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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를 말하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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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우리가 선택한 기록이 사랑이 될 무렵, mixed media, 작품 설치 전경(1), 2019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오는 4월 27일부터 9월 1일까지 2019 상반기 기획전 『클레이아크를 말하다』展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 전관에서 개최한다. 『클레이아크를 말하다』展은 국내 유일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으로서 생소한 분야인 건축도자를 알리고 가능성을 모색해 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설립 취지와 초심을 되새기고, 미래 건축도자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전시다. 총 9인의 한국 작가가 ‘클레이아크’를 테마로 한 도자 설치 조형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 9인에는 우리나라 건축도자 분야의 척박한 토양을 일궈 온 도예가 신상호를 필두로 강준영, 김희원, 박삼칠, 이인숙, 정민지, 정용현, 조영학, 최주연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예술 언어와 심미안, 자기만의 표현 방식으로 만든 작품을 통해 클레이아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작품으로 답하고 있으며, 이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다채로운 정체성을 한층 더 단단하게 한다. 




  전시의 서막을 여는 신상호 작가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초대관장이자, 메인 전시관인 돔하우스 외부를 감싸는 도자 작품인 ‘Fired Painting(파이어드 페인팅)’의 작가이기도 하다. 본 전시에서 신상호 작가는 클레이아크가 재도약하기 위한 지향점과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를 ‘흙과 건축의 만남이자, 흙의 확장성을 넓혀가는 미술관’으로 정의했다. 흙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토대로 도자와 건축의 상호 발전적 협력을 실현하고, 변화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신상호, 우화1, 생명수, glazed ceramic, steel, 작품 설치 전경, 2019


 강준영 작가는 개인적 기억과 감정을 바탕으로 선택의 기로, 소외 등의 키워드를 도출하고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시리즈 <우리가 선택한 기록이 사랑이 될 무렵>에서 격변하는 우리 사회의 주거 문화를 면밀히 살핀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란 ‘하나로 규정짓기 어려운 무엇’이라 정의하는 한편, 사랑, 운동, 탄생, 존재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정민지 작가는 예술로서의 건축도자의 가치에 주목하여 작업을 펼친다. 도자 피스를 분리하고 합체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건축적인 조형미와 도자로서의 실용적 가치를 실험적으로 모색한다. 작품 <용기의 용기>는 도자 블록의 다양한 조합을 선보인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를 ‘보고, 느낀 만큼 도자의 세계를 넓혀주는 곳’으로 정의한다. 도자에 덧씌워진 편견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새로운 도자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정용현 작가는 실용적인 형상을 띈 도자 작품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개인적 기억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승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멜팅팟(melting pot)’처럼 각기 다른 것들을 녹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공간이자 다양함을 담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클레이아크를 ‘따로 또는 함께’로 정의했다. 작품 <스플릿>과 <1kg의 변주>에서 보이는 도자들의 해체와 조합의 반복은 작가가 내린 클레이아크의 정의와 일맥상통한 흐름을 갖는다.




  이인숙 작가는 도자 공예의 본질인 ‘쓰임’에 주목하여 작가와 사용자, 작품과 소유자 간의 상호 소통을 지향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가 일방적으로 쓰임을 지정하는 작품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그 의미를 찾고 예술적으로 향유하는 과정에서 도자 공예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한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를 ‘도자 공예의 본질로 이해될 수 있고, 예술적 가치로서의 소통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의한다. 건축도자는 인간의 의식과 행동에 미적 경험을 제공, 소통의 가능성을 넓게 열어주는 예술이라 말한다.




  조영학 작가는 전통도자에서 출발해 조형도자를 거쳐 도자 설치에 이르는 폭 넓은 작업을 선보여왔다. 재료와 기법,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표현을 시도한다. 작품 <One&員-그렇게 흘러간다> 시리즈에서도 복잡한 현대사회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위해 도자 유닛, 도자 알갱이, 동판 조각 등을 활용했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를 ‘유동적’이라고 정의한다. 건축도자가 수 세기 전부터 지금까지 무수하게 변화하고 발전해 왔으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 역시 결국 건축도자가 지닌 유동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희원 작가는 입체적인 건축도자를 활용하여 공간을 구성해오고 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그림을 걸거나, 자연 소재의 장식재를 사용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보편적 심리에 착안하여 건축도자를 재해석한다. 작품 <야자나무>는 실제 야자나무의 형태를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제작, 기능적이고 실용적이면서도 예술 작품으로서 가치를 지닌 건축도자를 제안한다. 작가는 변화하는 도자예술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건축도자의 활용을 보다 쉽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클레이아크를 ‘소통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최주연 작가는 곡선과 따뜻함을 키워드로, 식물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자연의 특징을 단순화하고 재구성하는 도자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자연의 시초라 상상되는 이미지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 오브제나 그릇을 만들며, 작품이 놓일 공간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를 ‘삶의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건축도자란 주변 환경과 유기적인 관계를 이룰 때야말로 인간 삶에 질적 향상과 정서적 풍요로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삼칠 작가는 인간성 상실과 생명 경시 풍조 등의 문제점을 도자 예술로 해결하고자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흙을 만지는 과정, 즉 자연과 끊임없는 교감을 통해 작품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도예야말로 ‘자연 친화적인 예술 장르’라 말한다. 흙이 습도나 불에 따라 변하는 모습에서 자연 친화적인 예술의 근거를 찾는다. 작가는 클레이아크를 ‘인간과 예술의 소통을 위한 장(場)’으로 정의하며, 흙을 통해 생명에 대한 진지한 자각과 반성을 하는 한편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공동체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를 소망한다.




  『클레이아크를 말하다』展은 이처럼 총 아홉 작가의 작품과 시선을 통해 건축도자의 본질을 묻는 한편 예술과 인간의 삶을 밀접하게 통합시키는 영역으로서 건축도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세연 큐레이터는 ‘건축도자의 고유한 예술적 가치를 전하고, 건축도자의 새로운 예술적 화두를 제시하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가 대중적으로 건축도자예술을 즐길 기회의 장이 되길 바라며, 클레이아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기획 의도 및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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