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9-04-04 ~ 2019-05-04
박민하
02.745.1644
전시내용
원앤제이 갤러리에서는 오는 4월 4일(목)부터 빅민하 개인전 <Sun Gone>을 개최한다.
재현은 오랫동안 회화의 필연적인 접근법으로 이해되었으나, 근대 이후부터 재현가능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심과 미술에 대한 태도변화 등으로 인해 방법론의 많은 갈래 중 하나로 그 범위가 축소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재현은 많은 작가들의 작품 방법론 중 하나이며, 작가들은 끊임없이 재현의 가능성을 살피고 그 외연을 확장한다. 특히 비가시적인 것들의 재현, 즉 기억이나 비물질, 감각, 감정 등의 재현을 다루게 되면서 기존 회화의 ‘구상’과 ‘추상’이라는 범주는 해체하고 각자의 새로운 방법론이 추가되고, 작가 개별마다 다른 언어를 가진 회화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제 그들에게 ‘재현’이라는 화두는 회화의 한계를 의미하지 않으며, 인식의 그물망 사이로 떨어져 나간 부스러기를 건져 올리는 더 넓은 의미의 표현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민하 역시 보이지는 않지만 알 수 없는 사이에 침투하여 어느 순간 반응을 일으키는 것들을 관찰하고 화면 안에 담는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현상들의 재현이며, 보는 이에게 작가의 감각적이고 개인적인 발화를 다시 사적인 감각으로 이해해야하는 과정을 거치게 만든다. 그럼에도 이 과정 안에 이미 공유하고 있는 여러 요소 – 색, 형태, 언어 – 들은 소통의 보편성을 담보하고 있으며 따라서 작가의 회화를 통한 불완전한 동시에 명료한 대화가 가능해진다.
작가는 오랫동안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명료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는 현상들, 특히 신체에 자극으로 도달되어 변화를 일으키는 것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전시 “Sun Gone”에서 소개되는 작품 <혼몽 Hypnagogia>이나 <Warp 75>, <Ringxiety>은 바로 이러한 현상들을 캔버스 위에 표현한 것으로, 피부점막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나, 소리와 공기의 자극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감각/감정적 불안상태의 흔적을 담아낸다. 언제, 무엇 때문에 일어나게 되는지 그 원인과 과정은 알 수 없는 이 현상들은 매우 사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상 안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것이며 그렇기에 언어보다 더욱 명료하게 전달된다.
한편 작가가 작품에 사용하고 있는 색채, Burn Out Orange나 Terminal Green은 눈에 오랜 잔상을 남길 만큼 그 강한 색감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우리 일상에서 드러나는 순간들 – 불이 빨갛게 솟아오르는 순간이나, 매트릭스의 한 장면이나 오래전 컴퓨터의 화면처럼 검은 바탕의 녹색 글씨들이 주는 몽환적 느낌들 – 역시 매우 강렬하다. 그러한 색의 잔상과 색이 불러일으키는 강한 기억들은 체내의 감각에 현기증을 유발시킨다. 동시에 작가는 이 색을 카드뮴이 섞인 안료들로부터 얻어내는데 이 안료들은 발암물질로 경고된, 즉 신체에 또 다른 반응을 일으키는 재료가 된다. 이렇게 그가 제안한 비가시적인 것들의 재현은 캔버스 표면에 화학물질로서 전달되어, 관람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감각기관으로 틈입하여 잔상으로 남기고 작가의 기억과 감각을 전달한다.
이 외에도 작가는 오랫동안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거칠게 그려온 이미지들을 미디어 입체 작업과 책으로 소개한다. 전시는 5월 4일(토)까지 계속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월요일 및 국가공휴일 휴관.
박민하, Ringxiety , 25.5 x 20.5 cm , oil on canvas, 2019
<작가 노트>
나는 풍경을 마주하는 방법과 태도에 관한 작업을 한다.
디지털 스크린에 의존하여 풍경을 바라보는 자세와,
풍경에 공생하는 다른 입자들이 (빛, 공기, 소리) 만들어 내는 잔상.
/
언제부터인가 한 겨울에도 서울은 미세먼지로 뿌옇다.
만질수 없지만 살 을 스치고 흔적을 남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몸 안으로 침투해 흔적을 남긴다.
전자파, 포자, 포진,
/
네온사인들, 소음처럼 얽혀 있는 생각들은
단조로운 일상의 환각이 되어 시간 속으로 흡수 당한다.
잠식되어 혼몽에 빠져든다.
/
중간상태, 사춘기--
감정의 두드러기.
/
몇일째 인스타그램으로 들여다 보고,
배틀그라운드 안에서 친구들과 같이 모험을 하고,
손가락만 움직이면서도 움직인다.
누렇게 황달이 와도 전혀 외롭거나 아프지 않다.
색채
Burn Out Orange (Cadmium Red, Cadmium Orange)
핸드폰 알림, 위험신호, 주차콘, 타이드 세제, 허세, 과시, 티벳 중들의 옷, 달궈진 금속 - 너무 뜨거워 하얘졌다 오렌지색으로 탈색되어 돌아오는 ,파라노이아.
매직 머쉬룸.
튀겨져 오렌지와 빨간색 사이를 헤메는 interstitial한, LED - 박테리아를 죽이는 녹색을 대체하는 새로운 디톡스, burnout의 색이자 그 치료제의 색
Terminal Green (Cadmium Chartreuse, Cadmium Green)
까만색 배경위에 깜박이던 기계의 소울, 네온에 가깝지만 어두운.
흑백의 스크린위에 하얀색의 텍스트가 깨끗하게 렌더 되자 않자 녹색 인광체로 대체- 까만색 배경위에 깜박이는 기계의 소울, 네온에 가깝지만 어두운.
아펙스 트윈, 메트릭스, 공각 기동대,
플라토는 녹색이 불의 색과 까만색을 섞어 나온다고 주장했고
데모크리토스는 연녹색이 적과 백이 섞인 결과물이라 이야기했다.
라틴어 Sinople 은 녹색과 적색을 둘 모두 가르킨다.
봄의 색, 피어나는 계절의 색이기도 하지만, 변덕, 독, 악, 의 색.
아비산동의 에메랄드 녹색이 처음 선보여진 19세기에 제과, 옷, 벽등에 칠해져 여러 죽음의 원인이 됨.
칸딘스키 - Absolute green, is the most anesthetizing colour possible, Similar to a fat cow, full of good health lying down , rooted capable only of ruminating and contemplating the world through its stupid, inexpressive eyes.
절대 녹색은 가장 마취가 잘 되는 색으로, 건강하게 누워 있는 가득 찬 살찐 소와 유사하게, 그 뿌리가 멍청하고, 표현없는 눈으로 세상을 재고하고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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