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and Loud
2019.05.30(목) ~ 06.12(수)
Opening reception: 5월30일 5시-7시
-낯선 도시에서 보낸 삶에 관한 보고서 -
허승연의 작품에는 아주 흥미로운 날 것의 생선들이 화폭에 비린내처럼 살아있다.
그중 하나는 화폭에 이미지 구성법이 여느 작가들과는 좀 색다르다는 사실이다.
보통 전체적인 풍경이나 장면을 옮기는데 그녀는 특정한 장면을 포착하여 그 부분을 간결하게 요약하는 특성을 드러낸다. 많은 화가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법에서 허승연은 훨씬 많이 비켜나 있는 셈이다. 전체를 담아내려 하기 보다는 하고 싶은 메시지만 군더더기 없이 콕 집어서 말하는 스타일인 것이다. 대부분 그의 화면에 메시지는 구체적이기보다 다소 모호하지만, 화면에 수사학은 이처럼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화술은 다분히 덜 직접적이고 은유적이다. 우리가 그녀의 작품에 더욱 주목하고 집중할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그가 경험하고 느끼고 체험하는 모든 모티브가 회화적인 언어로 화폭에 등장하는 것을 그녀는 스스로 감각의 의인화이자 회화 안에서 둥지를 틀고 사는 “나름의” 존재들로 규정한 바 있다. 그녀의 그림속에서 생생하게 혹은 격정적으로 부활하는 나름의 존재들, 그렇다 이것이 그녀의 작품이 우리들에게 찌릿하게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인 이유이다.
나는 그녀가 홀로 외롭고 전투적으로 싸웠던 시카고와 뉴욕시절의 예술작업에 대한 우리들의 평가가 너무나 인색했음도 첨가하고 싶다.
그에게 “회화”는 개념적으로 해석되는 매체가 아닌, 본능적이며 직접적인 감각이 격렬한 소통을 하는 도구라는 자신의 고백을 믿는다면 ,그의 작품들은 더욱 가슴 속에 오래 남아 우리들 마음을 촉촉하게 흔들 것이다.
김종근 (미술평론가)