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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룬 파로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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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룬 파로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2018-10-27 ~ 2019-04-0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립현대미술관,《하룬 파로키》전 개최 

 ◇ 독일 영화 및 비디오아트의 거장 하룬 파로키 회고전
   - <노동의 싱글 숏>, <인터페이스> 등 대표작 9점을 통한 예술세계 조망
   - 10월 27일(토)부터 2019년 4월 7일(일)까지, MMCA 서울 개최

 ◇ 전시연계 토크와 강연 및 하룬 파로키 영화도 48편 상영
   - 레이몽 블루, 에리카 발솜 등 영화 비평 거장 강연 진행
   - 11월 14일(수)부터 2019년 2월 24일(일)까지 연계 상영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하룬 파로키–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2018년 10월 27일(토)부터 2019년 4월 7일(일)까지 MMCA 서울 6, 7전시실, 미디어랩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5년부터 <필립 가렐>, <요나스 메카스> 등 현대영화사의 중요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올해는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미디어아티스트, 그리고 비평가였던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1944~2014)를 조명한다. 노동, 전쟁, 테크놀로지의 이면과 함께 이미지의 실체를 추적해온 하룬 파로키는 이미 뉴욕 MoMA(2011), 런던 테이트모던(2009.2015), 파리 퐁피두센터(2017)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하룬 파로키는 1944년 인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 인도네시아를 거쳐 서베를린으로 이주, 1966년 첫 단편영화 <두 개의 길>을 선보이고 베를린영화아카데미 1기 입학생으로 들어간다. 이후 작가는 영화를 통해 의미를 생산하는 이미지와 이렇게 생산되는 이미지의 정치·사회적 맥락을 지속적으로 분석해왔다. 본 전시에서는 그의 첫 번째 전시작품 <인터페이스>와 컴퓨터 그래픽이미지의 세계를 분석한 <평행>시리즈, 그리고 2014년 타계하기 직전까지 진행됐고 사후에도 큐레이터이자 작가인 안체 에만(Antje Ehmann)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노동의 싱글 숏>프로젝트를 포함한 총 9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가 처음 전시 목적으로 제작한 작품 <인터페이스>(1995)는 그의 에세이 다큐멘터리들을 2채널 모니터로 재생시켜 두 이미지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분석한다. 두 대의 모니터에서 보여주는 각기 다른 노동현장의 기록은 당시의 지정학적 맥락과 함께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말해준다. <평행 I – IV>시리즈(2012-14)는 컴퓨터 그래픽이미지를 분석하여 현실과 이미지의 관계를 조명한다. 작가는 게임 속 아바타를 ‘인간과 배경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매개적 존재’라 부른다. <평행>시리즈에서 게임 속 아바타는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가상세계에서 선택의 한계에 부딪치며 완벽한 존재가 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은유한다. 

<노동의 싱글 숏>(2011-17)은 하룬 파로키와 안체 에만이 2011년부터 시작한 워크샵 프로젝트로 제목대로 세계 곳곳의 노동현장을 단일 숏으로 촬영․제작하였다. 하룬 파로키가 타계하기 전인 2014년까지 15개 도시에서 촬영됐으며, 2017년부터 안체 에만에 의해 다시 촬영하여 3개의 도시가 추가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생전에 제작된 15개의 영상과 더불어, 2017년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추가로 제작된 영상이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생존을 위해 일하는 16개 도시 사람들의 노동을 바라보며 인간이 공통으로 직면한 현실을 직시한다. 인위적인 편집이 배제된 하룬 파로키의 노동 이미지는 픽션이나 다큐멘터리로 분류되지 않으며 정치적 선전의 도구도 아니다. 작가는 <노동의 싱글 숏>을 통해 관람객들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노동 자체를 바라보게 한다. 

<110년간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2006)은 노동의 이미지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고고학적 시각으로 추적한다.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최초의 기록영화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 문을 나서는 노동자들>을 모티브 삼아 영화사 110년간 제작된 수많은 영화 속에서 퇴근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퇴근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은 그들의 노동현장, 시설, 근로조건을 상상하게 하는 한편, 군중의 모습으로 규합된 단체 이미지와 이내 흩어지게 되는 개인의 이미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하룬 파로키는 노동, 전쟁, 테크놀로지의 이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세계를 지배하는 이미지의 작용방식과 함께 미디어와 산업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폭력성을 끊임없이 비판해왔다. 작가는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현상들의 배후를 치밀하게 조사하고 현 세계를 지배하는 힘에 편승한 이미지의 실체를 추적하며 영화를 포함한 현대예술이 반이성의 시대에 이성을 회복하는 역할을 하길 바랐다. 또한 영화를 통해 이미지를 조합하고 해체하여 우리가 간과한 낯선 세계를 발견할 수 있으며 우리의 현재가 역사가 되는 과정을 담을 수 있다고 보았다. 

전시와 연계하여 세계적인 영화학자인 레이몽 벨루(프랑스)를 비롯해 에리카 발솜(영국), 톰 홀러트(독일), 크리스타 블륌링거(오스트리아) 등의 강연이 진행되며, 11월 14일부터는 하룬 파로키의 영화 48편이 MMCA 서울 필름앤비디오(MFV)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1. 전시 개요
- 전시명: 하룬 파로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 기간: 2018. 10. 27. ~ 2019. 4. 7.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필름앤비디오
-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 참여작가: 하룬 파로키, 안체 에만
- 협력: 하룬 파로키 GbR
- 후원: 주한독일문화원

2. 전시 작품
  <평행 I – IV>(2012-2014), 4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인터페이스>(1995), 2 채널 비디오 
  <110년 간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2006), 12 채널 비디오
  <비교>(2009), 2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노동의 싱글 숏>(2011~2017), 16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리메이크-공장을 나서는 사람들>(2012~2017), 12 채널 비디오 

3. 부대행사: 토크 및 강연 (장소┃MMCA 서울 필름앤비디오 영화관)
   o 큐레이터 토크 l 김은희 학예사, 안체 에만 공동 큐레이터 
     일시┃ 2018. 10. 27. (토) 13:00
   o 강연 1. 이미지 비평, 이미지의 혼합 / 레이몽 벨루
     일시┃ 2018. 10. 27. (토) 14:30
   o 강연 2. 아카이브, 가시성, 영화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 / 크리스타 블륌링거 
     일시┃ 2018. 10. 27. (토) 17:00
   o 포럼 l 하룬 파로키와의 대화: 상영 & 렉처 / 남수영, 이나라, 김지훈, 서현석
     일시 l 2018. 11.17. (토) 13:00 – 19:00
   o 강연3. 아카이브, 몽타주, 내비게이션. 하룬 파로키 작품에서 본 지식의 기능 / 톰 홀러트
     일시┃ 2019. 1. 19. (토) 16:00
   o 강연 4. 움직이는 몸들: 하룬 파로키 후기 작품에서 포착된 삶 / 에리카 발솜 
     일시┃ 2019. 3. 30. (토) 16:00

4. 영화상영: 하룬 파로키 영화 48편 (장소┃MMCA 서울 필름앤비디오 영화관)
    o 2018. 11. 14. ~ 2019. 2. 24.

 세부 일정은 추후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하룬 파로키 소개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비디오아티스트인 하룬 파로키는 1944년 인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1947년에 인도로 이주했고, 1949년에 다시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 1959년 다시 독일로 돌아온 그의 가족은 의사인 아버지가 함부르크에 외과병원을 차리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안정된다. 그러나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하룬 파로키는 작가의 꿈을 안고 홀로 서베를린으로 간다. 그는 생계를 위해 일하면서 야간학교를 다녔고 당시 그가 쓴 리뷰가 라디오나 신문에 채택되기도 했다. 



꺼지지 않는 불꽃 Inextinguishable Fire, 1969(1),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꺼지지 않는 불꽃 Inextinguishable Fire, 1969(2),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1966년 첫 단편영화 <두 개의 길>(Zwei Wege/Two Paths)이 베를린의 한 텔레비전 채널에서 상영되었고, 하룬 파로키는 베를린영화아카데미(DFFB, Deutsche Film und Fernsehakademie Berlin)의 1기 입학생으로 들어간다. 1969년, 파로키는 자신의 동지들인 볼프강 페터센(Wolfgang Petersen), 귄터 페터 슈트라쉑(Günther Peter Straschek), 홀거 마인스(Holger Meins) 등과 함께 정치적 활동을 이유로 학교에서 퇴학당한다. 당시 하룬 파로키의 영화는 상황주의와 누벨바그, 다이렉트 시네마의 영향을 주로 받았다. 그는 1969년에 저예산영화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었으며 1970년대에는 마르크스의 자본론를 영화화하며 ‘영화를 과학적으로, 과학을 정치적으로 만드는’프로그램을 시도했다. 또한 WDR텔레비전 채널에서 <글라스하우스>(Glashaus)라는 이름의 TV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1973년 “이미지의 난점: 텔레비전 비평 Der Ärger mit den Bildern. Eine Telekritik von Harun Farocki (The Trouble with Images. A Critique of Television)“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에 등장하는 단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조사하면서 텔레비전 비평을 하였다. 그는 1979년에서 2000년까지 텔레비전 방송국의 제작지원으로 <당신의 눈앞에서 – 베트남>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만들게 되며, 1984년 폐간될 때까지 10여 년간 비평잡지 [필름크리틱]의 저자이자 편집자로 참여했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테오도르 아도르노와 브레히트의  영향을 받은 하룬 파로키는 파시즘과 산업경제와의 관계를 조사하면서 <두 전쟁 사이에서>, <이미지-전쟁>, <세계의 이미지 그리고 전쟁의 각인>과 같은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는 관찰자적인 다큐멘터리 방식을 거부하고 기존의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분석하면서 이미지의 운동성과 그 속의 역사성을 읽어나갔다. 독일 독립영화계에 닥친 위기로 인해 독립영화의 배급도 어려워지기 시작한 1990년대에 하룬 파로키는 미술관의 전시형태로 그의 작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1995년 <인터페이스>가 2채널로 전시된 것을 시작으로 1996년 ‘도큐멘타 X’에서 그의 작품 <정물>이 전시되었다. 2000년대부터 하룬 파로키는 보다 본격적으로 전시를 목적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제작하기 시작한다. <비교>, <110년간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과 같은 노동의 이미지를 배열한 작품, 산업, 군사, 기술, 세계정세가 연관된 이미지의 세계를 분석하는 그의 작품들이 세계 곳곳에서 전시형태로 소개되었다. 그는 안체 에만과 함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노동의 싱글 숏> 프로젝트를 15개 도시에서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2. 안체 에만 소개

안체 에만(Antje Ehmann. 1968~)은 큐레이터이자 작가이며 예술가이다. 하룬 파로키와는 2001년 결혼했으며, 현재 하룬파로키GbR 대표이다. 최근 기획한 프로젝트로는 <Harun Farocki. What is at Stake>(2016년 발렌시아 현대미술관), <Labour in a Single Shot>(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등이 있으며 자세한 이력은 다음과 같다.

전시기획

-<Bilderschatz: Towards a Cinematographic Thesaurus>, The Fact Finder, Berlin, 2018
-<Harun Farocki Retrospective>, (artistic director with MariusBabias),Berlin, 2017
-<Harun Farocki – By other Means>, (with Carles Guerra), n.b.k., Berlin, 2017 
-<Harun Farocki and Music>, Galerie Barbara Weiss, Berlin, 2017 
-<Harun Farocki. Another Kind of Empathy>, (with Carles Guerra), Fundació Antoni Tapies, Barcelona, 2016, Friche la Belle de Mai, Marseille, 2017 
-<Harun Farocki. What is at Stake>, (with Carles Guerra), Institut Valencia d’Art Modern, Valencia, 2016
-<Labour in a Single Shot>, Venice Biennale, Venice, 2015
-<Harun Farocki. 4 films from 1967-1997. An Homage, Angels Gallery, Barcelona 2014
-<Harun Farocki. First Time in Warsaw>, Centre for Contemporary Art Ujadowski Castle, Warsaw 2012 
-<Between Eye and Hand>, Video Installations at the former Hotel Pythagoras, Samos 2012 
-<Serious Games. War – Media – Art>, Mathildenhöhe, Darmstadt 2011 
-<The Image in Question. War – Media – Art>, Carpenter Center for Visual Arts, Cambridge / Mass. 2010 
-<Three Early Films> (with Kodwo Eshun & Bart van der Heide), Cubitt Gallery, London 2009 
-<Harun Farocki. 22 films, 1968–2009> (with Stuart Comer & Kodwo Eshun), Tate Modern, London 2009 
-<Cinema like never before> (with Harun Farocki), Generali Foundation, Vienna 2006; Akademie der Künste, Berlin 2007.



3. 상영작 정보

<평행 I – IV>
하룬 파로키 / 하룬 파로키 필름프로덕션 / 2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컬러 / 사운드 / 16분(연속재생) / 독일 / 2012-2014

4부로 구성된 <평행>은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이미지 장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최근 들어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영화보다도 더 흔한 매체가 되어가고 있다. 영화에는 불어오는 바람과 기계가 만들어내는 바람이 있지만 컴퓨터 이미지에는 이런 두 종류의 바람이 존재하지 않는다. 



평행 I Parallel I, 2012,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평행Ⅰ>은 컴퓨터 그래픽 양식의 역사를 연다. 1980년대 처음 나온 게임들은 수평선과 수직선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추상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늘날의 재현은 포토 리얼리즘을 지향한다.
<평행 Ⅱ와 Ⅲ>은 게임 속 세상의 경계와 사물의 속성을 탐구한다. 많은 게임 속 세상들은 우주에 떠있는 디스크 형태로 나타나는데 헬레니즘 이전 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을 연상시킨다. 게임 속 세상은 막 앞의 무대와 배경이 있는 연극 무대 같다. 게임 세상에 있는 사물들은 실제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다. 이 사물들의 속성들은 각각 따로따로 만들어져서 배당되어야 한다.



평행 II Parallel II, 2014,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평행 Ⅳ>은 게임 플레이어들이 추종하는 게임 속 영웅들을 살펴본다. 그들은 1940년대 L.A., 종말 이후, 서부영화 또는 다른 장르의 세계 속에 등장한다. 영웅들은 부모나 교사가 없고 자신이 따라야 할 규칙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영웅들의 표정은 거의 변하지 않으며 그들이 사용하는 호환가능한 수많은 짧은 문장들 안에서 매우 드물게 성격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인간이 창조한 인간의 모형, 인간의 모습을 한 존재이다. 이들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창조자로서 자부심을 갖는다. - 하룬 파로키

 
<인터페이스>, 1995
하룬 파로키 / 프랑스 빌뇌브다스크 현대미술관, 하룬 파로키 필름프로덕션 / 2 채널 비디오 설치 / 컬러 / 사운드 / 23분(연속재생) / 독일 / 1995

1995년에 나는 미술 전시회를 위한 작품을 제작할 것을 권유 받았는데, 이는 이중 채널 작품 <인터페이스>(Schnittstelle/Interface, 1995)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인 듯 했다. 비디오를 편집할 때는 이미 올라와 있는 이미지와 다음 이미지의 미리 보기, 두 장의 이미지를 볼 수 있는데, 영화를 편집할 때는 한 장의 이미지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작품의 출발점이었다. 고다르가 1975년에 (주로) 두 대의 비디오 모니터를 보여주는 35mm 필름, <넘버 2>(Numéro Deux)를 발표했을 때, 나는 이게 바로 비디오 편집의 새로운 경험, 즉 두 이미지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임을 분명히 발견한 것이다. 이 두 이미지는 무엇을 공유하는가?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와 어떤 공통점을 가질 수 있는가? - 하룬 파로키


<110년간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하룬 파로키 / 12 채널 비디오 설치 / 흑백과 컬러 / 총 36분(연속재생) / 독일 / 2006



110년간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Workers Leaving the Factory in Eleven Decades, 2006,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뤼미에르 형제의 카메라는 뷰파인더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묘사하는 광경을 확인할 수 없었다. 노동 구조는 노동자들을 동기화하고, 공장의 문은 그들을 하나의 무리로 만들며, 이러한 압축의 과정은 노동력이라는 이미지를 만든다. 이러한 묘사는 우리에게 문을 지나는 사람들이 근본적인 무언가를 분명히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미지는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기에, 이러한 시각적 비유는 수사적 형상이 되었다. 우리는 이를 다큐멘터리와 산업영화, 프로파겐다 영화들에서 발견하는데, 음악과 말들의 뒷받침을 받는 이미지는 ‘피착취자들’, ‘산업 프롤레타리아들’, ‘주먹이 된 노동자들’, 혹은 ‘대중 사회’와 같은 텍스트적 의미를 부여받는다. 공동체의 외양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서둘러 문을 지나자마자, 그들은 개인으로 흩어지는데, 대부분의 서사 영화들이 다루는 것은 노동자들의 바로 이러한 존재 양태이다. 공장을 떠난 노동자들은 시위를 위해 한 몸으로 단결한 노동자들 뒤에 남지 않기에, 노동자로서의 이미지는 흩어지는 것이다.  - 하룬 파로키


<비교>
하룬 파로키 / 하룬 파로키 필름프로덕션 / 2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컬러 / 사운드 / 24분(연속재생) / 독일 / 2007



비교 Comparison via a Third, 2007,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비교>는 수공업 형태의 노동이 생산기계의 발명과 함께 대량생산 체재로 변화하면서 기계가 노동력을 대체하게 되는 산업혁명의 과정 속에서 공존하는 노동의 여러 형태들을 보여준다. 우리는 전통적 방식으로 벽돌을 생산하는 아프리카와 인도의 노동자들과 첨단기계로 벽돌을 대량생산하는 유럽의 벽돌공장 이미지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노동의 싱글 숏>, 2011~2017
안체 에만, 하룬 파로키 / 독일문화원 협력 / 16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컬러 / 사운드 / 2011-2017

<노동의 싱글 숏>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각 15개 워크숍 도시와 지역의 특성에 응답하고 최대한 이를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 도시에서는 매일 갖가지 노동이 행해진다. 구두 수선공, 요리사, 웨이터, 창문 닦이, 간호사, 문신 예술가, 환경미화원 등.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은 닫힌 문 뒤에서 발생한다. 노동은 흔히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상상할 수도 없다. 따라서 면밀히 조사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디서, 어떤 종류의 노동을 볼 수 있나? 무엇을 숨기고 있나? 도심에서, 그리고 주변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도시들의 특성은 각각 어떠하며 특이한 점은 무엇인가? 어떤 종류의 노동 과정이 영화적으로 흥미로운 도전 과제를 주는가? 
비디오를 영화처럼...



노동의 싱글 숏 Labour In a Single Shot , 2011-2017, Copyright Photo Harun Farocki GbR Berlin


우리는 19세기 말 초기 영화 – 뤼미에르 형제의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과 <기차의 도착> – 의 방식을 따른다. 이는 이 영화들의 단호한 면들로부터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다. 하나의 연속된 숏으로 완성된 이 초기 영화들은 움직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세히 보고 카메라에 담을 만큼 가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로 촬영한 이 영화들의 시점은 고정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요즘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종종 우유부단한 숏들을 늘어놓는 경향이 있다. 싱글 숏 영화는 예정과 개방성, 구상된 것과 뜻밖의 사건을 결합한다.  
- 하룬 파로키, 안체 에만


<리메이크-공장을 나서는 사람들> 
안체 에만, 하룬 파로키 / 12 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 컬러 / 사운드 / 2012-2014

뤼미에르 형제의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 문을 나서는 노동자들>처럼 17개 도시의 다양한 노동자들의 퇴근 모습을 기록한 프로젝트이다. 노동의 단편적 기록인 이 이미지들은 영상으로 기록한다는 행위를 통해 우리의 시대, 지역, 역사, 순간을 사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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