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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자연이 그리운 요즘, 푸릇푸릇푸르른 그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자!
“싱그러운 휴식과 위안을 주는 존재로서 자연을 재발견하는 작가 황다연의 개인전”
“바다, 하늘, 나무 등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낙원에서의 기억을 담은 회화 35여점 전시”
푸릇푸릇푸르른 그 곳으로의 여행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 왔다. 봄을 맞이하여 롯데백화점은 싱그러운 휴식과 위안을 주는 존재로 서 자연을 재발견하는 작가 황다연의 개인전을 롯데갤러리 일산점(3/28~4/21)에서 개최한다. 끝을 알 수 없는 푸른 바다와 하늘, 화면 가득히 펼쳐진 초록빛의 나무 등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낙원(paradise)에서의 기억을 담은 회화 35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몇 해전 몰디브로 여행을 떠났고 눈앞에 펼쳐진 자연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하늘과 바다, 땅이 연결되어 경계를 알 수 없고, 가끔씩 보이는 인공물조차 원래 거대한 자연에 속한 듯 순응적인 모습이었다. 새소리, 바다 소리만 가득한 그 곳에서 작가는 자연에 완전히 속한 느낌이 들었고 여유로움으로 정신과 육체가 충만해져 갔다. 그 곳에서의 경험을 계기로 작가는 파라다이스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자연에서의 무한함과 안락함, 치유의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선과 색을 세밀하게 사용한다. 특히 선은 평온함과 부드러움, 조용함을 느끼게 하는 주된 요소로 기능한다. 화면을 크게 분할하는 정적인 수평 구도는 대자연의 광활함과 안정감을 잘 표현하고 있고, 뻗어나간 나무의 가지선은 바람의 방향을 담고 있다. 또한 자연의 오묘한 색의 변화는 한 번의 붓질로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번 관찰하고 덧칠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림 속 색은 맑지만 가볍지 않고 밀도
가 느껴진다.
작가가 섬세하게 되살리고자 하는 것은 풍경 자체이기보다는 풍경에 속했던 순간이다. 바람, 파도소리, 향기, 느꼈던 평온과 아름다움의 기억을 고스란히 화면 속에 담고자 한다. 그녀의 그림이 단순한 풍경 재현이 아님은 이질적인 오브제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림에는 화초, 선인장, 석고상 등이 등장한다. 이러한 오브제들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낯선 것들이지만 원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평온하게 자리하고 있다. 선인장과 스투키는 물이 있는 나라에선 키우기 어려운
식물들인데 그림 속에선 물에 잠겨있고, 석고상은 미대 입시를 거치면서 작가에게 애증으로 남은 불편한 물건이다. 잔잔하면서도 어색한 풍경, 사람은 없고 사람의 흔적만 있는 풍경은 공허한 느낌을 준다. 부조화스러운 장치들을 통해 작가는 파라다이스의 완벽한 균형을 깨고 그 속에 개입할 수 있는 틈새를 마련한다. 관객들로 하여금 풍경을 관조하는 외부적 시선을 넘어, 풍경에 속하고 자신들만의 이상적인 낙원을 그려볼 수 있기를 권유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풍경이 현실과 맞
닿는 순간이다.
황다연의 파라다이스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천상의 그곳이 아닌 일상과 가까운 어디쯤이다. 자연과 만나는 순간이라면 누구나 낙원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한 기회일지라도 기억은 위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적이고 삭막한 것들이 대부분인 도시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 가끔씩 이나마 마주하는 자연은 늘 휴식과 위로를 준다. 그리고 여행은 새로운 자연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도시에서의 복잡함, 잿빛을 걷어내고, 푸르고 푸른 그곳으로 떠나보자.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의영(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