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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 경계 · 순간 · 틈 ·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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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로그램
알 수 없는 · 경계 · 순간 · 틈 · 겉
Unknowing · Border · Moment · Crack · Exterior

장소
대안공간 눈 1전시실

기간
2018. 10. 04 - 10. 17

참여작가
고우리(KO Woo-ri) 작가 프로필 상세보기


작가와의 대화 Artists' Talk
2018. 10. 06. Sat. 16:00

고우리 작가(1989~)는 인간관계에서 경험한 양가적 감정에 ‘틈(crack)’을 만들고, 자신과 그 사이의 접점을 찾는 신체 수행의 흔적을 기록하여 관객과 감정에 대한 공유를 시도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 고우리의 작업은 캔버스를 칠하고, 구기고, 적시는 행위 등을 통해 화면에서 여러 겹들(layers)을 구성한다. 이는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 속으로 융화되기 위해 ‘진심(眞心)’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 ‘몸부림’의 흔적으로 남는다. 작업은 개인이 인식하지 못한 내면의 감정, 그리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모호한 것들을 추상적 이미지에 투영하고, 진심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사유를 드러낸다.


작가노트 1.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이하는 감정을 행위 과정 기록으로 본질에 대한 의문들을 천착하고 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사람이 만나 관계를 짓는 필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타인과의 감정 마찰은 불편함으로 다가왔고, 불편함은 신체화 증상으로 까지 뻗어 불안, 공포, 스트레스로 번진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들은 해결되지 못하고 지나간다. 그래서 감정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작업한다./ 내면의 감정을 고민을 하다 보면 일상에서 느껴지는(보여 지는) 것들이 내면의 본질과 오버랩 되는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양파를 까도 속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며 어떤 것이 진짜 양파의 모습인지 의구심이 드는 순간들. 혹은 오래된 건물의 외벽의 페인트가 탈락되어 내부의 콘크리트가 노출되는 순간들처럼 계속 변화하는 주변의 일상을 보며 어떤 것이 진짜인지 확인 할 수 없어 혼돈되었다. 이렇듯 내면의 혼돈을 마주했을 때 감정을 행위 과정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인간관계 속 감정은 붓 등의 도구를 통해 표현하는 것 보다 몸의 일부를 직접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내면의 감정에 충실해 질 수 있게 해준다./ 신체 중 손을 사용해 그린 그림으로 예를 들자면, 시작은 손을 전체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감정을 잡게 되면 손끝으로 힘이 들어가고 이를 통해 선율과 파동이 생긴다. 그러다가 감정에 이입되면 손끝에서도 가장 날카로운 손톱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면 조금 더 확실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선들이 생긴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형태를 흐트러트리며 선율과 파동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형태를 흩트리는 방법은 선율이 아닌 면으로도 사용되는데 손날을 사용하여 발려져 있던 물감을 닦아내기도 한다. 이는 물감의 유(有).무(無)의 경계를 흐리며 본질에 대해 혼돈을 일으키도록 한다./그리고 작업의 전반적인 표현방식은 벗기고 채우는 반복 수행의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행위는 화면으로 옮겨지며 의미를 가진 움직임의 궤적으로 남겨진다. 그 흔적들은 화면을 벗겨내며 경계와 본질을 시각화 하고, 물감의 유(有).무(無)의 반복으로 층위를 교란시키고 있다. 이는 현실로 남겨진 신체화 증상을 무뎌지게 만들기 위해 비가시적인 ‘감정’을 화면에 기록함으로 사유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예를 들어, 캔버스를 동그랗게 압축한다. 이 때 외부의 표면에 마찰을 가하게 되면 표면에 있던 프라이머(젯소)는 탈락되고, 프라이머(젯소) 밑에 존재하던 천 본연의 상태가 드러나게 된다. 이 위에 다시 물감을 도포했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그러면 어떤 부분은 틈이 메워지기도 하고, 덜 메어지기도 하며 우연을 통한 추상적 이미지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관객은 서정적 이미지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작업은 현상에서 벗어나 심상의 재구성으로 수축. 팽창하고, 형상이 없이 존재하기에 화면 안의 날것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다. 글_고우리
 
작가노트 2. 알 수 없는 경계에 대한 파헤침
<알 수 없는· 경계· 순간· 틈· 겉>展은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한 알 수 없는 모호한 감정을 되짚어보고 진심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사유의 과정을 신체의 물성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이다.

① 알 수 없는_감정(Emotion)
오늘날 우리는 사회적 인간으로 거주하며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다양한 인간관계 속 발생한 감정을 무시한 채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자기감정의 틈을 보이는 순간은 아마추어 적이고, 책잡힐 일이 되었다.) 그래서 작가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쉽게 지나쳐야만 하는. 회피해야만 하는. 잘 알지 못한 채 지나쳐야 하는. 감정(Emotion)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그래서 작가는 마르지 않은 물감 위에 올라가 사회적 관계 속 해결되지 않은 감정을 되새기며 화면위에 선율, 파동과 같은 스트로크를 활용해 감정을 표출한다. 이 후 캔버스를 구겨 내부와 외부의 세계를 만들고, 외부의 세계를 마찰시켜 표면을 탈락시킨다. 이를 통해 감정의 생성과 소멸까지의 과정을 캔버스 표면의 강조로 겉(Exterior)과 경계(Border), 틈(Crack)을 한 번에 보여주는 회화작업을 진행하려 한다.

② 경계(Border)· 겉(Exterior)· 틈(Crack)
감정 중 상대성을 가진 양가감정은 두 가지의 상호 대립되거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이다. 내부와 외부가 대립되어있는 감정은 공존하지만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접점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겉(Exterior)과 속(Inside)의 경계(Border)에 틈(Crack)을 만들기 위해 캔버스 표면의 두께를 다양하게 만든 뒤, 물을 먹인 캔버스를 구긴다. 그러면 캔버스에도 내부의 세계와 내부의 세계가 만들어 진다. 이 때 외부의 표면에 마찰을 가하게 되면 표면에 있던 프라이머들이 탈락되고, 프라이머 밑에 존재하던 천의 본연의 상태가 드러나게 된다. 이런 우연을 통한 반복 수행을 통해 일상 속 수 없이 일어나는 양가감정의 대립을 곱씹고 가라앉히며, 개인의 감정의 접점을 찾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본 전시의 핵심이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관객은 경계에 대한 자각으로 본질에 대한 고민을 통해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글_고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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