정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부모의 손에 이끌려 모델의자에 앉았지만 구경꾼들의 시선과 지겨움에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특유의 천진한 미소와 재치 있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면서 초상화를 그려 나가는 부연의 모습은 자신감에 차있고 행복해 보였다.
그 날 저녁, 생-미쉘 골목에서 술을 마시며 부연은 이야기했다. ‘파리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살며 그림을 그리고 학교에 다니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그는 그렇게 하루하루의 시간과 그 속에서 마주치는 삶의 풍경을 사랑했다.
닭과 호랑이, 91x72cm, oil on canvas, 2011
서로 바쁜 유학생활에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끔 만나면 유학생활과 미술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삶이 그림 속에 녹아드는 것을 좋아했던 부연은 미술에 대한 미술의 질문을 던지길 즐기는 현대미술의 기계적 필연성에 대해 권태를 느꼈다.
유행과 사조에 맞추어서 형식을 변화시키기보다 무엇을 위한 형식의 변화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 사람과 삶에 대한 애정은 미술에 던지는 질문 자체를 변화시켰다. 미술사적 관점에서 그림 자체에 대한 질문 즉, 형식의 변화보다 현실에서 그림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질문을 바꾸었다.
형식 자체의 문제가 아닌 무엇을 위한 형식인가가 그에겐 더 중요했기에 현대미술의 시류를 무작정 따르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 그 차체의 즐거움으로 다시 돌아가 스스로 삶과 미술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집과 닭, 91x117cm, oil on canvas, 2008
부연이 그린 사람은 누군가의 초상이 아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이고 집과 마을 역시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일 뿐이다. 그의 그림은 개별적인 정체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쁨 또는 슬픔을 느끼는 익명의 한 인간이면 충분한데 그것은 그림을 바라보고 감상하는 관객의 모습 역시 한 인간으로 그림 속 주인공으로 대치되기 위함이라 하겠다.
이처럼 내가 네가 되고 우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부연의 작품에는 삶과 예술이 분리되어 있지가 않다. 둘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 삶이 예술을 통해 더 아름다워지고 예술은 삶을 통해 당위성을 가지는 것을 부연의 그림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런 그의 그림이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순수함, 그 은밀한 감수성의 숨겨진 부분을 들추어내어 사회적 규범으로 인해 경직된 우리를 무장해제 시키기 때문이라 하겠다.
이번 전시를 위한 글을 부탁 받고 2015년에 열린 유작전과 함께 발간된 작품집 <새를 먹은 아이>를 꺼내 찬찬히 넘겨보았다. 파리 유학시절의 그림부터 귀국 후 그린 그림들을 제작 년도를 확인해가며 보고 있자니 부연의 예술적 여정이 읽혀지는데 유독 사자와 호랑이를 그린 그림에 눈길이 갔다. 모두 귀국 후인 2009~11년경에 그린 것들 이었다.
세느강 풍경, 117x91cm, oil on canvas, 2010
그 시기에 왜 집중적으로 맹수류를 그렸을까를 생각하다가 니체가 떠올랐다. 아이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지만 환경에 의해 다시 사자가 되어 싸워야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무의식적, 상징적 이미지라면 사조와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한 한국 미술계의 편협함에 맞서 싸워야 했던 부연의 모습이 특유의 자유분방한 형태와 밝고 활기찬 터치 뒤에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늘 소년처럼 웃고 있는 모습으로 기억되어 더 아프다.
헤겔이 말한 대로 삶에 대한 의식은 삶의 불행에 대한 의식뿐이다. 삶의 행복을 예찬하기 위해서는 의식을 넘어서야 한다. 개별적인 삶이 아니라 삶을 총체로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은 오로지 디오니소스적인 행위 즉 놀이로서의 그림을 통해서만 가능하리라는 걸 부연은 믿었던 것 같다.
그가 던진 질문은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았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우리에게 삶과 예술이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진짜 예술은, 장 뒤뷔페의 말처럼, 언제나 예상치 않은 곳에, 아무도 생각지 않은 곳에, 누구도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곳에 있다.
- 노순석 (조형예술학 박사)
작가 약력
김부연 ( Kim, Boo-Yeon, 金富淵 )
1968 경남 진주 출생 ~2013
1995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98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학사 졸업
2000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석사 졸업
논문 〈La peinture en tant que jeu〉(놀이로서의 회화)
2002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연구심화과정 (D.E.A)졸업
논문 <La peinture en tant que jeu-autour de l’aspect enfantin et gauche>
(놀이로서의 회화-서투름과 아동성에 관하여)
2007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박사과정 졸업
논문 〈L'espace pictural, l'espace ludique〉(회화의 공간, 유희의 공간)
[개인전]
2015 갤러리 팔레 드 서울 유작전, 서울
2012 경주예술의전당 <어린이날 특별기획전시-어른이 그린 아이그림>, 경주
2011-2012 갤러리 예담 기획초대전, 서울
2010 갤러리 루터 기획초대전 (2회), 서울
2009 아트 갤러리 유, 부산
2008 노원문화예술회관 기획초대전, 서울
2007 SALLE D’EXPOSITION DE LA MAISON DE LA TUNISIE (박사학위 청구전), 파리, 프랑스
2006 ART STUDIO DE PARIS MONTMARTRE , 파리, 프랑스
2003 문화공간 ‘BAGNEUX’ 바뇨, 프랑스
2001 갤러리 ‘BERNANOS’ 파리, 프랑스
[단체전]
2009 아름다운 다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9 시차전, 이앙갤러리, 서울
2009 대진대학교 교수 작품전, 화봉갤러리, 서울
2009 VISION-2009전, 토포하우스, 서울
2007 ‘EXHIBITION PARIS-NEW YORK' 뉴욕, 미국
2006 ‘Jeune artistes Coréenne' 파리, 프랑스
2006 ‘Les enfants du monde' 뱅센느, 프랑스
2005 ‘Jeune artistes Coréenne' 파리, 프랑스
2005 ‘Les enfants du monde' 파리 일본문화원, 프랑스
2004 'Biennalle de Cize' 시쩨, 프랑스
2004 ‘Jeune artistes Coréenne' 파리 한국문화원, 프랑스
2003 ‘Le rencontre de Tchin Gu Gip' 크레테이, 프랑스
2003 ‘Male et femelle', Espace Tristan Bernard, 파리, 프랑스
2003 ‘Autoportrait' 베르시 문화센터, 파리, 프랑스
2003 ‘Petits formats pour grand public', 파리 한국문화원, 프랑스
2002 Festival de l'eau, 크레테이, 프랑스
2002 Salon de BEAUREGARD, 보흐갸르드, 프랑스
2002 47회 Salon de Montrouge, 몽후즈, 프랑스
2001 P.V.C 학교, 바뇨, 프랑스
2000 45회 Salon de Montrouge, 몽후즈, 프랑스
1996 퍼포먼스, ‘Ephémère’, 샹베리, 프랑스
1995 ‘오감도’, 갤러리 보다, 서울
1995 ‘WHAT'S UP', 공평아트센터, 서울
[기타 경력]
2009 인도 Jaipur 아트캠프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