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성남청년작가전 4 <송지혜: 대롱대롱>
성남큐브미술관은 2018년 마지막 성남청년작가전으로 <송지혜: 대롱대롱>을 마련하였다. 성남의 예술가를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해 성남문화재단이 2015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성남청년작가전은 전시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청년작가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어오고 있다.
글 민재홍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송지혜는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인간의 불안감, 두려움, 공포 등을 작업의 주제로 하고 있으며, 사회적 이면, 개인의 내적 갈등,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탐구한다. 심각하거나 무거운 주제를 작가 특유의 유모어로 비틀며 그 안에서 재미를 추구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나 사물을 은유적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그 안의 내용은 꽤나 직설적으로 보인다. 인간의 모습을 곤충이나 음식 등에 조합하거나 변형한 작업들은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대롱대롱 oil on canvas 193.9cmx390.9cm 2018
신작 <대롱대롱>(2018)에는 작가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안경, 빗, 자동차열쇠 등이 흰색 플라스틱 바구니에 하나하나 검은색 스프링 줄로 연결되어 있다. 매일 사용하고 있지만 매일 찾게 되는 물건, 또 없어도 문제는 없지만 없으면 불편한 물건들로 현대인의 피할 수 없는 일상풍경, 일종의 불편한 진실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본디 대롱대롱은 물건이 매달려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을 뜻한다. 하지만 송지혜 작품에서 대롱대롱은 아슬아슬하게 곡예하듯 살아내는 현대인의 일상을 투영한다.
2016년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바둑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었지만, 결과는 주지하듯 알파고가 4승 1패로 승리하였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IoT’ 등의 난해한 용어들이 미디어를 통해 생활 속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직 내 손안의 스마트폰도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상은 벌써 저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하다.
어제와 다른 오늘, 산업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왔다. 스마트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접목된 최신 IT기기들은 현대인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똑똑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인들은 불안과 고독을 느끼며 살아간다. 현대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경쟁과 생존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잊어버리고 또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말했다. 여유는 게으름이 아니라고. 이번 전시가 나를 돌아보고 나의 주변을 살피는 그런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일시 9월 28일~10월 28일
장소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문의 031-783-8141~9
선물 oil on canvas 53.3cmx45.5cm 2018
Statement
흔히 삶이란 순탄치만은 않다고들 한다. 근래 어떨지 모르는 일이다. 눈을 뜨면서 수 없는 것들을 해결하면서 사는 오늘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을 위태롭게 “대롱대롱” 이라는 표현으로 함축하여 표현하였다. 물건이 매달려 가볍게 흔들리는 모양을 표현하는 의태어이나 삶의 경계에서 대롱대롱 매달려 끈을 잡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본인의 시점(視點)이기도 하다.
특히 <대롱대롱 2018年> 작품에서는 매일 쓰는 물건 그럼에도 매일 찾는 물건, 없어도 사는데 없으면 아주 불편한 물건들을 바구니에 스프링으로 엮어 물건을 매달에 놓았다. 사소한 것이지만 이것이 오늘을 사는 현실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Skin과 black 색감을 주조로 사람과 어둠 혹은 의지의 상징적인 색채로 사용하였다. 전반적으로 작업이 어딘가에 매달려있거나 정중앙에 붕 떠서 정면을 응시하여 위와 같은 주제를 극대화 하고자 하였다.
이는 불안 공포 두려움의 감정이 작업의 모티브이며 사회적 이면, 개인의 내적 갈등, 보이지 않는 곳 등이 작업의 관심사이다. 현시대에 사는 이들은 누구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안 공포 등의 감정을 근간으로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곤충이나 음식 사물 등을 의인화 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며, 현실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사물을 통하여 상상하고 시각화하고자 하였다.
잠시 덮어두자 oil on canvas 193.9cmx260.6cm 2018
공포스럽거나 재미있거나 생소한 것들을 시니컬하게 반문하는 방식으로 재해석 하기도하며, 현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때로는 관조적으로 바라보기도하고 때로는 극도로 가까운 시각으로 관찰하기도 하였다. 이를 근거리 혹은 원거리에서 대상을 관찰하여 개개인의 내면의 모습에 초점을 두어 들여다보기도 하고 전체적인 모습으로도 바라보기도 한다. 직설적이거나 반의적으로 혹은 비현실적으로 시각화 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습을 조망하여 저의 시선으로 시각화하고자 하였다.
작품은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상상과 떠오르는 생각들을 캡쳐해서 속도감있게 메모하듯이 드로잉으로 그리고 이를 확대시켜 페인팅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로 불암감을 모티브작업을 하며, 그 내적인 이유는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그 개인이 살고 있는 지금이 현실과 환경에 대해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한 갈등들과 불안감을 익숙한 소재나 식물과 곤충들을 의인화하여 우리 삶의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다.
끊고싶다 oil on canvas 145cmx164cm 2017
2013년 이전의 작품들은 ‘유인도’라는 주제로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제각기 섬으로 살아가는 1인 가구 현상의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흩어진 철저히 고립된 개인의 내적인 탐구에 초점을 두었으며 사람이 빠진 공간의 연출로 없어진 주인공의 삶의 모습을 유추하여 다른 이의 삶의 모습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가지고자 하였다면 2013년 이후 현재까지의 작업은 불안 공포 등의 감정을 근간으로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곤충이나 음식 등을 통하여, 직설적으로 반의적으로 시각화하며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