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업건축박물관 기획전시
《공간기억 : 사진을 향한 건축의 다섯 가지 시선》 개최
〇 국내외 유명 사진작가 44인 121점 대규모 사진전
〇 건축아카이브 전시 형식을 벗어나, 다른 예술분야인 건축을 향한 ‘사진’의 시선 다뤄
〇 관람료 전액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는 착한전시
안양문화예술재단(이사장 최대호)에서 운영하는 김중업건축박물관은 오는 4월 18일, ‘건축을 향한 사진의 다섯 가지 시선’을 주제로 기획전시 《공간기억》을 4월 19일(금)부터 6월 23일(일)까지 경기도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에서 개최한다.
《공간기억》은 건축이 아닌 다른 예술의 분야인 ‘사진’이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루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사진들은 건축만을 피사체로 삼지 않는다. ‘시간의 켜’, ‘도시 변주’, ‘공간 영혼’, ‘건축 이후’, ‘기억 기록’ 5개의 주제로 사진이 건축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시선을 세세하게 펼쳐본다. 전시된 사진들은 물리적 건축을 넘어 사진가가 건축을 통해 포착한 시간, 변화, 감정, 상상, 기억들을 다룬다.
이번 전시는 국내 22인, 국외 22인 총 44인의 작가 121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주요작가로는 구본창, 김기찬, 임수식, 앙드레 케르테츠, 칸디다 회퍼, 제리 율스만, 르네 뷔리, 토마스 루프가 있으며, 특히 ‘기억 기록’ 섹션에서는 안양지역 사진가들이 안양을 기록한 사진 작품과 함께 안양지역건축사회의 도시 기록 활동도 다룬다.
한편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전액 ‘사랑의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안양시나눔운동본부)에 기부된다. 관람객은 전시실 입구에 설치된 단말기에 카드를 터치하여 관람료 1,000원을 즉시 기부하게 된다. 김중업건축박물관 김경수 관장은 “이번 전시의 관람료 전액 기부는 문화행사를 기부와 연계시키는 국내 첫 사례로 국내 기부문화 정착에 모범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 전시개요
전 시 명 김중업건축박물관 기획전시
<공간기억 : 건축을 향한 사진의 다섯 가지 시선>
전시기간 2019. 4. 19.(금) ~ 6. 23.(일)
매주 월요일 휴관 ※ 단, 5월 6일(월) 개관 / 5월 7일(화) 휴관
개 막 식 4. 18.(목) / 16시 30분 / 김중업건축박물관 교육실
개관시간 09:00 ~ 18:00 ※ 17:00 입장 마감
전시장소 (13912)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103번길 4,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관 1, 2층 및 안양박물관 1층 로비
전시작품 국내외 사진작가 44명의 작품사진 121점
관 람 료 1,000원 / 전액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기부 (입장 시 카드터치)
주최주관 (재)안양문화예술재단 / 김중업건축박물관
협 력 안양지역건축사회,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안양시나눔운동본부)
참여작가
고아라 | 구본창 | 권상원 | 김기찬 | 김민주초원 | 김병훈 | 김재경 | 박승훈 | 박형근 | 방병상 | 신병곤 | 안준 | 양현모 | 원범식 | 윤한종 | 이주형 | 임상빈 | 임수식 | 정성태 | 정지현 | 진효숙 | 추영호
아바스 | 알렉스 마졸리 | 앙드레 케르테츠 | 앙투안 다가타 | 브뤼노 바르베 | 칸디다 회퍼 | 다이애나 마르코시안 | 이안 베리 | 장 고미 | 제롬 세시니 | 제리 율스만 | 조나스 벤딕슨 | 구와바라 시세이 | 마틴 파 | 모이세스 사만 | 뉴샤 타바콜리안 | 피터 말로우 | 라팔 밀라치 | 레이몽 드파르동 | 르네 뷔리 | 심치인 | 토마스 루프
전시서문
사진, 예술의 영역에서 사진은 건축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김중업건축박물관의 기획전시 《공간기억》은 건축의 틀 안에서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벗어나 다른 영역의 예술에서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루고자 기획되었다. 사진은 그 기술이 발명된 이래 건축의 목격자이자 기록자 혹은 홍보자로 즉, 건축의 가장 강력한 전파 매체로 발붙였다. 건축가들은 자신의 작품과 공간적 사유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사진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촬영된 건축사진은 일견 정형화된 어휘를 보인다. 《공간기억》은 건축의 영역에서 만들어진 건축사진의 전형을 넘어 사진의 영토에서 사진가들이 건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시선에 접근하고자 한다.
사진가들은 그들을 둘러싼 환경인 도시와 건축을 피사체로 삼은 사진을 통해 사회적 진실과 모순을 드러내고, 물리적 ‘공간’ 너머에 있는 시간·변화·감정 같은 무형의 것들을 포착해 공동의 혹은 저마다의 ‘기억’으로 이끌어간다. 그것은 생성과 소멸의 무상함, 일상의 익숙함과 낯섦, 공간에 내재한 분위기와 감정, 물질적 제약에서 벗어난 상상과 환상과 같은 것들이다. 《공간기억》은 공간을 다룬 사진가들의 시선에 최대한 포괄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국내외 사진가 44인의 작품 121점을 다섯 조각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사진 속에는 건축이 있지만 그것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사진가들의 수많은 목소리와 상념을 담기위한 장치이자 도구로 변모한다. 전시된 사진마다 한 장의 사진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고 공간을 넘어선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길 기대한다.
1. 시간의 켜
사진은 건축 안에서 시간을 읽어낸다. 인간 문명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건축은 생성되고, 언젠가 소멸한다. 그 소멸은 서서히 진행되거나 일순간 파괴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사진은 생성과 소멸 사이 어느 지점을 포착하여 수천 년 전 거대한 문명 속 찰나적 인간을, 자신의 뿌리와 잇대어 있는 고대 왕국의 서사를, 급변하는 오늘의 도시 속 화석같이 남은 지난 삶의 터전을 담아낸다. 사진가들은 건축 공간 속에 새겨진 시간을 단순히 렌즈로 담아내는 것을 넘어 피사체인 건축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소멸해가는 과정을 추적하고자 그 현장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건축의 터전인 땅이 도시개발을 위해 파헤쳐져 옮겨지는 과정을 기록해 나가기도 하고, 곧 철거될 건축의 특정 공간에 붉은 페인트를 칠해 그 소멸의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고아라 <공허>, 2015, 100x66.5cm,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정지현 <철거현장 01>, 2013, 160×120cm, 피그먼트 프린트
2. 도시 변주
급속한 도시화로 인하여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산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숫자만큼의 이야기, 높은 빌딩으로 형성된 기념비적 스카이라인에서 작은 뒷골목에 이르는 극단의 물리적 환경, 빠른 속도감과 움직임은 사진가들을 매혹한다. 사진가들은 도시가 제공하는 다층적 소재에 저마다의 시선으로 접근하고 예민하게 반응하여 오늘날 도시에서의 삶의 의미와 양태를 드러내고, 그 속에 담긴 소소한 일상 속 내러티브를 이끌어낸다. 또한 도시의 물리적 환경 그 자체를 극대화하여 담아내거나 그 이면에 있는 익명성, 이중성, 불안, 역설과 모순을 그린다.
르네 뷔리 <브라질, 상파울루>, 1960, 123×80cm,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 René Burri, Magnum Photos/ Europhotos]
마틴 파, <그리스, 아테네>, 1991, 85.5×70cm,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 Martin Parr, Magnum Photos/ Europhotos]
3. 공간 영혼
사진은 그 특성상 눈에 볼 수 있는 것을 그 촬영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사진가들은 시각적 인지 대상을 넘어 인간의 내면이나 감정과 같이 보이지 않는 내밀한 차원을 표현하고자 시도한다. 물질을 투과하여 비물질의 세계를 담아내기 위해 사진가들은 건축의 공간을 사용한다. 그것은 어떠한 사물도 없이 비어있는 공간 그 자체이기도 하고, 인간이 배재된 역사적이거나 공적 공간이기도 하다.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는 공간 속 사물로 전이되기도 한다. 인간과 함께 공간을 점유하여 세월을 보낸 사물은 소유했던 사람의 세상이 묻어있거나 그 사람의 변화와 함께 변하고 소멸한다. 사진가들은 사물 속에 남아있는 이러한 정신 혹은 영혼을 한 장의 사진 속에 담아내고 있다.
구본창, <인테리어 06>, 2007, 140×110cm,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제리 율스만, <무제>, 1993 , 27.5×35cm, 젤라틴 실버 프린트 [한미사진미술관 소장]
4. 건축 이후
사진은 건축을 또 다른 차원으로 이주시킨다. 원범식은 ‘건축조각 Archisculpture’ 연작에서 건축물을 재료로 삼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건축을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평면 속에 존재하는 조각을 창조한다. 신병곤은 실재하는 도시의 빛을 이미지의 표면 위에 압축해 ‘천문’이라는 환영으로 확장시킨다. 추영호는 특정 도시를 구성하는 건축사진의 작은 조각을 콜라주 기법으로 재조합해 하나의 평면으로 통합한다. 박승훈은 하나의 건물을 조각난 이미지로 촬영하고 건축물을 쌓아올리듯 이를 다시 붙이고 엮어 작업한다. 윤한종은 너무 작아 눈으로 볼 수 없는 부품을 도시이자 하나의 사회로 인식하고 전자부품 검사기계의 고배율 렌즈를 통해 인간의 시각으로는 볼 수 없는 차원을 편다.
원범식, <건축조각 032>, 2014, 120×170cm,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박승훈, <TEXTUS 100-1>, 2011, 125×156cm, 디지털 C-프린트 [아트스페이스J 소장]
5. 기억 기록
기억하기 위하여 기록하고, 기록하기 때문에 기억한다. 박형근, 김재경, 진효숙 세 명의 사진가는 안양의 시간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기억하고 기록했다. 박형근은 2010년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덕천마을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낡고 남루하지만 세월이 녹아있는 일상의 공간을 남겼다. 김재경은 사라져 가고 있는 도시공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기록해왔다. 2012년에는 이미 대부분의 주민이 이주하고, 막 철거가 시작된 덕천마을 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담담한 시선으로 남기고 있다. 진효숙은 가족의 생계 터전이기도 했던 명학시장의 현재적 삶의 공간을 ‘삶을 살다’ 연작에 담아냈다. 한편 <기억 기록>에서는 안양지역건축사회 회원들이 안양의 건축 공간에 대한 기록과 그 활동을 함께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