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ity and Nobility: 19th Century Masterpieces of European Glass

일 시 2019년 4월 17일 (수) - 2019년 7월 31일 (수) 

장 소 바라캇 서울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8-4) 

관람시간 화 - 일, 오전 10시 - 오수 6시 (월요일 휴관)

바라캇 서울은 2019년 4월17일(수)부터 7월31일(수)까지 바라캇 유리기 컬렉션을 선보이는 <여림의 미학: 19세기 유럽 명품 유리기>를 개최한다. 반짝임과 유려함이 보석과 닮아 있는 유리는 제조와 가공에서도 섬세함을 요한다. 유리로 만든 그릇, 유리기는 깨지기 쉬운 여림과 아름다운 형태까지 더해져 예술품과 실용품의 경계에서 오랫동안 귀하게 여겨졌다. 

19세기 유럽의 유리기는 역사, 경제, 문화를 두루 이해해야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유리기의 가치를 19세기 유럽의 복합적인 시대상황과 접목시켜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여림의 미학: 19세기 유럽 명품 유리기>에서는 왕가의 사랑을 받았던 모저(Moser) 컬렉션,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제작된 보헤미아-인디아 유리기, 이슬람 문양을 선호하던 유럽 시장과 이슬람 시장 모두를 고려한 프랑스 모스크 램프, 스페인과 북아프리카의 문화적 요소를 결합한 이스파노 모레스크(Hispano Moresque) 보헤미아 유리기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유럽 상류층의 사치품이었던 유리기는 로마,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로마 장인들은 반투명한 녹색과 푸른색의 유리기를 주로 생산했고 귀족들은 이를 값비싼 액체를 담는 용기로 애용했다. 15세기에는 베네치아의 무라노섬이 유리 생산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우윳빛 색감과 도자기같은 표면이 특징인 무라노 유리기는 유럽 전역과 이슬람권의 상류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무라노 양식을 답습하던 보헤미아왕국은 기술, 과학, 광업의 발달을 토대로 투명도와 광택이 뛰어난 보헤미아 유리기를 탄생시켰고, 이는 17세기 이후 최고급 유리기로 손꼽히고 있다. 

제국주의와 교통의 발달로 국내외 시장이 확장되던 19세기 유럽에서는 시장 점유를 둘러싼 국가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었는데, 유리기 시장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넘치는 수요에 따라 각국에서는 수많은 유리기 제조사들이 등장했다. 오스만제국의 술탄에서부터 바티칸의 교황, 포르투갈 왕실에 이르는 최상류층을 사로잡았던 유리기 제조사, 모저의 설립 시기 또한 이때이다. 유리기 제조업자들은 국제 박람회에서 수상함으로써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고, 동시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획기적인 유리기를 생산하는데 몰두했다. 

이 시기는 이전의 어떤 시기보다도 고급문화를 향유하려는 의지와 이국적인 것을 갈망하는 엑조티시즘(exoticism)이 절정으로 치닫던 시대이기도 하다. 산업혁명으로 경제력이 막강한 중산층이 탄생하였는데 이들은 신분체계가 와해되던 시대 분위기를 빌미로 이전에는 귀족만이 누릴 수 있던 문화를 경험하고자 했다. 이와 함께 낭만주의 이후 극대화된 엑조티시즘이 부유한 지식인의 유희로서 급부상하자 제작자들은 앞다투어 이국적 특징을 지닌 고급 유리기 생산에 나섰다. 

<여림의 미학: 19세기 유럽 명품 유리기>는 19세기 유럽 유리기에 당대의 경제, 문화, 심리적 요소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급문화를 선도하던 상류층과 이들을 모방하는 중산층이 선호하던 최고급 유리기와 더불어 유럽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이국성이 짙게 반영된 유리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반짝이는 유리기를 통해 격동적인 19세기 유럽을 느껴보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1870년대에 시작하여 125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바라캇 갤러리(Barakat Gallery www.barakatgallery.com)는 박물관급 고대 예술품을 4만여 점 소장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수집한 성서 유물로 컬렉션을 시작한 바라캇 가문은 5대에 걸쳐 그리스, 로마, 비잔틴, 이집트, 이슬람, 아시아, 아프리카, 프리-콜롬비아의 유물로 컬렉션을 확장해왔습니다. 바라캇 컬렉션은 시대와 지역을 망라하는 방대한 규모에 더하여 미적 아름다움, 역사적 가치, 희귀성 및 보존 상태의 측면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바라캇 갤러리는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협업을 하며 문화, 예술, 고고학 연구 및 교육 분야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현재 갤러리는 런던, 로스앤젤레스, 서울, 홍콩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라캇 서울은 바라캇 갤러리가 2016년에 서울에 개관한 전시 공간입니다. 바라캇 서울은 상설 전시를 통해 바라캇의 유물 컬렉션을 선보임과 동시에 꾸준한 기획 전시를 통해 고대 유물과 컨템포러리 예술을 아우르는 탈경계적 전시를 지향해 해왔습니다. 2018년 9월부터는 바라캇 컨템포러리(www.barakatcontemporary.com)를 유물 컬렉션 중심의 바라캇 서울과 별도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라캇 서울은 시대와 지역을 망라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선보임으로써 이질적인 문화 간의 교차와 충돌을 통해 해석의 지평을 넓히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