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마르크 샤갈'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Chagall,Love and Life 展은 샤갈의 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또 그의 긴 생애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인 ‘유대인’과 고향 ‘비테프스크 시절’의 모습 또한 다각도로 추적한다. 즐겨 입던 줄무늬 재킷을 입은 우아한 신사의 모습을 한 자화상부터 가족과 친구들을 그린 초상화. 그의 작업의 주된 테마가 된 연인들, 35세에 쓴 자서전 <나의 인생>과 함께 수록한 동판화, 또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준 아내 벨라의 책들, 프랑스 시인 라 퐁텐의 걸작 <라 퐁텐 우화>에 수록한 여러 동물의 과슈화 등 150여 점을 선보인다.
덧붙여 문학과 깊은 인연을 맺은 샤갈의 여러 삽화와 서적, 피카소와 함께 판화를 제작하던 모습 등을 통해 종합예술가로서 숨겨진 면모까지 조명한다. 또 특수 제작된 프로젝터를 통해 샤갈의 드로잉이 점차 그림의 형상을 갖춰가는 영상까지 준비한다. 이 전시는 2015년과 2016년 이탈리아 로마와 카타니아에서 열려 평단의 극찬을 받고 30만 명의 관람객들 모은 전시의 첫 아시아 버전이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언젠가 "소년 속의 노인, 노인 속의 소년"이라고 샤갈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가 샤갈을 소년이라고 한 건 추억을 되새기는 성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추억은 늘 그곳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언제라도 다시 찾아주길 기다린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 순간에 실재의 시간은 사라진다. 그래서 몽상에 잠길 때면 누구나 소년이 될 수 있다.
샤갈은 언젠가 우리가 순수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예술가다. 소년 같은 면모로 가난한 사랑이 뭔 대수냐며 평생 사랑을 외쳤다. 판타지가 어떤 의미에서 거품이래도, 한 번쯤은 샤갈처럼 꿈꿔보고 싶다. 샤갈의 작품이 자유로운 건, 그가 사랑의 힘으로 인간이 규정한 이성의 편견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artnow> 에디터 이영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